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웅사이다 Sep 30. 2024

틈과 틈

모든 것이 있을 때가 있었어요.

내 삶에 빈틈이 없었죠.

모든 공간은 빛으로 채워졌어요.

빛이 가지 않은 곳이 없었어요.


시간이 조금 흐르니,

집이 사라지기 시작했어요.


그 이후에 차츰 많은 것이

흔적만 남기고 사라졌어요.


삶의 틈과 틈이

거대한 협곡을 만들어냈어요.

있는 것보다 없는 것이 많아지더군요.


협곡을 걸어 다니며,

처음으로 이곳은 어떻게 채워질까

상상이라는 것을 했어요.


빈 공터 위에서

어떤 집에 지어질까

기대해 보는 마음 말이에요.


틈과 틈이 만들어낸

이 계곡을 사랑하게 되었어요.

마음껏 상상할 수 있었어요.

내 마음에서 나온 빛이

다시 모든 것을 채우기 시작했어요.

전혀 새로운 것이 공간을 채웠어요.


그렇게 나는 협곡을 잊어버렸어요.

나는 나의 사랑을 잃어버렸어요.

내가 비워졌기 때문이 아니라

내가 채워졌기 때문에

잃어버린 거예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