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치앙마이가 제주에 옵니다
<2018 치앙마이가 제주에 옵니다>
2018.4.27 ~ 5.1 : 제주도 - 전시, 공연, 북콘서트, 환경캠페인, 플리마켓, 워크숍 등
2018.5.4 ~ 5.5 : 서울 - 공연, 북콘서트
행사 기획안 : http://bit.ly/2CR63hG
제주도에 다녀오자마자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인 덕분에 아직까지 퇴근을 못하고 컴퓨터 앞에 있습니다. 지난 10월부터 준비한 <2018 치앙마이가 제주에 옵니다> 행사는 정말 수많은 논의와 협의를 통해서 만들어지고 있는데요, 이번 제주도 출장에서는 이렇게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 것 자체가 기적처럼 느껴졌습니다. 사실 저희가 가지고 있는 것은 우리가 가진 콘텐츠밖에 없습니다. 그러니까 행사를 진행할 수 있는 공간도, 공간을 빌릴 수 있는 자금도, 전폭적으로 지원해줄 후원사도, 정말 아무것도 없는 상태로 행사를 5개월 동안 준비해왔습니다. 물론, 앞으로 2개월이라는 시간이 남았는데요. 이렇게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행사를 준비하는 움직이는팀이 지금까지 만들어온 결과를 한 번 들어보시겠어요? 아직은 결과라고 이야기하기에는 이르겠네요. 행사를 준비하는 그 과정에 있으니까요. 그 과정을 잠시 공유해보도록 하겠습니다.
2017년 10월
16년 ~ 17년도에 함께 행사를 준비했던 팀원들과 새로 추가된 팀원들을 모으고, 태국에 있는 친구들에게는 내년에 우리와 함께 제주도에서 문화행사를 한 번 해보지 않을래?라는 무모한 메시지를 던집니다. 그리고 저의 지인들답게 무모하게 저의 제안을 모두 덥석 물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덥석 물었던 친구들과 함께 10월부터 지금까지 행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들 중에서 왜 덥석 물었을까? 하고 후회하고 있는 팀원들이 없기를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 생각보다 이 행사를 진행하는 과정이 길고, 무모하고,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매일매일 깨닫는 순간들이 많았거든요.
2017년 11월
한국과 태국의 팀원들을 하나 둘 모으고, 어떤 행사를 하면 좋을지 의견을 끊임없이 나누었습니다. 좋아서 시작했던 16년도 행사와는 다르게 다들 조금씩 욕심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다들 조금씩 각자가 맡은 분야에서 아이디어를 내기 시작합니다. 아직은 시간이 그래도 남았다는 여유로움이 11월에는 있었습니다. 사실, 11월에는 행사 장소를 모두 구해야지!라는 야심 찬 포부가 있었으나, 내부에서 논의가 끝마쳐지지 않은 상태에서 장소를 구하러 다닌다는 것 자체가 조금은 어렵다는 판단 하에 장소는 구하지 못한 채로 계속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기획안을 조금씩 만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내부의 의견을 듣는 일은 중요했고, 어려웠고, 많은 시간이 걸리는 일이었습니다. 왜 이 행사를 하는지에 대한 논의는 매 회의 때마다 나왔습니다. 같이 움직이는 팀원이 많았으므로 그들과 나눠야 하는 이야기는 더더욱 많았습니다. 오프라인 회의에 참석하지 못하는 팀원들이 있었기에, 매번 회의에 참석하여 같은 이야기를 반복해야 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며 힘들었던 그 순간들이 사실은 훈련의 과정이었음을 추후 외부 관계자들과 미팅을 하며 깨닫게 되었습니다. 생각보다 외부 미팅에서 술술 이야기를 하고 있는 저를 보고 있노라면, 지난 몇 달 동안 나는 훈련을 하고 있었구나, 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2017년 12월
그래도 아직 시간이 조금 여유가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더 많은 논의를 하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참 웃기게도, 아무것도 없는 우리가 만드는 이 행사의 규모가 생각보다 점점 더 커지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슬슬 부담감이 생기기 시작하고, 태국 게스트 중에는 일정이 맞지 않아 못 오게 되는 친구들이 속출. 다시 새로운 게스트를 모집하기 위해서 또다시 모집을 진행하게 됩니다. 그렇게 한 명, 두 명 모으다 보니 태국에서 오는 친구들만 9명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많아질 거라고는 사실 생각하지 못했는데, 어느 순간 이렇게 많아졌습니다. 이렇게까지 많이 부를 생각은 없었는데, 이 사람들의 숙박비, 교통비, 식비는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가 최대 과제가 되었습니다. 지원금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막연한 희망사항일 뿐이었습니다. 우리가 하는 행사에 공감하고 지원해줄 수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지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좋은 취지로 진행하는 행사였지만, 고민도 그만큼 많아졌습니다. 이 행사... 괜찮은 걸까? 우리... 이렇게 일을 크게 벌려도 괜찮은 걸까...? 사실 이런 불안감을 다들 가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랬기에 우리는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를 달래며, 막연하게 희망적인 이야기를 내뱉기 시작합니다. 우리가 원하는 장소에서 행사를 하면 좋겠다, 갑자기 우리의 행사가 너무 좋다며 후원을 해주는 사람들이 나타나면 좋겠다, 정말 예상치도 못하게 대박이 나면 좋겠다, 모든 것들이 우리가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면 좋겠다, 등등. 정말 간절히 우주에 빌고 빌었던 12월이었습니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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