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도의 균형

나의 중심을 지키며 다정하게 이어지는 법

by 든든job


"선생님, 제가 너무 만만한가 봐요."


상담실에서 만난 직장 초년생이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어.

상대에게 맞춰주다 보니 어느새 자기 공간이 사라져 버린 거지.


근데 이건 초년생만의 이야기가 아니야.
경력이 쌓여도 우리 모두 비슷하게 흔들리거든.


반대로 이런 경우도 있어.


"저는 제 할 일만 하는데, 다들 저더러 차갑고 무섭대요."

자신을 보호하려고 세운 벽이 너무 높아져서 주변과 단절된 거야.


우리는 매 순간 선택하며 살고 있지.

어디까지 허용하고, 어디부터 거리를 둘지.

이건 성격의 문제가 아니고, 나에게 맞는 최적 거리를 찾아가는 과정이야.




여기서 한 가지 먼저 말해둘게.

이 글은 ‘거절 잘하는 법’이 아니라, 다정함의 온도를 유지하면서 내 거리를 정하는 이야기야.

거절은 다음 글에서 제대로 다룰게.



태풍이 휩쓸고 간 숲에서 가장 먼저 꺾이는 건 의외로 단단하고 곧은 나무야.

유연한 나무는 바람의 결을 따라 흔들리면서도 뿌리를 지켜내지.


사람 사이도 비슷해.

내 가치관과 기준은 뿌리처럼 깊게 두되, 태도는 조금 더 부드러워도 돼.

결국 중요한 건 "상대가 나를 어떻게 보느냐"보다 "내가 나를 어떻게 지키느냐"거든.


누군가 부탁할 때, 내가 여유가 있으면 기꺼이 배려하면 돼.

그건 기분 좋은 나눔이 되지.

하지만 억지로 하는 선의는 배려가 아니라 희생이야.

끝나고 나서 마음이 찝찝하거나, 몸이 먼저 지치면 그건 신호야.


그래서 나는 이런 문장을 추천해.

차갑게 끊는 말이 아니라, 나를 지키는 말이야.


급한 부탁이 들어올 때, 지금은 어렵고, 내일 ○시까지 답할게.

무리한 요청이 왔을 때, 여기까진 가능해. 그다음은 어려워.

컨디션이 안 좋을 때, 도와주고 싶지만 이번 주는 에너지가 부족해.


이런 말들이 너를 무례하게 만들지 않아.

오히려 관계를 오래 가게 만들어.




상담 현장에서 10년 넘게 사람들을 만나며 확실히 알게 된 게 있어.

가장 건강한 태도는 결국 ‘나를 먼저 채우는 것’에서 시작돼.


내 잔이 텅 비어 있는데 계속 따라주면, 결국 원망이 남아.

반대로 내가 차오르면, 같은 배려도 훨씬 다정해져.


지금 너는 어때?

타인에게 좋은 사람이 되려고, 소중한 에너지를 너무 쉽게 써버리고 있진 않니?


배터리 점검 한 번만 해보자.


- 하고 나서 기분이 좋다 = 배려

- 하고 나서 알아주길 바라기 시작한다 = 과부하

- 하고 나서 찝찝하고 지친다 = 희생


어떤 날은 많이 허용해서 휘청대고, 어떤 날은 너무 거리를 둬서 고립될 수도 있어.

그 흔들림은 너만의 '가장 편안한 거리'를 찾아가는 과정이야.


다정하되 흔들리지 말고, 단호하되 따뜻함을 품는 건 어떨까?




✏️ 오늘의 질문

- 지금 너의 에너지 배터리는 얼마나 남아 있니?

- 오늘 네가 한 행동은 기분 좋은 배려였을까, 아니면 희생이었을까?


태도의 균형은 성격 문제가 아니라 나에게 맞는 거리를 찾아가는 과정이에요.

억지로 하는 선의는 희생이 되기 쉬우니, 짧은 경계 문장 하나로 나를 먼저 지켜요.

다정함과 단호함을 같이 들고 가면 관계도, 나도 오래 버틸 수 있어요.




▶ 다음 글 예고

「당신의 ‘YES’가 하루를 갉아먹고 있다면 - 여백을 되찾는 거절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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