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모습

순간을 글이다

by 작가 정용하

우리는 다른 사람을 판단할 때, 겉으로 드러나는 이미지를, 그 사람의 전체라 여기고 ‘당신은 이런 사람’이라 습관적으로 꼬리표를 달곤 한다. 하지만 누군가 자신을 ‘이런 사람’이라 쉽게 판단하는 일이 생긴다면, 자신에게 굉장히 억울한 일이지 않을까. 사실 사람이 항상 일관된 모습을 유지한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만 않다. 스스로 ‘나는 어떤 사람이다’라 자위할 수는 있더라도 상황에 따라서 자신의 모습은 언제든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여러 상황에서 일관된 행동을 보일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또, 나이를 먹어가면서 가치관이 변하는 것 또한 자연스러운 일이다.


결국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내 안에도 여러 가지 모습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때론 한없이 외롭고 기운 없어 하고 진지한 면이, 때론 한없이 밝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즐기는 면이 양존한다. 누군가는 나를 ‘밝은 사람’으로 기억할 수도, 어떤 사람은 나를 ‘축축 처지는 사람’으로 기억할 수도 있다. 타인에게 나 자신이 그렇게 비춰질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자. 왠지 나의 옷이 아닌 것 같다며 스스로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진 않은지.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야’라며 스스로를 옥죄지 말고, 내가 가진 모습 전부, 나의 일부라는 생각을 가진다면 우리는 정체 모를 불안감에서 조금 더 자유로워질 수 있지 않을까.


‘어떤 모습이 더 좋다’가 아닌 ‘어떤 모습도 나의 일부’라고 여기는 삶.

그래야 정체 모를 불안감에서 조금 자유로워지고 스스로를 옥죄는 일이 적어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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