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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서윤 Dec 12. 2016

붙들고 있던 시간을 놓아버리고
싶은 사람에게

PAPER SPOON



치앙마이 카페 스토리는 여행 가이드북이 아닙니다. 치앙마이 카페에서 만난 사람들의 성장 스토리입니다. 카페는 사라질 수 있습니다. 치앙마이에는 이미 수많은 카페들이 생겨나고 사라집니다. 하지만 이야기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이야기는 사람과 함께 성장하죠. 여러분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 이제 시작합니다. by. 더심플북스


* 텀블벅 : https://www.tumblbug.com/cmcafe

* 스토리펀딩  https://goo.gl/wI449M

* 치앙마이 카페 스토리 홈페이지 : http://www.cmcafestory.com

* 치앙마이 카페 스토리 페이스북 : https://www.facebook.com/cmcafe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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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PAPER SPOON

페이스북 : www.facebook.com/pages/Paper-Spoon-Coffee-Shop/132855196787701

주소 (태국어) : 34/14 หมู่ 10 ซอยวัดอุโมงค์ ต.สุเทพ อ.เมือง จ.เชียงใหม่ 50200

주소 (영어) : 36/14 Moo 10 Soi Wat-Umong , T.Suthep, A.Muang Chiang Mai 50200



인터뷰 with

아티따야 쁘렘쁘랏 (อาทิตยา เปรมปราชญ์ Atitaya Premprach) / 닉네임 : 뺌 (แป้ม Pam)




붙들고 있던 시간을 

놓아버리고 싶은 곳


PAPER SPOON에 찾아갔을 때, 나는 그곳에서 딱히 무언가를 하기보다는 그저 내 앞에 펼쳐진 풍경을 바라보았다. 움켜쥐고 있던 시간이 어느새 연기처럼 사라진 그 공간에서 그들은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듯한 아기를 바라보며 서로 웃었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숲 속에 잠시 들어와 있는 기분이 들었다. 그들은 나를 위해 선풍기 머리를 내쪽으로 돌려주었고, 나는 잠시 그곳에서 천천히 머물렀다. 무엇을 하지 않고 시간을 보내는 게 참으로 오랜만인 하루였다. 여행을 와서도 늘 무언가에 쫓기듯 바쁘게 살아가던 내가 잠시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로 시간을 보냈던 하루. 붙들고 있던 시간을 놓아버리고 싶은 사람이 들르면 좋은 곳, PAPER SPOON.


PAPER SPOON을 오픈하기 전에 어떤 일을 하셨는지 이야기해주시겠어요? 

저의 고향은 남부에 있는 나콘씨탐마랏(นครศรีธรรมราช Nakhonsithammarat)이라는 곳이에요. 공부를 하기 위해서 방콕으로 넘어왔고, 졸업한 후에는 가수이자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쑤 분리앙(Su Boonliang ศุบุญเลี้ยง)씨와 같이 극단에서 일을 시작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쑤 분리앙 씨가 방콕에서 임운(อิ่มอุ่น Im Aoon)이라는 가게를 오픈했고, 저는 그곳에서 매니저로 일을 했어요. 


그럼 치앙마이에는 언제 오신 거예요? 

2004년 말에 치앙마이로 이사를 왔어요. 임운에서 1년 동안 일을 하다가 결혼을 하게 되어 치앙마이로 오게 되었어요. 


치앙마이에 와서 바로 PAPER SPOON을 오픈하셨나요? 

사실은 치앙마이에 와서 바로 카페를 오픈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우선은 치앙마이에 적응하기 위해서 주변을 둘러보자고 생각했죠. 치앙마이에서 적응하는 시간을 보내면서 친구 가게에 많지는 않았지만 빵을 만들어서 보내주는 일을 했었어요. 그렇게 6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마침내 2010년도에 남편에게 카페를 오픈하고 싶다고 이야기를 꺼냈어요. 그 후에는 본격적으로 카페를 시작하기 위해서 임대공간을 알아보기 시작했고, 컴무니스타(คอมมูนิสต้า Communista)를 운영하고 있는 꿍(กุ้ง Koong)언니와 같이 공간을 알아보기 위해서 돌아다녔어요. 그런데 제가 원하는 공간은 빈 공간이 하나도 없었어요. 저는 사람이 많지 않고, 시끄럽지 않은 곳을 원했거든요. 


그런데 어느 날, 꿍언니가 자기 집 주변으로 주차장을 지을 생각이라고 이야기를 꺼냈어요. 그때 저는 꿍언니에게 그 공간을 카페로 만들면 안 되겠냐고 물었죠. 다행히 꿍언니가 제 의견에 동의해주었고, 그 공간에 카페를 짓기 시작했어요. 카페를 짓는 동안 2층에 올라가서 주변의 풍경과 아름다운 분위기를 보곤 했는데, 그때 꿍언니가 2층도 카페로 만들면 어떻겠냐고 의견을 주었어요. 그래서 우리는 2층도 카페로 만들어놓았어요. 


