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바로 걸으려고 노력해왔어
걸음은 나의 마음도 모르고
구불거리며 나아가더라
직선의 세계에 살고 싶었는데
내가 그려낸 것은 모두 곡선이었어
사람들에게 걸어가는 길
그 길도 직선 같은 지름길이 아니었어
여기가 어디인지 잊어버릴 만큼
마구 휘어진 길이었어
돌아가는 것 같아 두렵다고
더 빠른 길이 있지 않느냐고
산에게, 바다에게, 하늘에게 소리쳤어
계곡! 오직 계곡만이 나에게 대답했어
노랫소리 같은 그 물소리는 내 마음을 둘러
어제와 오늘을
너와 나를
삶과 죽음을
단지 흐를 뿐이었어
흘러가는 인생을 붙잡고 싶어 하는
나의 손을 부드럽게 감싸주듯
소리를 내며 저 멀리 흘러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