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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정용하 Jan 03. 2018

영화 <우리의 20세기>
따뜻한 감성영화

영화리뷰



[골때리는영화] 영화 <우리의 20세기> 따뜻한 감성영화 


    

인물을 희노애락이 모두 담겨 있는, 입체적 인물로 그리면서 우리의 ‘진짜’ 삶의 모습을 잘 담아낸 영화 <우리의 20세기>. 사춘기 소년·소녀, 그리고 그 부모가 겪는 좌충우돌의 이야기. 늘 곁을 지키는 소중한 사람들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끔 하는 따뜻한 감성영화. <우리의 20세기>의 골때리는 리뷰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영화 <우리의 20세기>는 어떤 영화인가     



영화는 1979년, 산타바바라에서 쉐어하우스를 운영하는 55살 싱글맘 도로시아와 15살의 사춘기 아들 제이미 간에 벌어지는 세대 간 갈등을 다룬 이야기다. 도로시아(아네트 베닝)는 아들 제이미(루카스 주만)와 어떻게든 잘 지내보려 애를 쓰지만, 진심이 자꾸 엇나가면서 갈등이 생긴다. 그에 그녀는 쉐어하우스에 사는 24살 포토그래퍼 애비(그레타 거윅)와 제이미의 친구 17살 줄리(엘르 패닝)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만, 그마저도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는다. 그렇다고 그녀는 좌절하지 않고서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을 주며 조금씩 변화해 가는데, 과연 도로시아와 제이미는 서로의 마음을 열고 잘 지낼 수 있을까.   



사실 영화는 내게 어려운 작품이었다. 한국의 20세기 후반 풍경과 미국의 그것은 상당히 다르기 때문이다. 미국이 세대별로 어떤 양상을 드러냈는지, 또 당시 어떠한 시대적 배경에 놓였었는지, 충분히 이해하기엔 아무래도 한계가 존재했다.      



그럼에도 영화 <우리의 20세기>가 충분히 의미를 지닌 이유는, 자식을 키우는 부모님과 자유를 열망하는 우리들의 마음은 국경을 떠나 매한가지기 때문이다. 국가적 시대적 양상은 조금 다를지라도 각각의 개체가 드러내는 행동의 성질은 일관된 부분이 많다.     




우리는 모두, 서툰 인생을 산다   


  

영화에 등장하는 등장인물들은 굉장히 현실적이다. 55살 싱글맘 도로시아, 15살 사춘기 소년 제이미, 24살 포토그래퍼 애비, 17살 친구 줄리, 40대 수리기사 윌리엄, 이 다섯 명 모두 영화에서 불안과 서툰 부분을 드러낸다.     



도로시아는 ‘레즈비언’ 소리를 들을 정도로 사랑에 서툴고, 타인에게 쉽게 의지하지 못한다. 늘 불안해하지만, 마땅한 대안 없이 흡연으로 공허한 마음을 채울 뿐이다.      



제이미는 정체성 확립이 되지 않았다. 좋은 사람, 좋은 남자가 되고 싶어 하지만 어떻게 해야 그 이상에 가까워질 수 있는지 구체적 그림을 그리지 못한 채 방황한다.      



애비는 자궁경부암을 앓으면서 아이를 낳을 수 없게 된다. 그 사실만으로 깊은 우울감과 불안에 빠진다.     

윌리엄은 역마살이 껴 어디서도 쉽게 정착하지 못한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진심으로 다가가는 방법에 서툰 모습을 보인다.


      

줄리는 사랑이 두렵다. 책임지지 못할 사랑은 시작하지 않는 게 더 낫다면서.  



사실 우리의 모습이 그렇다. 잘 지내는 척, 완벽한 척, 온갖 애를 다 쓰지만, 결국 불안과 서툰 부분을 숨기기 위한 사투일 뿐이다. 결국 도로시아가 솔직한 마음을 내보이자 제이미와 더 가까워질 수 있었던 것처럼, 우리는 부족한 점을 상대방과 공유해야 그 사람과 유대감을 더욱 쌓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이 모든 게 경쟁사회가 만든 폐해 같기도 하다.    


  


영화 <우리의 20세기> 명대사     



“슬프고 외로우면서 왜 맨날 괜찮대?”     



제이미가 도로시아에게 내뱉은 말이다. 도로시아는 아들의 말을 듣고 적잖이 당황한다. 뜨끔한 것이다. 이 대사를 듣고 정곡을 찔린 사람이 많을 것이다.      



“네 인생을 어떤 식으로 예상하건 간에

절대 마음처럼 흘러가지 않아”     



영화 대사처럼 정말 예상대로 흘러가는 건 하나도 없다.    


 


여혐 논란이 일기도 했던 영화 <우리의 20세기>  


   

영화 <우리의 20세기>가 우리나라로 들어오면서, 한때 여성혐오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 이유는 바로 영화 제목 때문인데, 한국어로 의역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 영화의 영어 제목은 <20th Century Women>이다. 그러나 한국에서 개봉된 제목은 <우리의 20세기>로, 즉 ‘20세기 여성’이라는 제목 대신 ‘우리’라는 말로 바꾸면서 배급사가 여성에 대한 혐오감이 있는 것이 아니냐, 하는 의혹이 일었다. 그러나 해당 배급사는, 출연하는 인물이 여성만 있는 것이 아니고, 제이미나 윌리엄 같은 그 시대 남성도 있기 때문에, 여성에 국한시키기보단 ‘우리’라는 단어로 아우르고 싶은 뜻에서 그렇게 했다고 밝혔다.      




다코타 패닝의 동생 옐르 패닝     



어쩐지 닮았다 했더니, 국내에도 유명한 다코타 패닝의 친동생이라고 한다. 옐르 패닝은 1998년 생으로 이제 스무 살(미국 나이)이다. 앞으로 그녀의 행보가 기대되었다.      




아직 영화 <우리의 20세기>를 보지 못한 이들에게     



마이크 밀스 감독의 연출은 몽환적이기까지 하다. 현재와 과거를 오가면서, 곳곳에 나래이션이 등장하는 등 연출에 번잡함을 주는 요인이 꽤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감독은 그러한 느낌을 전혀 주지 않게끔 완벽한 연출을 선보였다.      



영화 <우리의 20세기>는 재미보다 공감·감성 코드에 더욱 중점을 둔 영화다. 우리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주었다. 이러한 방식이 누군가를 불편하게 만들 수도 있겠지만, 나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려 애쓴 노력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사람 냄새가 그리운 사람이라면, 영화 <우리의 20세기>로 그 갈증을 덜어도 좋을 것 같다. 영화 <우리의 20세기>는 분명 곁을 지키는 소중한 사람의 의미와 가치를 재확인 시켜줄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영화 <우리의 20세기>의 골때리는 리뷰였습니다. 



2018.01.03.

작가 정용하

# 사진 출처 - 네이버 스틸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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