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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서윤 Oct 30. 2016

카페는 커피를 만드는 곳,
그 이상이라고 생각해요

Hand Kraft Cafe



치앙마이 카페 스토리는 여행 가이드북이 아닙니다. 치앙마이 카페에서 만난 사람들의 성장 스토리입니다. 카페는 사라질 수 있습니다. 치앙마이에는 이미 수많은 카페들이 생겨나고 사라집니다. 하지만 이야기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이야기는 사람과 함께 성장하죠. 여러분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 이제 시작합니다. by. 더심플북스


* 텀블벅 : https://www.tumblbug.com/cmcafe

* 스토리펀딩  https://goo.gl/wI449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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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HAND KRAFT CAFE 

페이스북 : https://www.facebook.com/Hand-Kraft-Caf%C3%A9-1014370501920599/?fref=ts

주소 (태국어) : 84 หมู่ 10 ต.สันกำแพง อ.สันกำแพง จ.เชียงใหม่ 50130

주소 (영어) : 84 Moo 10 T.Sankamphang  , A.Sankamphang, Chiang Mai 50130


인터뷰 with

쑤파껀 램 (ศุภกร แลม Supakorn Lam) / 닉네임 : 롱 (หล่ง Loung)




저는 

영화감독이 되고 싶었어요


카페를 오픈하기 전에는 어떤 일을 했는지 들려주세요. 

2-3년 전에 대중매체학을 공부하고 드라마 촬영팀과 일을 했었어요. 한동안 방콕에서 일을 하다가 고향인 치앙마이로 돌아왔죠. 


대중매체학을 공부한 이유가 있나요? 

12살 때, 저는 영화감독이 되고 싶었어요. 그때는 사실 영화감독이 무슨 일을 하는지 잘 몰랐어요. 단지 팬찬 (แฟนฉัน My Girl)이란 영화를 보고 재미있다고 생각했고, 영화감독이 정말 멋있는 직업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대중매체학을 공부했고, 드라마 촬영팀과 일을 하기 시작했어요. 그 일은 재미있었지만, 새로운 것을 만날 때마다 계속해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일이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그 일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어요. 대부분 자동차에서 촬영을 위해 대기해야 했고, 촬영팀 외에 다른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어려웠죠. 시간 약속을 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어요. 밤 12시에 자서 새벽 4시에 일을 하기도 하고... 


방콕에서 일을 그만두고, 치앙마이에 돌아와서 바로 카페를 시작했나요? 

아니요, 치앙마이에 돌아와서 한 아파트의 마케팅부에서 일을 시작했어요. 하지만 그 일은 제가 오랫동안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고, 결국 그만뒀어요. 그렇게 일을 그만두고 나서 매일같이 카페에 갔어요. 당시에 치앙마이에는 카페가 점점 많아지기 시작했고, 저는 이곳저곳 친구들이 추천하는 곳이 있으면 찾아다녔어요. 사실 저는 커피를 잘 마시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한 번 커피를 마셔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카페들을 돌아다니면서 커피 맛을 보기 시작했죠. 


저는 카페 분위기를 참 좋아해요. 어느 날은 카찌(ขจี Khagee)라는 카페에 가게 되었는데, 카페의 첫인상은 그저 평범했어요. 그런데 두 번째 가게 되었을 때, 카페 분위기와 느낌이 저와 잘 맞는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자주 찾아가게 됐고, 카페 주인과도 알게 되었어요. 제 생각에 카페라는 곳은 모르는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같은 주제에 대한 관점을 교환하는 곳이라고 생각돼요. 그렇게 카페를 찾아다닌 후에야 커피를 좋아하게 되었고 커피에 대한 다양한 정보도 찾아보게 되었어요. 




카페를 찾아다니던 Hipster

카페를 오픈하다 


그렇게 카페를 찾아다니다가 카페를 오픈할 생각까지 하게 된 건가요? 

처음부터 카페를 오픈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어요. 그때는 카페에 놀러 가는 걸 좋아한 Hipster일 뿐이었거든요. 카페 분위기를 즐기러 다니는 사람 중에 하나였죠. 카페에서 책을 읽으면서 개인 시간을 많이 가졌어요. 


태국에서 Hipster란 자유롭고, 개인의 스타일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뜻한다. 그들은 예술활동, 웰빙, 그리고 최신 트렌드를 좋아한다. 


그런데 어느 날 장인어른이 인쇄소 앞에 카페를 오픈하고 싶지 않냐고 물어보셨어요. 그렇게 우연히 기회가 찾아왔고, 카페를 오픈하게 되었어요. 당시에는 커피를 만드는 능력이 없었기 때문에,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어요. 제 스스로도 많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꾸준히 연구했죠. 그렇게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고, 지금은 어느 정도 기본은 갖추었지만 아직 멀었어요. 