카페를 시작했을 때, 저희는 특별한 스타일을 갖고 있지 않았어요. 그냥 제가 좋아하는 대로 시작했는데, 저와 같은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스스로 찾아올 거라고 믿었어요. 카페를 지을 때 꿍언니는 출입문을 어디에다가 새로 달으면 좋을지 저에게 물었어요. 손님들이 카페가 잘 보이지 않아서 찾아오지 않으면 어쩌냐고 걱정이 많았거든요. 하지만 저는 원래 있는 문도 좋으니 그냥 그대로 두자고 이야기했어요. 


2010년 10월 10일 드디어 카페가 오픈했을 때, 친구들은 좋은 날에 오픈했다고 놀렸어요. 하지만 사실 그 날은 아버지 생신이라서 맞춰서 오픈을 했던 것뿐이에요. 특별히 의도한 건 아니었죠. 



카페를 오픈하고 나서 천천히 알아가자고 생각했어요. 처음에는 여러 가지 빵을 만들기도 했어요. 브라우니도 있고, 파이도 있었죠. 하지만 계속하다 보니 스트레스가 쌓였어요. 그런 저를 보면서 남편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 말고 빵의 종류를 줄여보라고 조언해주었어요. 그래서 결국 스콘 하나만 만들기로 했어요. 많은 손님들이 스콘을 좋아했거든요. 잼은 홈메이드식으로 딸기잼과 패션후르츠잼, 이렇게 두 가지를 준비했어요. 그런데 나중에는 스콘과 잼을 주문하는 손님이 많아져서 그것이 저희 카페의 특성이 되어버렸어요. 




자신과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것

그것이 제가 카페를 하면서 배운 경험이에요


그런데 왜 카페 이름을 PAPER SPOON이라고 지으셨어요? 

카페를 오픈하기 전에 어떤 이름이 좋을지 고민이 많았어요. 저는 페이퍼 워크를 좋아하고 종이로 만든 것을 좋아하는데, Paper와 Spoon을 연결하면 간식을 판다는 뜻이 돼요. 하지만 사실 저희 카페는 간식은 많지 않아요. 대신 엽서 등 종이로 만든 것들이 많죠. 사실 PAPER SPOON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재밌다고 생각했어요. 어렸을 때 가지고 놀던 종이인형이 떠오르기도 했고, 그 느낌이 좋았어요. 


커피는 누구에게 배우셨어요? 

지금은 문을 닫았지만, 저는 Queen of Cup이라는 카페의 단골손님이었어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그곳의 바리스타를 알게 되었죠. 사실 우리는 친한 사이가 아니었지만, 서로에게 전달되는 우정을 느낄 수 있었어요. 저는 카페를 오픈하기 한 달 전에 그에게 연락해서 커피 머신을 추천해달라고 부탁했어요. 그리고는 그가 커피를 만드는 법까지도 알려주었죠.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카페를 운영하는 일이 쉽지는 않았을 거 같아요. 카페를 운영하면서 있었던 일들에 대해서 이야기해주시겠어요? 

첫 6개월 동안 배운 것들이 정말 많았어요. 카페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됐죠. 사실 저는 시끄러운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시끄러운 사람들이 카페에 찾아올 때면, 저는 마치 사람들이 저를 테스트하러 온 것 같다는 느낌마저 들어요. 저희는 손님들을 선택할 수는 없잖아요. 어쩔 때는 외부 음식을 가지고 와서 저희에게 숟가락과 포크를 달라고 하는 분들도 있고, 시끄럽게 이야기를 하는 분들도 있고, 물건을 흐트러트리고 가시는 분도 있어요. 저는 그런 행동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그것이 바로 저에게는 스트레스가 되었어요. 그런 과정들을 겪다가 저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생각을 많이 했어요. 



결론은 문제들을 잘 관리하면 되는 것 같아요. 손님들을 말릴 수는 없으니까, 저는 손님들에게 부탁을 하는 편이에요. 예를 들어, 저희 카페에는 wifi가 없거든요. 저는 손님들이 저희 카페에 찾아와서 서로가 같이 시간을 나누고 이야기를 나누면 좋겠어요. 하지만 손님들을 통제할 수는 없죠. 손님들이 음료수를 주문한 후에 wifi 비밀번호를 알려달라고 하면, 저는 다른 카페를 추천해줘요. 그가 주문한 음식은 취소해주고요. 손님들과 잘 이야기를 나누면 그들도 우리를 이해할 수 있고, 다른 카페에 가지 않고 저희 카페에 머물게 만드는 거 같아요. 제 자신과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것, 그것이 제가 카페를 하면서 얻은 경험이자 교훈이에요. 




저희가 좋아하는 것들을 소개해요

그리고 손님들은 저와 같은 좋아하는 분들이에요


카페를 오랫동안 운영하시다 보니 기억에 남는 손님들도 있을 거 같아요. 

