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1254372 CAFE
치앙마이 카페 스토리는 여행 가이드북이 아닙니다. 치앙마이 카페에서 만난 사람들의 성장 스토리입니다. 카페는 사라질 수 있습니다. 치앙마이에는 이미 수많은 카페들이 생겨나고 사라집니다. 하지만 이야기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이야기는 사람과 함께 성장하죠. 여러분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 이제 시작합니다. by. 더심플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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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SS1254372 CAFE
페이스북 : www.facebook.com/ss1254372cafe
주소 (태국어) : 22/1 ซอยนิมมานเหมินทร์ 17 ต.สุเทพ อ.เมือง จ.เชียงใหม่ 50200
주소 (영어) : 22/1 Nimmanhemin Lane 17, T.Suthep, A. Muang, Chiang Mai 50200
인터뷰 with
단위몬 칸쑤탐 (ธารวิมล ขันสุธรรม Thanwimol Khunsuthum) / 닉네임 : 캐리 (แครี Clairy)
Clairy는 어렸을 때부터 예술 없는 인생은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이야기한다. 그래서인지 그녀가 접시에 담아내는 음식마저도 예술에 가깝다. 내가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 그녀는 그녀의 연인과 함께 카페 뒤편에 있는 Gallery Seescape에 앉아 있었다.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그들의 시간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지만, 나의 등장만으로도 이미 그들을 방해한 것이 아닌가 싶어 조심스러웠다. 님만해민 거리에 노을이 내려앉고 있었다. 그녀는 내게 아직 전시가 준비되지 않았지만 보고 싶다면 잠시 둘러봐도 좋다고 이야기를 해주었다. 나는 고맙다는 말과 함께 아직 준비되지 않은 전시를 보았다. 그리고 우리는 인터뷰를 통해 다시 만나게 되었다.
카페 이름이 특이해요. 숫자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나요?
우선, 앞에 SS는 Seescape Spaceship에서 따왔어요. 그리고 1254372는 카페의 길이를 의미해요. 저희 카페의 길이가 12.54372미터거든요. 보시는 것처럼 저희 카페는 우주선 모양으로 만들어졌어요. 예술의 우주 공간으로 음식을 보내는 우주선이라는 의미가 담겨있죠. Torlarp Larpjaroensook(ต่อลาภ ลาภเจริญสุข)의 Send mom to the moon이라는 미술 프로젝트를 보고 영감을 얻었어요.
Torlarp Larpjaroensook(ต่อลาภ ลาภเจริญสุข)은 Gallery Seescape의 설립자이자 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카페를 오픈하기 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어요? 음식 솜씨를 보면 외식업계에서 일을 하신 것 같은데요.
네, 맞아요. 저는 식당에서 일을 하기도 했고, 호텔 매니저 생활도 했어요. 어떻게 보면, 그런 경험 덕분에 제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처음에 공부하면서 배울 때, 주방에서만 있었어요. 그때는 주방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만 배웠죠. 그러다가 식당에서 일을 했을 때는 제가 알지 못했던 다른 면에 대해서도 볼 수 있게 되었어요. 나중에 호텔 매니저로 일을 할 때는, 모든 일을 처리할 수 있게 되었고, 경영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었어요. 그때 저는 비로소 제 사업을 시작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음식은 태국에서만 배우셨나요?
저는 호주 브리즈번에서 요리를 공부했어요. 태국에서 공부했을 때는, 요리 잡지를 만드는 곳에서 인턴생활을 한 적이 있어요. 음식을 공부하기도 하고, 관련된 분야에서도 일을 하면서 저는 저만의 가게를 갖고 싶다는 꿈을 키웠어요.
호주에 있었을 때 좋아했던 카페가 있었나요?
하나의 카페라기보다, 저는 호주 멜버른에서 사람들이 이른 아침부터 카페에서 아침 식사를 하는 분위기가 너무 좋았어요. 태국에 돌아와서 제 카페를 시작했을 때, 저는 그런 분위기를 가지고 오고 싶었어요.
SS1254372 CAFE에서 팔고 있는 음식들은 모두 신선하고 예뻐요. 모두 직접 개발하신 건가요?