아무래도 바리스타가 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했을 거 같은데, 커피를 만들기 위해서 어떤 공부를 했어요? 

베이직 바리스타 과정을 공부했어요. 커피 머신을 구매해서 공부를 했죠. 스스로 만들면서 많이 익숙해졌지만, 아직 많이 부족해요. 


제가 아는 동생도 카페를 하고 있어요. 그는 아직 경험도 없고, 커피를 만든 지는 이제 겨우 1개월밖에 되지 않았죠. 그런데 바리스타 대회에 참가하는 거예요. 나중에 대회에 나가서 경쟁을 하는 동안 많이 떨었다고 이야기를 해주었어요. 그런 이야기를 듣고 보니, 저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어요. 저도 커피를 처음 만들었을 때, 손님이 오면 많이 떨었거든요. 그 동생의 용기를 본 후에 저에게는 많은 동기부여가 되었어요. 그 후로 저는 커피 만드는 것을 더 많이 연습하고, 어떤 일을 할 때에 추진력도 생겼어요. 




카페는 커피를 만드는 곳

그 이상이라고 생각해요


HAND KRAFT는 어떤 뜻이 담겨 있나요?  

카페 이름은 그 이름 자체로 수제품이라는 뜻이에요. 저는 커피가 수제품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대신에 KRAFT에 C가 아닌 K를 사용했는데, 카페가 바로 인쇄소 앞에 있어서에요. KRAFT는 갈색 종이의 한 종류를 뜻하거든요. 그 이름 자체로 카페의 위치 또한 말해주고 있어요. 


수제품이라는 뜻의 HAND KRAFT CAFE만이 가지고 있는 특징은 무엇인가요? 

저희 카페 안에 있는 모든 것들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이 길에는 수많은 카페들이 있어요. 저희 카페는 작지만, 손님들이 수많은 카페들 중에서 저희 카페를 선택해서 들어오죠. 카페는 커피를 만드는 곳, 그 이상이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태국 사람들은 아이스커피를 좋아해요. 만약 아이스커피를 한 잔 마시고 싶다면 저희 카페보다 더 저렴한 곳으로 갈 수 있을 거예요. 하지만, 손님들은 저희 카페를 선택해요. 커피가 아니라, 카페의 분위기, 틀어주는 음악, 느낌, 이런 것들을 선택한다고 생각해요. 


저희 카페에 찾아오는 손님들은 대부분 단골손님이에요. 그래서 저는 손님마다 어떤 커피를 좋아하는지, 어떤 취향을 가지고 있는지 기억해둬요. 사실 저희 커피 메뉴를 보면 다른 카페와 별반 차이가 없다는 걸 아실 거예요. 또 특별하게 저희 카페에서만 판매되는 메뉴도 없어요. 하지만, 분위기. 바로 저희 카페의 분위기를 좋아해서 찾아와요. 


이야기를 듣다 보니 '카페 분위기'에 대해서 정말 많은 강조를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카페를 하면서 얻게 된 경험들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해주실래요? 

카페를 하면서 다양한 손님들을 많이 만나게 되었어요. 그중에서 친구가 된 손님도 있죠. 새로운 친구가 많아졌어요. 



주로 사람들이 커피를 많이 마시는 시간은 언제인가요? 

평일이라면 아침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주말에는 하루 종일 단골이 아닌 일반 손님들이 찾아와요. 시내에 놀러 갔다가 들르는 거죠. 


손님들이 많이 찾는 메뉴는 어떤 거예요? 

손님들이 많이 찾는 메뉴는 아이스 에스프레소가 있어요. 그 외에 코코아.


일반적으로 에스프레소 커피는 뜨겁게 마시지만 태국에서는 아이스 에스프레소가 있다. 아이스 카푸치노와 비슷하지만, 우유 거품이 없고 커피를 한 샷 더 추가한다. 


커피 농장에 가거나 커피와 관련된 다른 활동들에도 참여하나요? 

커피 농장에 가본 적은 없어요. 하지만 작은 Coffee Roastery에 가본 적은 있어요. 왕실을 위해 커피 원두를 로스팅하는 곳이었어요. 로스팅하는 과정을 보니 정말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몇 년 전에 빠까꺼여(ปะกาเกอะญอ Pga K’nyau)란 카렌족 마을에 방문한 적이 있었어요. 그때, 커피 원두가 과일 체리와 비슷하다는 것을 알게 됐죠. 맛이 쓴 커피가 어떻게 체리와 비슷할 수 있는지 조금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있어요. 게다가 맛을 보니 달콤하기까지 해서 정말 신기했죠. 


