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외롭지 않다

by 웅사이다

날씨가 좋다. 하늘이 맑고 푸르며, 공기가 산뜻해서 걸어갈 때 볼에 닿는 감촉이 부드럽다. 세상은 이전보다 아름답다고 느껴지며 마음이 풍요로워진다. 그러면서 날씨가 좋으니까 어디를 가야 할지, 무엇을 해야 할지, 누구를 만나야 할지 고민한다. 하늘로 시작된 생각은 결국 하늘을 떠나 나의 삶에 대한 생각으로 이어진다. 하늘은 거기 있지만 나의 마음은 하늘에 있지 않다. 언제나 이렇다. 날씨가 좋을 때도 안 좋을 때도 마음은 하늘에 있지 않다. 하늘만 그럴까? 무엇인가를 볼 때 그것에 마음이 있지 않고 항상 다른 곳에 있는다.


너무나 자연스럽다고 느껴지는 이 현상은 자연스럽지 않을 수도 있다. 보는 것은 현실이고 무엇을 해야 할지는 현실이 아니다. 보는 것과 마음에서 항상 차이가 있는 것이다. 현실이 눈앞에 있는데 그곳에 마음이 머무르지 못하고 더 좋은 무엇인가를 쫒아서 마음이 날아다닌다. 그래서 가끔 하늘을 올려다보며 하늘을 외롭겠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을 위해 좋은 날씨를 힘들게 만들어냈는데, 아무도 하늘에게 마음을 주지 않으니 말이다. 그러다 문득 많은 인간관계가 이렇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누군가에게 힘을 내어 좋은 것을 내어주어도, 상대방은 잠시 감탄하고 그 마음은 다른 곳에 가있는 상황이 종종 있다.


하늘은 사람들이 하늘에 마음을 두지 않는다고 해도 여전히 좋은 날씨를 선물한다. 상대방의 반응과 무관하게 하늘은 하늘로서 존재하고 어제 했던 행동을 오늘 똑같이 한다. 애초에 상대방의 마음을 얻고자 했던 행동이 아니기 때문에 상대방이 관심을 주지 않는다고 해도 그 행동을 안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하늘과 같을 수 있을까. 하늘과 같은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늘이 외롭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나의 외로운 마음이 투영된 것이다. 하늘은 외롭지 않다. 누군가를 볼 때, 나의 감정을 그 누군가에 덧입힌다. 그 사람은 이런 감정을 느낄 것이라고 하며 나와 같은 감정일 것이라고 생각하며 공감하려 한다. 하지만 상대방은 실제로 그 감정을 느끼지 않는다면 그것이 공감일까?


하늘과 같기는 어렵고 불가능할지 모른다. 하늘은 하늘이고 나는 나이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불안해하면서 살고 누군가는 그런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 불안해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보면 '불안하겠다'라고 생각하고, 불안해하지 않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보며 '왜 저러지?'라고 하고 이해를 하지 못한다. 나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잠시라도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것. 그것이 공감의 시작이자 끝이 아닐까. 하늘은 외롭지 않고 나는 외롭다. 오늘의 공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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