저희 카페에서 판매하고 있는 메뉴는 모두 제가 개발했어요. 저는 인스타그램을 자주 이용하는데, 그곳에서 좋아하는 사람이나 가게들을 팔로우하면서 아이디어를 수집해요. 하지만, 그 사람의 아이디어를 그대로 사용하기보다는 응용하는 편이에요. 예를 들어, 오리지널 레시피에 감을 사용해서 만들었다면, 저는 감을 대신해서 저희 지역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바꿔서 사용해요. 저희 지역에서는 감을 찾기가 어렵거든요. 어떤 경우에는 오리지널 레시피에서 빨간색을 표현하기 위해 딸기를 사용하는데, 저는 포도의 빨간색을 사용해서 만들기도 해요. 그다음에는 플레이팅이 정말 중요해요.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제가 사용한 재료로 만든 음식이 조화롭게 어울리지 않는 경우도 있어요. 그럴 때는 다시 어떤 재료로 대체하면 좋을지를 계속 연구하면서 개발하고 있어요.
손님들이 가장 많이 찾는 메뉴는 어떤 건가요?
SS Benedic이라는 메뉴예요. 이 메뉴의 주인공은 홀랜다이즈 소스를 만드는 싱싱한 계란이라고 할 수 있어요. 먼저 계란 노른자를 걸쭉할 때까지 저어서 버터와 레몬을 넣어요. 그다음에는 소금과 후추로 간을 맞추죠. 통밀빵과 구운 야채를 같이 서빙하고 있어요.
이야기를 듣다 보니, 음식에 대한 이해라던가 관심이 정말 높다는 걸 알 수 있어요.
Clairy에게 음식은 무엇인가요?
저에게 음식은 먹었을 때 건강에 좋은 모든 것들이라고 할 수 있어요. 물론, 건강에 좋을 뿐만 아니라 눈으로 보았을 때도 아름다워야 하고요. 그중에서 제일 우선시 되어야 하는 건 아무래도 재료가 싱싱해야 하고, 요리를 완성했을 때, 재료 본연의 맛을 구현해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음식을 만들 때, 재료 본연의 맛을 강조하기 위해 양념을 많이 하지 않아요. 예를 들어, 스무디 메뉴에 들어가는 재료 중에 단 맛을 내는 재료가 있다면, 저는 설탕을 더 이상 추가하지 않아요.
커피에 대한 이야기도 듣고 싶어요. 커피에 대해서는 따로 공부를 한 적이 있나요?
외국에서 일을 했을 때, 카페에서 일한 경험이 있어요. 요리에 대해서 공부할 때 바리스타 과정도 함께 밟았어요. 하지만, 깊이 있게 공부하지는 못했어요. 커피 원두의 출처가 어딘지, 그리고 에스프레소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것을 사용해야 하는지 정도만 알고 있어요.
자신만의 카페를 갖게 된 후에 얻은 경험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주시겠어요? 어려운 점도 있었을 거 같아요.
카페를 오픈하고 어려웠던 점은, 뭐든지 스스로 다 결정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제가 직원으로 일을 할 때에는 사장님에게 물어보면 됐지만, 지금은 제 스스로 결정해야 하고, 직원도 직접 뽑고 관리해야 해요. 말 그대로 처음부터 끝까지 제가 다 해야 하는 상황이 된 거죠. 직원이 없을 때는 제가 나와서 대신 일을 하기도 하고, 비상 상황이 생기면 무슨 일이라도 대처할 수 있어야 하고요. 게다가 직원들에게 알려주기 위해서라도, 제가 잘 알고 있어야 해요. 제가 생각하기에 사업가의 자질은 무엇이든 다 잘 할 줄 알아야 한다는 거예요.
카페를 하면서 만나게 된 손님들은 어떤가요?
누구든 까다로운 손님은 별로 좋아하지 않을 거예요. 다행히 저에게는 저를 잘 이해해주는 손님들이 있어요. 가깝게 지내는 손님들 중에는 카페를 오픈했을 때부터 찾아와 준 분도 있고요. 그 손님들은 저를 늘 도와주세요. 어느 날은, 직원이 부족해서 음식을 전부 제가 만들어야 했는데, 단골손님 중 한 분이 10여 명의 친구들과 같이 카페에 찾아오셨어요. 혼자서 음식을 준비하다 보니, 준비 시간이 길어져서 40분이나 손님들이 기다려야 했죠. 그런데도 그들은 아무런 불평 없이 기다려주었어요. 오히려 미리 예약을 하지 않고 찾아와서 미안하다고 이야기를 해주었죠. 그런 배려 덕분에 저는 늘 감사하게 생각해요.
