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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서윤 Dec 11. 2016

사랑을 아주 쉽게 하던 내가 있었다

- 그 어느 날이 있었다 



사랑을 아주 쉽게 하던 내가 있었다. 하루하루 사랑하는 게 자연스러워서 사랑을 배워야 할 필요가 없던 날들이었다. 누군가에게 보고 싶다고 이야기하는 것도, 누군가에게 안기는 것도, 그 모든 것들이 너무나 자연스러워서 사랑이라는 단어가 늘 내 곁에 머문다고 생각했던 그 어느 날이 있었다. 그래서 사랑이 떠난다고 이야기하였을 때, 나는 그것이 무슨 의미인지 몰랐다. 매일 나와 같이 일어나서 잠들던 사랑이 나를 떠난다고 하였을 때, 나는 그것이 무슨 의미인지 몰랐다. 늘 내 곁에 있다고 느끼던, 그렇게 알고만 있었던 사랑이 떠나고, 미처 사랑이 떠난다는 것을 준비하지 못했던 나를 마주하면서 나는 그렇게 멍하니 서있었다. 


사랑을 아주 어렵게 다시 시작하던 내가 있었다. 다시 놓치기 싫었던 감정에 어렵게 마음을 열고 새로운 사랑을 받아들이던 날들이었다. 다른 사람에게 새로운 사람이 생겼다고 이야기하는 것조차 조심스러워서 나는 너와의 연애를 숨겼다. 누군가 듣고 시샘하여 너를 데려갈까 봐 두려웠던 그런 시간들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조심스럽게 만나던 사랑이 떠난다고 하였을 때, 나는 내가 사랑을 대하는 법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했다. 사랑은 떠났고, 나만 남았다. 나는 그렇게 멍하니 서있었다. 


사랑을 하지 못하는 내가 있다. 다시 한번 누군가 내게 사랑이란 이런 거야, 라는 말을 해도 나는 그저 멍하니 서있기만 했다. 내가 믿었던 사랑이 간 그 자리에 나는 사랑을 아주 쉽게 하던 나도 보냈고, 사랑을 아주 어렵게 다시 시작했던 나도 보내버렸다. 그 빈자리에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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