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년간 급성장하는 스타트업에서 배운 것
누구나 살면서 다른 누군가에게 문제아로 취급받았던 적이 있을 것이다. 나도 꽤나 그런 시간이 많았다. 잠깐 생각해 보자. 그 모든 순간에 그 많은 사람들이 문제였을까? 애초에 문제다 문제가 아니다 판단하는 기준과 근거는 무엇일까? 누군가를 문제라고 생각하고 본다면, 그 사람도 그걸 바로 인지한다. 말로 하지 않아도 안다. 문제를 해결해 보려고 그 사람에게 도움을 주기도 하고 여러 방법들을 사용하겠지만, 그 사람의 말과 행동이 계속 신경이 쓰인다. 그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자신이 문제라고 여겨진다는 걸 알기 때문에 거기서 벗어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그 상태로 형성된 관계는 더 열심히 노력할수록 안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 근데 잠깐 그 사람, 진짜 문제였을까?
양자역학에서 보면, 특정 상태가 관찰자의 여부에 따라서 결정된다는 사실이 있다. 무엇인가의 상태를 관찰하면 당연히 그게 원래부터 그랬을 거라고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관찰” 자체가 상태를 결정할 수 있다면 어떨까? 나는 이것이 하나의 비유처럼 느껴졌다. 문제라고 생각하고 누군가를 관찰하면, 결국 그 누군가는 문제가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게 됐다. 이런 경우에는 과연 누가 문제라고 말할 수 있을까? 누군가의 문제를 떠나 이런 관계는 행복하지 않을 것이다. 서로가 문제라고 생각하고 바라보는 조직은 행복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의 문제는 우리가 서로를 바라보는 방식으로 인해서 생겨났다면 어떨까?
보통 집에 3명의 자식이 있으면 1명은 문제라고 한다. 나는 3남매가 있는 집이고, 그 말 때문에 혹시 내가 문제아가 아닌가? 하고 종종 생각했다. 최근에 이것을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자식이 3명이 있으면 3명은 모두 다를 가능성이 크다. (사실 100%이다.) 만약에 부모가 첫째를 좋아한다고 하자. 첫째가 싹싹하게 말도 잘 듣고 등등등의 이유로 말이다. 하지만 부모가 첫째를 좋아하기 때문에 그러지 않은 막내를 탐탁지 않게 생각할 수도 있다. 만약 첫째와 막내가 싸웠다고 치자. 부모는 그러면 일단 첫째보다는 막내가 문제를 일으켰다고 생각하기 쉽다. 부모 입장에서는 그저 특정 아이의 모습을 더 좋아했을 뿐인데, 막내는 점점 더 실제로 문제가 되어갈 수 있다. 이게 엄청나게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4년 동안 깨달았다.
팀원 시절에 다른 어떤 팀원과 갈등이 있었을 때가 있었다. 나는 잘해보고자 했는데 그걸 제대로 팀원들에게 전달하지 못했고, 급하게 추진했던 것도 문제였던 것도 같다. 하지만 팀에는 언제나 이런 일들이 있다. 그러면 리더가 중재를 해서 잘 해결할 수 있고, 더 팀이 앞으로 전진하게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누군가는 지금까지 문제가 없었고 그렇기 때문에 그 누군가와 갈등을 일으킨 나는 문제라는 식의 이야기를 둘러 둘러 들었다. 당시에는 이게 너무 충격적이었다. 그 이후로는 나는 “누군가가 지금까지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앞으로도 문제가 없다.”와 같은 식으로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사실 우리는 그저 달랐을 뿐이다. 팀에게 있어서 다양성을 앞으로 전진하게 만들어주는 추진력 같은 것이다. 하지만 다양하기 때문에 즉 다르기 때문에 누군가가 조직으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사실, 우리 모두 그런 경험이 있을 것 같다.
그때 당시에 나는 변하지 않으려는 사람이 문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어떤 문제도 없을 가능성이 크다. 단지 우리에게 있어서 문제란, 다양성을 볼 눈과 받아들일 마음이 없었다는 것이 아닐까? 그런 점에서 나도 문제가 많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인가에 과몰입했을 때 누군가를, 조직을, 세상을 판단하고 원망하기 쉽다. 하지만 그렇게 사람들을 평가하고 “문제”라는 눈으로 본다면 실제로 문제가 점점 커진다. 이런 악순환을 끊고 싶었다. 어느 순간, “문제는 없어”라는 생각이 마음 깊숙이 생겨났다. 그 이후로, 바로 변하지는 않았지만 천천히 더 많은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되고 품을 수 있게 되었던 것 같다.
지금도 여전히 도전적인 상황들이 밀어닥쳐오고 있다. 하지만 한결 마음이 편하다. 이전에는 탐탁지 않은 상황들을 답답하고 막막한 눈으로 봤다. 이제는 동일한 상황이 팀의 다양한 역량들을 합쳐서 하나로서 이겨나갈 기회로 보이기도 한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을 본능적으로 판단하곤 한다. 하지만 이미 형성된 편견 때문에 그리고 “문제를 찾는 눈” 때문에 누군가의 꽃피는 역량을 못 보고 지나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누군가 봐주었다면, 그리고 밟지 않았다면 세상을 바꿀 수도 있었던 값진 역량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