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를 모으면 흔들리지 않는다

나를 믿게 하는 '증거 폴더’ 한 장의 힘

by 든든job


"또 떨어졌어요. 이젠 뭐가 문제인지도 모르겠어요."


얼마 전 만난 어떤 사람의 얼굴엔 낙담이 고여 있었어.

열 번째 불합격이라는 말은 숫자라기보다 마음의 횟수 같았지.

그 마음이 열 번이나 꺾였다는 의미일 테니까.


근데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딱 하나가 더 마음에 걸려.


떨어지는 건 아파. 정말로.

그렇지만 떨어지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야.


진짜 문제는, 떨어지고 나서도 다음으로 나아갈 단서가 남지 않는다는 거야.

수정 포인트가 안 보이니까.

그러면 반복해서 또 꺾이게 되거든.




우리는 합격은 기록해.

스크린샷 찍고, 친구한테 말하고, 날짜까지 외워.


반대로 불합격은 빨리 지워버리고 싶어 하지.

아프고 부끄럽고, 기억하기 싫으니까.


그런데 이상하게도

다음 합격으로 가는 힌트는, 그 불합격 안에 더 많이 들어 있어.


"실패한 실험도 데이터다."


맞아.

안 되는 방법을 하나 발견했다는 건,

되는 방법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는 뜻이거든.


취업도 똑같아.

떨어졌다고 해서 네가 틀린 사람이 되는 게 아니야.

이번 방법이 통하지 않았다는 중간 보고서를 받은 것뿐이야.




사람을 진짜 버티게 하는 건 막연한 확신이 아니야.

확신은 감정이라 금방 흔들려.

오늘은 괜찮다가도 내일은 바닥으로 떨어지지.


하지만 기록은 달라.

기록은 사실이라, 나를 배신하지 않아.


그래서 나는 너에게 말하고 싶어.

자신을 의심하는 대신 증거를 모으자.


대단한 포트폴리오 같은 거 말고, 정말 폴더 하나면 충분해.

"증거"라고만 적힌 폴더.




그 폴더는 말 그대로

"나 오늘도 버텼다, 잘해냈다"는 흔적을 모아두는 곳이야.

뜻대로 되지 않은 날이면,

그날의 마음을 다 정리하려 하지 말고 딱 세 줄만 적어둬 봐.


"PT 발표 때 매출 근거를 물어보니까 버벅댔다."

"팀워크 질문에서 추상적으로만 답했다."

"다음엔 STAR 구조로 먼저 잡고, 숫자 하나는 꼭 넣자."


처음엔 너무 사소해 보이지.

근데 이상하게도 이런 것들이 모이면 조용히 윤곽이 생겨.


'나는 숫자 근거를 물을 때 급해지는구나.'

'팀워크 질문만 나오면 말이 흐려지는구나.'


그 순간부터 탈락은 감정이 아니게 돼.

자책이 아니라 '수정'이 되는 거지.


"나는 안 돼"가 아니라

"아, 여기서 막혔구나"로 바뀌면

무너지는 일이 확연히 줄어들어.




그리고 또 하나.

사람이 흔들리는 이유는 의외로 간단해.

노력을 안 해서가 아니라, 자기가 해낸 걸 자기가 못 보기 때문이야.


이력서나 자소서의 문장 하나라도 고쳤다면

수정 전과 수정 후를 남겨둬 봐.

그냥 캡처 한 장이면 돼.


[수정 전] "고객 응대 업무를 수행했습니다."

[수정 후] "월 평균 300건의 고객 문의를 처리하며, 응대 만족도 4.8/5.0을 유지했습니다."


같은 경험인데 문장 하나가 달라지니까 사람이 달라 보여.

그 캡처 한 장이 생각보다 너를 오래 살릴 거야.


"나 지금도 편집하고 있었네. 멈춰 있는 거 아니었네."

그 확인 하나로 숨이 쉬어지거든.

전후가 남는 순간, 성장은 '기분'이 아니라 '사실'이 돼.




마지막으로, 폴더엔 너를 살린 순간도 같이 들어가야 해.

이건 취업 스킬이라기보다 생존에 가까운 거야.


오늘 나를 살린 20분 산책,

혼자 있는 시간을 지켜낸 선택,

불안을 끊어낸 한 번의 행동.


이런 기록이 있으면 다음에 또 흔들릴 때 길을 덜 잃어.

사람은 힘들면 비슷하게 무너지고,

회복도 비슷한 방식으로 일어나니까.




세상은 결과로 너를 평가해.

너는 그 평가에 흔들리기 쉽지.


그런데 증거 폴더는 달라.

이건 결과가 아니라 과정으로 너를 지지해 줘.

결과는 내가 통제할 수 없지만,

증거를 모으는 건 오늘도 내가 선택할 수 있으니까.


어느 날 문득 불안이 다시 찾아오면 그 폴더를 열어봐.

안에 쌓인 기록들이 너한테 이렇게 말해줄 거야.

"너는 멈춰 있지 않았어. 너는 계속 수정하고 있었고, 조금씩 성장하고 있었어."


흔들릴 수 있어.

근데 증거가 있는 사람은 흔들려도 쉽게 무너지지 않아.




✏️ 오늘의 질문

- 오늘 '증거 폴더'에 넣을 수 있는 가장 작은 흔적은 뭐야?

- 최근의 탈락이나 실수를 '데이터'로 바꾼다면, 남기고 싶은 세 줄은?


떨어지는 건 아프죠.

하지만 그 아픔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으면 상처로 끝나지 않아요.


세 줄만 남겨도 실패는 데이터가 되고,

데이터가 쌓이면 다음 합격은 조금씩

'운'이 아니라 '필연'이 돼요.


당신을 믿게 만드는 건 막연한 자신감이 아니라,

당신이 남겨놓은 증거예요.




▶ 다음 글 예고

「나를 지켜주는 문장 하나 - 흔들릴 때 붙잡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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