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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정용하 Nov 10. 2017

[감성칼럼]
목표보다 습관이 더 중요하다

본질탐구


[감성칼럼] 목표보다 습관이 더 중요하다



우리들에게 쏟아지는 흔한 충고는 ‘목표를 세워라’라는 것이다. 참 좋은 말이다. 그들의 눈에는 우리들이 시간을 허투루 쓰는 것처럼 보일 테니, 조금이라도 그 시간을 아끼기 위해선 도전적이고 현실 가능한 목표를 세우는 것이 합리적인 방법으로 보일 것이다. 목표? 그럼 어떤 목표를 세워야 하는가. 이 문제는 당연히 개인이 해결해야 할 문제로 치부된다. 저마다 이루고 싶은 분야도, 내용도, 성격도, 동기도 다르기 때문이다. 결국 목표를 세우라는 충고는 하나 마나 한 충고가 되는 셈이다. 어차피 개인이 고민하고, 개인이 행동해야 하는 문제인데, 그들은 왜 그런 충고를 할까. 그야 그들 눈에는 답답해 보이니까, 단순히 시간이 아까워 보이니까. 무책임한 말만 늘어놓는 것이다.      



우리의 입장에서 이야기하자면, 일단 무엇을 목표로 잡아야 하는지부터 난감해진다. 목표도 좋고, 시간을 아끼는 것도 좋다. 우리도 다 안다. 그런데 무엇이 목표가 되는지 모른다. 스스로 목표를 세워본 적이 없다. 나에게 정말 도움이 되고, 의미가 있는 목표에 대해 고민해본 적이 없다. 그런데 무작정 목표를 세우라 한다. 그것이 도전적인 삶이고,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의 올바른 행동이라 규정짓는다. 왜 목표를 세워야 하는지, 스스로에게 어떤 목표가 도움이 되는지 알려주지도, 고민할 시간적 여유도 허락하지 않으면서 우리를 옥죄기만 한다. 다 정해줘 놓고 생각을 하라는 건 억지고, 환상이다.     



목표를 세분화해 구체적인 수치를 정하라는 말을 많이 한다. ‘목표 세우는 법’의 교과서적인 절차로 대우받는 것이 바로 ‘목표의 수치화’이다. 상당한 사람들이 이것을 하나의 이론처럼 받아들이고 있다. 가령 독서를 목표로 잡았다 하면, 좀 더 구체적으로 한 해, 또는 한 달에 몇 권을 읽을지 정하라는 것이다. 20권으로 잡았다면 그것이 목표가 된다. 표면상으로 아무 문제가 없어 보인다. 마땅히 그래야 하는 절차로 보인다. 그런데 나는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을 던지고자 한다.      



책을 읽는 행위가 목표인가,

읽은 책의 수량이 목표인가.      



무엇이 목표인가. 본인에게 더 중요한 포인트는 무엇인가. 많은 사람들이 당연히 선자를 꼽을 테다. 혹은 두 가지 모두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겠다. 그런데 사실 후자는 다분히 타인을 의식한 목표이다. 스스로에게 20권이라는 수치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까. 개인에게 중요한 것은 한 권이라도 의미 있게 읽는 것이다. 몇 권을 읽었는지는 전혀 중요치 않다. 책을 읽는 행위와 더불어 그 행위의 반복성이 중요한 것이다. 본래 목표란 개인을 이롭게 하는 데 의미가 있는 것이므로 전적으로 개인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그랬을 때 목표의 수치가 과연 정말 중요할까 하는 의문이 남는다.      



중요한 것은 ‘행동의 습관화’다. ‘목표의 수치화’는 수치가 목적이 되면서 독서 자체가 수단적 성격을 띠는 반면에, ‘행동의 습관화’는 행위 자체가 목적이 된다. 행동의 습관화에서 중요한 것은 그 행위가 자신에게 유의미한지 지속적으로 따져 묻는 데 있다. 나를 중심으로 놓고 생각하는 것. 본질의 첫 번째 걸음이다.   


   

목표의 수치화는 정부나 기업에서 쓰는 방식이다. 개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 애초 상부에 보고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든 서류조각일 뿐이다. 한 프로젝트의 성과가 상급 직원의 눈에 바로 보이게 하기 위한 목적이다. 그래야 이전과 이후의 변화가 눈에 띄고, 발전한 것처럼 인식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방식은 개인에게 적용하기에 적합하지 않다. 개인의 목표는 개인만을 위한 것이지,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기 때문이다. 개인에게 중요한 것은 목표보다 행위 그 자체다.      



사람은 자신의 미래를 결정짓지 못한다.

대신 습관을 만들면 그 습관이 미래를 결정해준다.

-프래드릭 알랙산더     



나는 목표를 세우는 것 자체가 의미 없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목표는 작심삼일에 그치기 마련이다. 목표를 잡는 것보다 습관을 잡는 게 더욱 중요하다. 그 행위가 나에게 왜 중요하고, 행위의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그 습관이 결국 미래로 인도해줄 거라 믿는다.      



나의 주장에 검증은 되지 않았다. 아직 믿음일 뿐이다. 증명은 나의 몫이 될 것이다. 누가 뭐라 해도 자기 자신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다. 나의 목표를 누군가에게 보여줄 필요도, 인정받을 필요도 없다. 내가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 그것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다. 

           


2017.11.10.

작가 정용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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