저희 카페를 자주 찾아와 주시던 서양인 한 분이 계셨어요. 그분은 저희 카페에서 영감을 받아서 페이퍼 워크를 하기 시작했고, 책으로 만들었어요. 그가 좋아하는 건 저희 카페의 음식이나 음료는 아니었어요. 그 손님은 저희 카페에서 늘 차가운 코코아만 마셨거든요. 올 때마다 친구들을 같이 데리고 왔는데, 그가 졸업한 후에 외국으로 유학을 가게 돼서 못 오게 되었을 때, 이번에는 그의 친구들이 저희 카페에 찾아와 주었어요. 자기가 여기에 올 수 없으니, 차가운 코코아를 대신 마셔 달라면서 친구들에게 저희 카페를 추천해주었어요. 


다음에는 저도 여기에서 차가운 코코아를 한 잔 마셔봐야겠어요. 그런데 여행객들이 적은 계절에는 카페를 운영하기에 어렵지는 않으신가요? 

저는 주변에서 문을 닫는 카페들을 보면서 왜 그렇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스스로 관찰하고 분석했어요. 대부분은 임대료가 비싼 공간에서 장사를 하거나 여행객만 바라보고 카페를 오픈한 곳들이었죠. 그래서 저는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카페를 운영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저희 카페는 여행객뿐만 아니라 교수님, 대학생, 지역주민들도 계속 찾아와 주고 계세요. 


PAPER SPOON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뭔가 특별함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PAPER SPOON의 특징은 뭔가요? 

저희가 좋아하는 것들을 소개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카페 분위기. 저희 손님들은 저와 같은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서 카페를 크게 홍보하지 않아도 찾아와 주세요. 감사한 일이죠. 


치앙마이에 있는 카페 중에 소개해주실 만한 카페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Khagee와 Junjun Shop&Cafe예요. Khagee는 저희 카페와 다른 분위기를 갖고 있지만, 그가 생각하는 것(less but enough) 그리고 차분함을 좋아해요. 커피 맛은 말할 필요도 없고요. 카페에 찾아가시면, 당근 케이크와 Canele를 한 번 먹어보세요. Junjun Shop&Cafe는 커피도 맛있고, 분위기도 편안해서 좋아해요. 컵케이크는 귀엽고 재미있어 보이면서도 눈길을 끌어요. 게다가 그곳에 있는 상품들, 장식품들 그리고 손님들에게 제공하는 책들도 다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이에요. 


마지막으로 앞으로 계획에 대해서 이야기해주시겠어요? 

지금보다 더 일찍 문을 열려고 해요. 아침 식사를 판매하고 싶은데, 아직은 조금 더 고민하고 있어요. 




누군가의 이야기가 시작하기에 좋은 그 곳

PAPER SPOON


카페를 오픈하지 않았다면 어떤 일을 하고 있을 것 같냐는 질문에 Pam은 그런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는 듯, "그러게 말이에요!"라고 대답했다. 그러게 말이다. 그녀가 카페를 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지금의 PAPER SPOON을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움켜쥐었던 시간을 흘려보내기에 아주 좋은 곳. 시간이 흘러가는 것을 지켜볼 수 있는 작은 정원. 나는 그녀의 말따라, 그러게 말이다, 라는 말을 중얼거렸다. 


누군가는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것들을 만들고, 누군가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만든다. 그것은 각자의 선택일 것이다. 옳고 그름으로 이야기하기에는 그저 너무 다른 그것 사이에서, PAPER SPOON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것을 카페에 가져다 놓았다. 누군가는 그것을 걱정했지만, 그들은 분명 자신들을 좋아할 만한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고 믿었고, 그 믿음에 보답하듯 사람들은 그곳을 찾는다. 누군가는 차가운 코코아를 마시러, 누군가는 스콘을 먹으러, 누군가는 그저 그 공간에 숨어들기 위해 찾는다. 


Pam이 카페를 시작한다고 하였을 때, 그의 남편인 Tom은 누구보다도 많은 지지를 해주었고,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주었다. 누군가의 꿈은 누군가의 지지를 받아 완성되지 않을까. 사람들의 이야기는 그렇게 만들어지지 않을까. 그렇게 그 이야기는 누군가를 위해서 또 한 번 서막이 되어주지 않을까. 누군가의 이야기가 시작하기에 좋은 그곳. PAPER SPOON에서 당신을 만났으면 좋겠다. 




제작 : 더심플북스

글 & 기획 & 편집 : 문은지

인터뷰 & 사진 : Pornthep Chitphong

번역 : Phatthira Jittkasame




출판사 리뷰

스무 개의 카페들을 인터뷰했고, 지금은 그들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편집하며 그들이 살아온 시간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카페에서 일하는 그들의 삶은 언뜻 단조로워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정해진 시간에 문을 열고, 문을 닫고, 손님들을 맞이하는 그런 삶. 하지만 그들은 각자가 걸어온 시간만큼 성장했고, 저는 그들의 성장 스토리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그들의 이야기에는 여러분과 나누고 싶은 메시지가 있습니다. 우리가 바쁜 일상에 치여 놓치고 살아가는 관계의 연결, 지속성의 힘, 커뮤니티, 꿈 그리고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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