저희는 커피를 만드는 과정 중에서 마지막 단계에 있어요. 음... 종착역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네요. 손님에게 커피를 만들어주니까요. 그런데 좋은 커피 원두를 원한다면 커피 농장도, Roastery도 잘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소비자가 커피 한 잔을 마시기까지 정말 많은 과정들을 거치거든요. 커피에 대해서 계속 배우면서 만들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카페가 있다면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치앙마이에서는 Khagee란 카페는 한 번 가볼만해요. 카페 분위기는 저희와 비슷하지만, 가지고 있는 이야기는 다를 거예요. 방콕에 있을 때는 Kaizen 이란 카페를 좋아했어요. 거기는 원래 있는 메뉴뿐만 아니라, 새로운 형태의 커피를 소개해주곤 했어요. 새롭게 선보이는 메뉴들을 보면 모던하고, 트렌디했어요. 




아침에 일어나서 서로 웃어줄 수 있는 것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사랑


아내인 View(วิว)와 같이 카페를 운영하고 계신데요, 조금은 어려울 수 있는 질문을 하나 던지려고 해요. 

Loung에게 사랑이란 무엇인지 듣고 싶어요. 

저에게 사랑은 아침에 일어나서 서로 웃어줄 수 있는 거예요. 저하고 아내는 공부했을 때부터 사귀었고, 벌써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어요. 언젠가 제 친구도 저에게 사랑이 무엇이냐고 물어본 적이 있었는데, 저는 일어나서 아내를 보고 웃을 수 있으면 그 자체가 행복이다,라고 대답했죠. 그것은 모든 것을 적극적으로 할 수 있게 되는 힘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아내와 같이 일을 하는데 우리가 직접 하지 않으면 사업이 잘 굴러가지 않아요. 일단 우리는 카페를 시작했고, 시작했으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잘하지 못할 때도 있고, 실패를 경험할 때도 있지만 열심히 해보려고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 듣고, 인터뷰를 마칠게요. 

핸드메이드 책을 만들고 싶어요. 저는 독서를 좋아하는데, 카페를 찾는 손님들이 제가 직접 만든 책을 읽을 수 있다면 좋겠어요. 




걸어왔던 길이 잠시 나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더라도

우리에게는 다시 걸어갈 길이 있다 


그에게는 영화감독이 되고 싶다는 꿈이 있었다. 하지만, 영화감독이 되기 위한 여정은 그리 녹록지 않았다. 그렇게 드라마 촬영팀에서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 다시 아파트 마케팅부에서 일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 역시 쉽지 않았다. 그렇게 그는 자기만의 시간을 가지며 카페를 찾아다녔다. 그는 커피보다도 카페 분위기에 더 매료되었다. 그래서인지 자신의 카페를 오픈하게 되었을 때도, 그는 카페 분위기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의 예상대로 사람들은 그의 카페 분위기에 반했고, 하나 둘 카페를 찾기 시작했다. 


때때로 우리는 무언가를 하기 위해 달렸던 시간보다, 갑자기 찾아온 기회에 인생이 바뀌기도 한다. 그렇게 바뀐 인생은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길로 안내해주기도 한다. 어왔던 길이 잠시 나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고 하더라도 우리에게는 다시 걸어갈 길이 있다. 그는 아직 바리스타로서 아직은 많이 부족하다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그는 커피에 대해서 계속해서 배우고 있다고 말한다. 그에게 펼쳐진 새로운 길 역시 쉬워만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는 행복해 보인다.


그가 생각하는 사랑의 정의는 아주 명확했다. 사랑하는 아내 View와 매일 아침 웃으며 일어나는 것. 그것이 그에게는 사랑이자 곧 행복이었다. 그러고 보면 랑이라는 것, 그리고 행복이라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사유할 수 있고 정의 내릴 수 있는 고유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다시 그의 카페를 찾았을 때, 그의 바람처럼 카페를 찾는 손님들이 그가 직접 만든 책을 읽고 있었으면 좋겠다. 




제작 : 더심플북스

글 & 기획 & 편집 : 문은지

인터뷰 & 사진 : Pornthep Chitphong

번역 : Phatthira Jittkasame




출판사 리뷰

스무 개의 카페들을 인터뷰했고, 지금은 그들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편집하며 그들이 살아온 시간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카페에서 일하는 그들의 삶은 언뜻 단조로워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정해진 시간에 문을 열고, 문을 닫고, 손님들을 맞이하는 그런 삶. 하지만 그들은 각자가 걸어온 시간만큼 성장했고, 저는 그들의 성장 스토리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그들의 이야기에는 여러분과 나누고 싶은 메시지가 있습니다. 우리가 바쁜 일상에 치여 놓치고 살아가는 관계의 연결, 지속성의 힘, 커뮤니티, 꿈 그리고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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