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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정용하 Mar 05. 2018

미투운동’에 대하는
언론인의 바람직한 자세

영화 <스포트라이트>




영화 <스포트라이트>에 나타난 ‘미투운동’에 대하는 언론인의 바람직한 자세     





영화를 보고 미투운동이 떠오른 건 나뿐일까. 권력형 성범죄라는 점에서 영화는 최근 전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미투운동과 어느 정도 닮아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고 권력기관 검찰 내부에서 터져 나온 용기 있는 고백 이후로 연극계, 영화계, 문학계, 체육계 할 것 없이 그간 곪아 있던 성추문이 하루 멀다 하고 쏟아지는 형국이다.      





영화 <스포트라이트>는 언론기관이 이런 일련의 사회적 운동을 대하는 데 있어 언론인으로서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하는지 교과서적인 답을 담고 있다. 그런 점에서 언론인들에게 굉장히 유의미한 영화로 보여진다.      





그러나 영화와 우리나라 현실의 간극은 상당했다. 일단 시발점의 주체에서 차이가 있었다. 영화에서는 모두가 쉬쉬 하고 덮으려고 하는 천주교의 오래된 악행을 언론기관이 직접 파헤치고 공개적으로 폭로했던 반면, 현실에서는 상대적 약체인 개인이 직접 용기 있는 행동으로 나서면서 미투운동의 붐을 일으켰다.      





이 점에서 볼 수 있듯, 어쩌면 그동안 우리나라의 언론기관은 언론인으로서 가져야 할 소신보다도 권력의 입을 우선했는지 모른다. 최근 기사를 봐도, 단순히 조회수만 올리기 위한 목적으로 보이는 찌라시 성 가십거리 기사들이 판을 쳤다. 숭고했던 ‘기자정신’은 이제 옛말에 불과했다. 최근 언론인들에게 쏟아지는 비난의 주요 골자 또한 바로 이러한 것이었다.     





우리가 언론인에게 기대하는 바는 무엇일까. 그것은 언론기관이 하나의 독립적인 기관으로서 권력에 휘둘리지 않고 소신 있게 행동하는 정신이 아닐까. 물론 현실적인 제약과 한계가 분명 존재한다는 점도 무시하지 못한다. 그러나 언제까지 현실을 운운하다간 언론기관에 대한 국민적 신뢰는 이대로 바닥에 떨어져 영영 회생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영화 <스포트라이트>는 어떤 영화인가  




   

영화 <스포트라이트>는 신임 편집국장 마티 배런(리브 슈라이버)이 보스턴 글로브로 부임해오면서 시작했다. 보스턴 글로부의 기자들이 대부분 보스턴 출신인 반면, 그는 타 지역 출신이었다. 신임답게 열정 가득하고 언론인으로서 소신이 충만했던 그는, 오자마자 미첼 가라베디안(스탠리 투치) 변호사가 쓴 칼럼을 읽는다. 칼럼은 로 추기경이 거갠 신부의 아동성추행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아무런 조취를 취하지 않았다고 비난하는 내용이었다. 바론 국장은 그 진위여부에 관해 보스턴 글로브가 따로 취재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스포트라이트’팀에 그 취재를 지시했다.      





스포트라이트 팀원들은 성추행 피해자를 만나보고 과거 기사들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사건을 파헤치면 칠수록 아동성추행에 가담한 신부의 수는 상상을 초월한다는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났다. 그러나 많은 피해자들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권력을 등에 업은 가톨릭 교단은 은폐를 시도하는데.   




   

스포트라이트 팀은 하나의 폭로성 기사보다는 시스템을 뒤흔들만한 한방을 준비했다. 과연 그들의 프로젝트는 성공할 수 있을까.      








영화 속 명대사     








배런: 우린 어둠 속에서 넘어지며 살아가요. 갑자기 불을 켜면 탓할 것들이 너무 많이 보이죠.   





  






개리버디언: 아이를 키우는 것도 마을 전체의 책임이고, 학대하는 것도 마을 전체의 책임이에요.     












배런: 언론이 제 기능을 수행하려면 독립적이어야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마이크: 그들은 알면서 이런 일이 생기게 놔뒀어요. 당신의 아이가 당할 수도 있었고, 내 아이가 당할 수도 있었고, 누구든 당할 수 있었어요!     









모든 것이 실화인 영화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져 놀라움을 더했다. 당시 2001년 9·11 테러 사태가 발생한 직후에 가톨릭 교단 성추행 취재를 중단하라는 압박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굴하지 않고 취재를 이어나갔다. 스포트라이트 팀의 노력 덕분에 결국 신부들의 만행은 2002년 대대적으로 보도가 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영화 <스포트라이트>는 2016년, 제 88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을 수상했다. 당시 후보에는, ‘매드맥스:분노의 도로’, ‘레버넌트:죽음에서 돌아온 자’, ‘마션’, ‘브루클린’ 등 8개 작품이 노미네이트에 올랐다. 쟁쟁한 후보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을 거머쥐면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같은 시상식에서 각본상도 수상했다.      








화려한 출연진     





영화의 출연진은 그 예산이 걱정될 정도로 화려했다. <어벤져스>, <비긴어게인> 등에서 뛰어난 연기력을 인정받은 마크 러팔로를 비롯해, 더 이상의 수식어가 필요 없는 레이첼 맥아담스, <버드맨>, <스파이더맨:홈커밍> 등에 출연하며 우리에게 이미 친숙한 마이클 키튼 등이 영화에 출연했다. 특히 <노트북>, <어바웃타임> 등에서 사랑스러운 역할을 도맡은 레이첼 맥아담스의 출연이 반가웠다.      








아직 영화 <스포트라이트>를 보지 못한 분들에게    




 

영화는 영화 <미스 슬로운>만큼 긴박하고 스릴 넘쳤다.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영화였다. 특히 최근 사회적 이슈와 결을 같이 하는 영화여서 더욱 관심이 갔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큰 액션 없이 인물들의 대화로만 이끌어가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영화는 시간이 가면 갈수록 그 결말에 대한 궁금증을 키워갔다.      





영화의 결말은 실화인 만큼 매끄럽고 적절했다. 특히 성추행 피해자들의 제보가 빗발치는 장면으로 끝낸 건 신의 한수였다. 그만큼 내가 받은 타격도 상당했다. 권력 기관에서 책임 있는 행동을 했을 때 미치는 사회적 영향이 압도적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우리는 이미 그것을 현실에서 두 눈으로 확인 중이다. 검찰이라는 국가 최고의 권력기관에서 용기 있는 고백이 나오자 그 뒤따르는 피해자들의 고백. 영화에서처럼, 그것이 가해자들에 대한 적절한 처벌과 사회적 변화로 이어지기를 바랄 뿐이다.     





영화 <스포트라이트>는 굉장히 유의미한 영화다. 꼭 보기를 추천하는 바다.     





# 지금까지 영화 <스포트라이트>의 골때리는 리뷰였습니다 






2018.03.05.

작가 정용하

# 사진 출처 - 네이버 스틸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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