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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서윤 Oct 22. 2016

99일간의 기록
로그디노 진짜 이야기 6

로그디노 : 디지털 노마드 in 서울 



로그디노 : 디지털 노마드 in 서울 

돌이켜 생각해보면, 사람들이 갑자기 몰리기 시작한 건 정말 한 순간이었다. 수시로 텀블벅 프로젝트 페이지를 들여다보면서 참가자 현황을 확인했다. 하지만, 참가자가 더 이상 늘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지인 장사도 이미 끝났다고 생각했던 시점에, 애나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목표금액을 넘겼다는 것이었다. 그 뜻은 우리가 30 명을 채웠다는 것과 동일한 의미였다. 바로 핸드폰으로 확인해보았다. 정말이었다. 우리는 목표금액 80만 원을 넘겼고, 30 명을 모집하는 데 성공했다. 우리의 첫 작은 성공이었다. 



16년 9월 27일 

아침부터 분주한 하루였다. 약속이 2개나 있던 날이었기에 일어나자마자 컴퓨터를 켜고 일을 시작했다. 케이터링 50인분을 예약했다. 디캠프에서 전달해준 케이터링 리스트에서, 가장 많이 행사를 진행했던 곳으로 선정하였다. 예약을 끝내고 난 뒤에, 참가자들에게 문자와 이메일을 보냈다. 텀블벅을 통해서 프로젝트 목표금액을 모으지 못한다고 할지라도, 행사는 할 거라는 내용의 장문의 문자였다. 계좌이체를 통해서 다시 결제를 해주셔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으니 다시 한번 양해를 구한다는 내용과 함께. (더 이상 구할 양해가 없기를 바랐지만, 매일같이 구해야 할 양해가 너무 많았다) 


텀블벅 페이지를 확인해봤다. 역시나 참가자가 미동도 없었다. 마감 3일 전이었다. 약속 장소로 이동하기 위해서 집을 나왔는데, 지하철역에 도착하자 애나에게서 전화가 왔다. 


"은지 님, 지금 텀블벅 확인해보세요. 목표금액이 넘었을 거예요. 제 주변 지인분들이 방금 신청해 주셨다고 했거든요." 


불과 몇 분 전에 텀블벅 화면을 확인했을 때만 해도 미동도 없었던 금액과 후원자수가 정말 애나의 말처럼 바뀌어있었다. 100%가 넘었던 것이다. 나는 바로 슬랙을 통해서 전체 팀원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페북을 통해서도 그 기쁜 마음을 공유했다. 우리의 첫 작은 성공이었다. 그리고 우리에게 또 다른 문을 열어준 날이기도 했다. 



16년 9월 30일 

텀블벅에서 참가자 모집을 해야 하는 마지막 날이 다가왔다. 하루밖에 안 남았습니다! 를 외치며 여기저기 마지막 홍보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수수료 10%를 아끼기 위한 처절한 계산이 시작됐다. 텀블벅의 경우, 목표금액만 넘으면 프로젝트 성공으로, 프로젝트 마감 후에 결제가 이루어진다. 그리고 다음 날 바로 모금액을 받을 수 있는데, 플랫폼과 결제 수수료를 합치면 전체 금액의 10% 는 모금액에서 빠진다. 컨퍼런스 티켓 가격은 25,000원이지만, 실제적으로 우리가 받는 돈은 22,500 원인 것이다. 9월 30일의 나는 수수료 2,500원을 아끼기 위해 지인들에게 계좌이체를 통한 결제를 유도했다. 80만 원이 무너지지 않는 선에서, 이 작업이 진행됐다. 4 명만 아껴도, 1만 원을 아끼는 것이었다. 


마지막 날 참가자는 더 늘어났다. 그리고 112%를 달성하고 프로젝트는 마감되었다. 우리는 다 같이 컴퓨터 앞에서 박수를 쳤고, 약 40 명의 참가자가 우리 행사에 참가신청을 해주었다. 



16년 10월 1일 

텀블벅을 통한 마감이 끝나고, 우리는 계좌이체를 통한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이미 목표인원은 30 명에서 50 명으로 상향 조정되었다. 우리는 한결 마음이 놓였다. 7월부터 9월까지 모든 마음고생을 다하고 나니, 이미 정신이 탈탈 털린 상태였다. 참가자가 많으면 좋겠지만 지금도 괜찮아, 라는 마음가짐이 우리를 조금 자유롭게 했다. 10월 1일의 우리는 행사 준비를 위해 체크해야 하는 것들을 하나씩 검토하기 시작했다. 행사가 이제 2주 앞으로 다가온 것이다. 



16년 10월 3일 

로그디노 행사에서는 주최 측 4명과 스템 4명이 현장에 있었다. 김효정, 오명석, 황지선, 박서연. 스텝 공지를 대대적으로 하지는 않았다. 참가인원이 적었기 때문에, 스텝을 뽑는 것 자체가 부담이었다. 그런데, 정말 우리끼리 정신없던 그 와중에 스텝을 하겠다고 자청한 사람들이 나타난 것이다. 그렇게 4명의 스텝이 정말 하늘에서 떨어졌는데, 인사를 하기 위해 모두 컴퓨터에서 행아웃을 켜고 각 지역에서 접속을 했다. 


당시 오명석 님은 오사카 여행 중이었는데, 오사카에서 행아웃을 어렵게 접속했던 기억이 있다. 김효정 님과 황지선 님은 마이크가 되지 않아, 채팅으로 아주 간단하게 인사를 나누었다. 접속하는 데 10분이 소요됐고, 어색하게 인사를 나누는 데 15분 정도가 소요됐다. 그래도 모르는 사람들과의 첫 대면을 위해, 앞머리를 내리고 컴퓨터 앞에 앉았는데, 애나도 나처럼 머리를 부랴부랴 만지고 컴퓨터 앞에 앉았다고 했다. 사실 별말 없이 우리는 인사만 간단하게 나누고 헤어졌다. 그저 조금 웃겼고, 민망했고, 고마웠고, 그런 날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약 2주 뒤에 우리는 현장에서 만났다. 그러니까 우리는 어떠한 기준을 가지고서 스텝들을 뽑은 것도 아니었고, 그저 하늘에서 뚝 떨어진 스텝 4명과 행사를 진행했는데, 도대체 어디서 이렇게 일 잘하고 센스 있는 사람들이 나타났는지 모르겠다는 것이 두고두고 우리 사이에서 회자되었다. 



>>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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