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인가가 허무하다고 느끼는 건 아마도 그 안에 “진짜”가 없다고 느껴져서 일 것 같다. 열심히 일하는 동기 중에 많은 부분이 다른 사람의 인정을 받기 위해서이지 않을까. 하지만 사실 주변 사람들의 인정이라는 것은 현실과는 거리가 멀 때가 많다:
무엇인가를 있는 그대로 보고 담백하게 평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인지 자주 다른 사람의 의견을 찾아보려고 한다. 영화를 보고 나서 다른 사람의 리뷰를 보고 나면 별로라고 생각한 영화도 좋아지곤 한다. 사람에 대한 판단이나 평가 또한 이와 유사하다고 느껴진다.
사람들의 판단으로 고생할 때마다 혹은 기분이 좋을 때마다 이런 생각을 하곤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의 판단과 평가라는 것이 사실 소수가 만들어낸 “대세”를 따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사실 나는 변한 게 그다지 없는데 주변 사람들의 반응이 많이 달라졌을 때가 있다. 나를 칭찬해주면 너무나 고맙지만, 나는 사실 있는 그대로의 내가 알고 싶을 때가 많다.
나 스스로 나를 잘 인지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게 어려울 때가 많다. 나는 그럴 때 나와 정말 가까이서 함께 일하고 있는 동료들의 눈빛을 많이 보는 편이다. 그 사람들이 신뢰의 눈빛을 나에게 보내고 있다면 대체적으로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실제로 누군가를 진짜로 신뢰하는가 스스로 생각해보면 해당하는 사람이 그다지 많이 생각나지 않는다.
나는 “뛰어남”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 이런 세상에서 5년 이상 있다 보니 깨달은 것이 있다. 어느 순간이 되면 뛰어나고 싶은 건지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건지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뛰어나다고 해서 사람들에게 인정받지 못할 수 있고 사람들에게 인정받는다 해서 뛰어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되도록이면 두 가지 다 만족하면 좋기야 하다만)
나는 무엇인가를 지속적으로 극복하며 뛰어남으로 나아가는 사람들을 좋아한다. 그리고 나 또한 그렇게 되려고 노력한다. 이 때문에 대세를 따르는 대부분의 사람들의 인정을 보기보다는 소수의 나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눈빛을 보며 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