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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서윤 Feb 23. 2018

지금 우리에게는
맞춤형 리더가 필요하다



며칠 전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나의 롤모델을 묻는 질문이 나왔다. 내가 진행하는 일에 있어, 일을 시작하기 전에 그 일을 상의하는 사람이 있는지, 내게 직접적으로 그런 부분들에 가이드를 주거나, 또는 내가 앞으로 가는 방향에 있어서 내가 본보기로 삼고 따라가는 사람이 있는지 말이다. 나는 롤모델이 없다고 대답했다. 내가 만드는 결과물들은 대중으로부터 직접 피드백을 얻는다. 결과물이 나오기 전이라도 그 과정에 있어서 대중들에게 피드백을 듣는 편이다. 나 혼자 즐기려고 만드는 게 아닌, 대중을 위해서 만들었다면 대중을 위한 결과물이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일을 하나하나 만들어나간다. 그게 나의 일하는 방식이다. 그렇게 일을 마무리하고 나만의 레퍼런스를 쌓는다. 하지만 그것은 이미 과거의 것이므로, 다시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는 이 과정을 다시 한번 반복한다. 


나는 롤모델이 없다. 처음부터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지금은 없다. 미래에는 있을지도 모르지만, 현재 나의 롤모델은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성공한 리더들은 나와 다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이 대부분이며, 그들이 가지고 있는 리더십은 그 시절에 통했던 것들이다. 리더십도 시기와 상황에 맞는 리더십이 있다고 생각한다. 카리스마 있는 리더가 통하는 시기와 상황이 있고, 다정다감한 리더가 통하는 시기와 상황이 있다. 그러니까 어떠한 리더, 그리고 그 리더가 가지고 있는 리더십이 모든 순간에 통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예전에 미디어에 나온 한 리더를 보고 존경했었다. 내가 원하던 리더였고, 정말 말 그대로 그 리더 밑에서 일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연히 실제로 만날 기회가 있어서 이야기를 나누던 중, 나는 그의 모습이 미디어를 통해 편집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정확히는 그때부터였다. 내가 직접 모시고 일하지 않은 리더를 무조건 동경부터 하지 말자, 리더의 모습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건 그 리더를 이야기하는 책도, 방송도 아니다. 그 리더와 함께 일했던 사람들이다. 그러기에 나는 그 이후부터 내가 직접 모시지 않은 리더를, 소문만 무성한 리더를 함부로 존경하지 않게 되었다. 


또한, 시대가 너무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살고 있기에 나는 리더들 역시 맞춤형이 되어야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개인 맞춤형 리더. 과거 직원들이 리더를 위해서 일했다면, 지금은 리더가 직원들을 위해 일해야 하는 시대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각 조직마다 팀원들이 원하는 것이 모두 다르다. 그 조직의 부족한 것을 채워주면서, 팀원들이 가지고 있는 역량을 최대치로 끌어낼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요즘 시대가 원하는 리더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런 리더가 되려면 정말 개인 맞춤형 리더가 되어야 한다. 조직에서 필요한 리더가 아닌, 개개인에 맞출 수 있는 리더, 그래서 그런 개인들이 뭉쳐있어도 개인의 성향이 인정받고 빛을 발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 수 있는 리더 말이다. 


나는 롤모델이 없다. 그리고 이미 나보다 앞서 걸었던 사람들과 지금 내가 걸어가야 하는 길이 너무나도 다르다. 우리가 걸어가야 하는 길이 다른데, 앞서 걸어간 누군가를 어떻게 따라갈 수 있을까. 어떻게 롤모델로 삼고 같이 걸어갈 수 있을까. 나는 꼭 리더의 자리를 고수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내가 리더를 맡아야 하는 자리에 있는 상황이라면 더욱더 많이 대중에게 묻고, 팀원들에게 맞추어 가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 개인 맞춤형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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