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몽실이 이야기
"대체 넌 누굴 닮아서 이러니."
꿀밤이라도 한 대 쥐어박고 싶은 심정이었다. 도대체 성질 더럽고 고집 센 건 누굴 닮은 걸까. 지 마음에 안 들고 조금이라도 수틀리면 으르렁 성을 내었다. 나는 그저 단지 더럽혀진 발을 씻겨 주겠다는 선한 마음일 뿐인데. 벽에 착 달라붙어 내밀라는 발은 내밀지 않고 성질을 부린다. 바로 반려견 몽실이 이야기다. 오늘 며칠만에 동네 한 바퀴 산책을 시켜주었다. 그런데 그 뒤처리를 할 때마다 곤혹을 느낀다. 간식과 함께 살살 달래야만 간신히 발을 닦을 수가 있다. 이건 뭔가 잘못된 그림임에 분명하다.
애견인들은 잘 알겠지만 반려견들도 자식처럼 키우는 사람을 닮곤 한다. 개들마다 고유의 성격도 있다. 우리 몽실이는 일단 겁이 많다. 지레 먹은 겁 때문에 타인뿐 아니라 가족들에게까지 가끔 사나운 모습을 보인다. 그냥 성격이 지랄 맞다. 그 부분은 아마 나를 닮은 것 같다. 그래서 사실 몽실이에게 뭐라 할 말이 없다.
2017.02.23.목.
대체 넌 누굴 닮아서
반려견 몽실이 이야기
작가 정용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