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레디 플레이어 원> 후기, 스티븐 스필버그 영화는 실망시키지 않는다
결코 유치하지 않다
게임 속을 누비며 전투를 하고, 아이템을 얻고, 돈을 획득하는 가상현실의 이야기란 것만 들었을 땐 그저 유치하고 어린 애들 영화를 연상케 했다. 결말이 뻔한 그런 흔한 블록버스터 영화는 차고 넘쳐났다. 그러나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은 예상과 달리 결코 유치하지 않았다. 오히려 영화의 접근 방식이 너무 진중하고 현실적이어서 놀랐다. 영화는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에 갈증을 느끼는지 너무 잘 알고 있었다. 가상현실 오아시스(OASIS)는 진정한 자유가 보장되는 공간이었다.
황금주말을 나름대로 보람 있게 보내기 위해 급하게 영화 한 편을 골랐다. 그러다 생소한 영화 제목, <레디 플레이어 원>이 예매율 순위 1위에 올라 있는 걸 발견했다. 레디 플레이어 원? 영화를 뒤져보기 전까지 나는 이 영화에 대한 개봉 소식을 전혀 접하지 못했다. 별 기대 없이 <레디 플레이어 원> 예고편을 보는데, ‘어, 뭐지. 좀 새롭네.’란 생각이 처음 들었다. 그러고 나서 연출 감독의 이름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스.티.븐. 스.필.버.그.’. 그의 이름만으로 영화에 대한 모든 설명이 가능했다. 나는 그의 이름을 보자마자 바로 영화를 예매했다. 내가 <레디 플레이어 원>을 보게 된 이유는 간단하다. 영화계 거장 스티븐 스틸버그 감독이 이 영화의 연출을 맡았기 때문.
현실은 루저, 가상현실에선 최고의 영웅
진짜현실은 시궁창 같은데 가상현실에서는 누구나 영웅이 될 수 있고, 상상하는 대로 모든 것이 이루어진다. 그 누구도 나의 진짜 모습을 궁금해 하지 않고, 닉네임만으로 가상현실을 활보할 수 있다. 누구나 다 화려하고, 멋있기에 외면은 그저 한낱 외면이 된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진짜현실보다 가상현실에서 원만한 인간관계가 가능하다. 굳이 외모를 따질 필요도, 성별과 나이를 고집할 필요도 없다. 가상현실 오아시스(OASIS)에서는 누구나 다 평등하다. 그런 면에서 <레디 플레이어 원>은 자유롭고자 하는 사람들의 욕구를 적절하게 반영한 영화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가상현실은 미래에 충분히 현실로 마주할 가능성이 크다.
스티븐 스필버그 영화는 실망시키지 않는다
영화계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또 다시 일을 냈다. 하긴 그간의 영화를 보면 이런 표현이 새삼스럽다. 1993년의 ‘쥬라기 공원’, 1982년의 ‘E.T’, 1975년의 ‘죠스’, 2005년의 ‘우주전쟁’ 등 흥행에 성공한 그의 영화는 셀 수 없이 넘쳐난다. 그의 이름이 곧 ‘영화’고, ‘브랜드’였다.
<레디 플레이어 원>을 보고 나서 딱 드는 느낌은, 역시 ‘스티븐 스필버그 영화는 실망시키지 않는다’였다. 그의 상상력과 영화로 구현해내는 연출력은 가히 세계 최고의 권위다웠다. 영화를 보는 내내 나 또한 주인공 ‘웨이드 와츠(타이 쉐리던)’를 따라 가상현실을 누빈 것처럼 가슴이 벅차고 숨이 차올랐다. 어떻게 이런 상상을 할 수 있지. 그의 믿기지 않는 상상력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아직 <레디 플레이어 원>을 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개인적으로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를 보지 않는 편이다. 화려한 규모에 비해 스토리가 턱없이 부실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블 시리즈는 본다. 마블의 디테일한 세계관이 마음에 들고 사람을 빠져들게 만들 줄 알기 때문이다.
솔직히 <레디 플레이어 원>의 스토리도 그다지 섬세하진 않다. 단순한 편이다. 그러나 영화는 그것을 상회하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마블의 매력, 또는 영화 <아바타>의 매력과 결을 같이 한다. 이는 역시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볼만하다. 영화 <아바타>가 떠오른다. <레디 플레이어 원>이 국내에서 어느 지점까지 흥행에 성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그래도 관객 500만은 거뜬히 넘지 않을까.
# 지금까지 <레디 플레이어 원>의 골때리는 리뷰였습니다
2018.03.31.
작가 정용하
# 사진 출처 - 네이버 스틸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