치앙마이에는 정말 많은 카페가 있는데요, 치앙마이 카페의 특징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치앙마이 카페들의 대부분은 주인이 스스로 모든 것들을 알아서 한다는 거예요. 음식을 만드는 것부터, 테이블 세팅, 카페 장식 등 사소한 것들도 그들이 직접 하곤 해요. 그러다 보니 각 카페들마다 유니크한 스타일을 가지고 있어요. 치앙마이 스타일의 물건들을 개조해서 사용하는 사람들도 있고요. 저는 이것이 진짜 치앙마이 카페의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반면에 손님들과 이야기를 나누지 않는 주인들도 있어요. 늘 웃어주지 않는 주인도 있고요. 일을 하면서 동시에 손님들을 챙겨야 하니, 힘이 많이 들지 않나 생각돼요. 하지만, 정말 많은 사람들이 열심히 일하고, 손님들에게 언제나 좋은 것을 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카페를 하고 있어요.
카페를 하는 것 외에 다른 활동도 하고 있는 게 있나요?
저는 아트 딜러로도 활동하고 있어요. Gallery Seescape에서 전시를 하는 예술가들을 돌보고, 예술품을 파는 Hern Shop도 경영하고 있어요. 전시회 운영은 Torlarp Larpjaroensook과 같이 하고 있고요.
치앙마이에 사는 사람들을 위한 프로젝트도 있나요?
일반적으로 저희는 로컬 아티스트로부터 만들어진 물건들을 저희 샵에서 판매하고 있어요. 그리고 저희는 치앙마이 사람들이 그들의 수공예품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수업과 워크숍 등을 통해서도 알려주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어보고 인터뷰를 마칠게요.
카페에 대한 저의 계획은, 2년 안에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는 거예요. 그곳은 예술과 식당이 있는 공간, 그러니까 카페와 아티스트들의 수공예품을 판매하고, 갤러리가 함께 공존하는 곳이었으면 좋겠어요. 모든 것들이 한 곳에 어우러져있고, 정원이 있는 그런 느낌의 공간이기를 바라고 있어요. 치앙마이에서 예술과 디자인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과 아티스트들을 위한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싶어요.
어떤 여행자는 SS1254372 CAFE에 앉아서 보는 비 내리는 풍경이 정말 좋았다고 이야기했다. 그 말을 듣고 나는, 카페의 모습이 잠수함과 닮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카페를 지나칠 때마다 나는, 바다가 떠올랐다. 하지만, 인터뷰를 하면서 카페의 디자인이 우주선을 형상화한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의 바다는 밤하늘로 바뀌었다. 그곳에는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고,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고 있다. 그곳에 Clairy는 가장 싱싱한 재료들로 만든 음식들을 준비하고 그들과 함께 웃으며 식사를 한다.
치앙마이를 여행하면서 나는, '여기에서는 길을 잃어도 좋겠구나'라고 생각한 적이 많았다. 길을 걷다가 만나는 모든 것들이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마음에 드는 곳에는 문을 살짝 밀고 들어가 잠시 구경을 하거나, 태국어로 써져있어 읽지도 못하는 책들을 한참 동안이나 들여다봤다. 그리고 나와서 다시 걸었다. 그렇게 걷다 보면 카페들을 만났다. 아주 많은 카페들이 줄지어있었고, 그 날의 기분에 따라 카페를 골랐다. 카페 안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을 구경하거나, 사람들이 나를 구경하거나, 더위에 지쳐 잠을 자고 있는 강아지를 구경하기도 했다. 카페가 많지만, 그들은 모두 다르다. 나는 아무래도 그 '다름'이 좋았던 거 같다.
준비되지 않은 전시를 보고 온 그 날 역시, 나는 한참 동안 님만해민을 걸었던 기억이 난다. Clairy를 처음 만났던 그 날, 나는 그녀가 누구인지 몰랐다. 그저 지나가는 여행객에게도 친절을 베푸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나중에 그녀가 SS1254372 CAFE의 주인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묘하게 기분이 좋았다. 그러니까 그녀라면, 그녀가 만드는 음식이라면, 분명 손님을 생각하는 마음이 가득 들어있을 거라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그녀의 카페는 혼자 가기보다 누군가와 함께 가고 싶다.
제작 : 더심플북스
글 & 기획 & 편집 : 문은지
인터뷰 & 사진 : Pornthep Chitphong
번역 : Phatthira Jittkasame
출판사 리뷰
스무 개의 카페들을 인터뷰했고, 지금은 그들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편집하며 그들이 살아온 시간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카페에서 일하는 그들의 삶은 언뜻 단조로워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정해진 시간에 문을 열고, 문을 닫고, 손님들을 맞이하는 그런 삶. 하지만 그들은 각자가 걸어온 시간만큼 성장했고, 저는 그들의 성장 스토리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그들의 이야기에는 여러분과 나누고 싶은 메시지가 있습니다. 우리가 바쁜 일상에 치여 놓치고 살아가는 관계의 연결, 지속성의 힘, 커뮤니티, 꿈 그리고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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