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연재소설] 그녀의 식당 - 핫케이크 & 무화과 디저트 1
그녀는 아침 일찍 일어나 준비를 하고는 식당으로 향했다. 그녀는 1층을 작업실 겸 식당으로 사용하였고, 2층은 개인 공간으로 사용하였다. 총 5층짜리 건물에서 그녀는 두개의 층을 사용하고 있었고, 가끔 그녀의 이웃들도 그녀의 식당에 찾아오곤 했다. 1층과 2층은 따로 분리되어 있어서, 그녀는 늘 계단을 사용하여 1층으로 내려가곤 했다. 창문을 열고 아침 공기를 식당으로 들어오게 했다. 머리를 질끈 묶은 그녀는 시간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오전 9시. 그녀는 식탁을 닦고, 그릇과 포크를 세팅하였다. 포크 옆에 물컵을 두는 것도 잊지 않았다.
오늘 그녀가 맞이할 손님은 오전 10시에 도착하겠다는 예약 메시지를 보냈고, 그녀는 오전 10시에 어울리는 음식을 만들어주기로 했다. 그녀는 우선 무화과를 꺼내 들고, 껍질을 벗겨내기 시작했다. 탱글한 무화과는 제철을 맞이하여 그 어느 때보다 신선했다. 프라이팬에 껍질이 벗겨진 무화과를 올려놓고, 흑설탕으로 무화과를 덮었다. 중 불에 무화과를 십분 정도 졸인 후에, 조금 식혀두었다. 투명한 통을 꺼내어 식힌 무화과를 담고는, 냉동실에 넣어두었다.
곧이어, 그녀는 깊숙한 볼을 꺼내어 핫케이크 믹스를 붓고 계란을 두 개 깨뜨렸다. 반짝거리는 노른자가 핫케이크 믹스 사이에서 달처럼 떠있을 때, 하얀 우유를 넣어 휘휘 저어주었다. 그녀는 핫케이크를 구울 때마다 늘 첫 번째 핫케이크를 망치곤 했는데, 오늘도 역시나 첫 번째 핫케이크를 망쳐 버렸다. 첫 번째 핫케이크가 사라진 자리에 기름을 약간 두르고 두 번째 핫케이크를 굽기 시작했다. 반죽에 기포가 보글거리며 올라올 때, 살짝 뒤집자 노릇한 얼굴이 그녀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녀는 조금 폭신하다 싶을 만큼의 두께를 좋아했다. 폭신한 핫케이크가 여러 장 쌓이고 그녀는 접시에 담아두었다. 선물 받은 메이플 시럽을 꺼냈을 때, 오늘의 손님이 찾아왔다.
"제가 너무 일찍 왔나요?"
오늘의 손님은 구불거리는 긴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었다. 분홍 재킷을 걸치고 온 손님은 약속된 시간보다 일찍 도착한 것이 그녀에게 실례가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되는 표정이었다.
"아니요, 마침 핫케이크가 맛있게 구워졌을 때 오셨어요. 여기에 앉으세요."
"네,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거..."
분홍 재킷을 걸치고 온 손님은 손에 들고 있던 쇼핑백을 그녀에게 건넸다.
"혹시 밀크티 좋아하세요?"
"네, 그럼요. 밀크티 좋아해요. 고마워요. 핫케이크랑 같이 마실래요? 참, 핫케이크 좋아해요?"
"네, 핫케이크 좋아해요."
"잠깐만 자리에 앉아서 기다려요. 거의 다됐어요."
분홍 재킷을 입은 손님은 그제야 환하게 웃으면서, 자리에 앉았다. 자리에 앉아서 눈으로 식당을 둘러보기 시작했고, 그녀가 핫케이크와 메이플 시럽을 담는 모습도 지켜봤다. 그녀는 밀크티를 마시기 위해 우유를 주전자에 담아 데우기 시작했다. 분홍 재킷을 입은 손님의 이름은 '수아'였다. 그녀가 수아를 만난 것은 어느 모임에서였다. 하지만, 많은 모임들이 그렇듯이 오래가지 못했다. 모임은 흐지부지 되었지만, 수아는 이따금씩 그녀에게 연락하여 안부를 묻곤 하였다. 수아는 상담을 받으러 온 학생처럼 긴장한 표정을 하고 있었고, 그녀의 식당에 온 것은 처음인지라 호기심 가득한 표정도 동시에 드러났다.
"수아 씨는 요새 잘 지냈어요?"
그녀는 늘 손님에게 안부를 먼저 묻곤 하였다. 그녀는 손님에게 안부를 물으면서, '우리 이제 대화해볼까요?'라는 신호를 보냈다. 그녀는 핫케이크 접시에 아이스크림을 올리고 있었다.
"최근에 이사를 했어요. 전에 살던 집이 계약이 끝나서 새로운 곳으로 이사를 했는데,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이사할 때 고생했어요."
"집은 마음에 들어요?"
"지난번 집보다 마음에 들어요. 이제 꾸며야 해요. 이사한 지 아직 얼마 안 돼서 아직 정리가 다 안 됐어요."
그녀는 핫케이크와 밀크티를 식탁에 올려두었다.
"와, 정말 맛있겠어요."
"맛있게 먹어요. 밀크티도 같이."
수아는 연신 맛있다는 감탄사를 잊지 않고 그녀에게 해주었다. 폭신한 핫케이크 위에 메이플 시럽을 뿌리고 아이스크림을 얹었다. 입안으로 들어갔을 때 달콤하고 폭신한 감촉이 기분 좋게 만들었다. 그녀는 첫 번째 핫케이크를 망쳐 버렸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수아가 가져온 밀크티가 맛있다는 말은 빼놓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