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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정용하 Jun 24. 2017

매력적인 사람

감성칼럼


[감성칼럼] 매력적인 사람


"다른 사람이 어찌 생각하든

내가 어떤 사람에게 매력을 느끼는지,

바로 인지하는 것."


당신 참 매력적이네요, 란 말은 누구에게나 참 기분 좋은 말일 것이다. 사실 내가 누군가에게 매력적인 대상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는 일말의 가능성만으로 충분히 일상의 활력을 얻고도 남는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 말이 그다지 절대적이진 않다. 다분히 주관적인 심상을 품는 말이다. 실제로 어떤 사람에게 매력적으로 작용했던 요소가, 다른 사람에겐 그렇지 않을 수 있고, 심지어는 그것이 본인의 이미지에 악영향을 끼치는 정반대의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이처럼 나의 모습과 성향이 상대방에게 어떤 형상으로 다가갈지는 십인십색이라 봐야 한다.   

  

그 말은 곧, 내가 매력을 느끼는 대상 또한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남들과 다른, 듣기만 해도 대다수가 기겁을 하는, 특이한 포인트에 내 마음이 동할 수도 있다. 그러나 사실 이 점이 무척 중요하다. 다른 사람이 어찌 생각하든 내가 어떤 사람에게 매력을 느끼는지, 바로 인지하는 것. 그것이 핵심이다.     


그러면 자신이 어떤 대상에게 매력을 느끼는지 인지하는 것이, 왜 중요할까.   

  

첫째, 판단하는 기준을 다른 사람의 눈에서 자기 자신의 눈으로 옮겨오는 일이다. 보통 본인이 매력을 느끼는 대상에 대해 진중하게 고민해보지 않았던 사람들도, 여러 경험적인 데이터를 통해 어렴풋한 형상으로 마음속에 그 대상을 하나둘 품고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그것을 뚜렷한 그림으로 갖고 있지 않으면, 어찌 됐든 잘 모르는 것도 모르는 거기에, 매력적인 대상이라 판단하는 기준을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기 쉽다. 주변 사람 다수가 말하는 사실을, 진실이라 믿으면 왠지 손해 보는 장사 같진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던데, 맞겠지.’라고 넘겨짚게 되는 것이다. 매력적인 대상이라 느끼는 자신의 감정은 순전히 주관적인 느낌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타인의 판단에 맡겨버리는, 그러니까 내가 슬픈 감정을 느끼는데도 주위 사람에게 ‘이것이 슬픈 게 맞느냐’고 질문을 해버리는 상황과 비슷한 것이다.     


둘째, 행복을 느끼는 주체는 바로 나다. 내가 특정 음식을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처럼, 내가 누굴 만나냐에 따라서 행복감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설사 누가, ‘나는 그 사람의 이런 부분이 좋더라’라고 할지언정 그 사실이 자신에게도 해당된다는 보장은 없다. 실제로 어떤 사람과 있을 때는, 아무 대화를 하지 않아도 불편한 반면, 어떤 사람과는 첫 만남부터 일면식이 있던 사이처럼 편안한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어떤 대상에게 유독 심리적 안정감을 얻었었는데, 알고 보니 그런 여러 대상들에게 결을 같이 하는 공통된 성향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자신에게 불행을 주었던 대상들의 공통된 성향도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런 것들을 스스로 알아야, 인생을 살아가면서 누굴 가까이해야 하고, 누굴 피해야 하는지, 또 누구에게 나의 사랑을 오로지 바쳐야 하는지와 같은 삶의 지혜를 터득할 수 있고, 비로소 그것이 행복이란 형체로 우리 곁에 다가올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혼자 풀었어야 할 인생의 과제들을 떠넘기듯 타인에게 맡겨버리는 경향이 있다. 진즉에 자기 자신에게 물었어야 할 질문을, 마음의 병을 앓고 나서야 상담치료사에게 듣게 되곤 하고, 직업적으로 인생의 중요한 판단을, 너무 쉽게 학교 선생님이나 부모님께 넘겨버린다. 물론, 혼자 해냈어야 할 인간의 인지적 기능들이 외부로 흘러나와 전문화되어버린 영향도 있긴 있다. 굳이 고민하지 않아도 진로적성검사지에 자신의 선택지가 친절하게 적혀 있으니까. 그러나 이 세상을 살아가는 존재는 결국 자기 자신이기에, 나를 알아가려는 노력은 끊임없이 지속되어야 한다. 그래야 앞으로 점점 심해지는 사회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심리적 안정을 취할 수 있다. 

   


작가 정용하/2017.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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