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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정용하 Apr 07. 2018

<레볼루셔너리 로드>
타이타닉 생존버전?

영화리뷰




영화 <레볼루셔너리 로드> ‘타이타닉’ 생존버전 혹은 ‘라라랜드’ 결혼버전 




 

전세계 영화사의 대명작 ‘타이타닉’이 세상 앞에 모습을 드러낸 지도 벌써 20년의 세월이 흘렀다. 명작은 역시 트렌드가 변해도 여전한 재미를 뽐냈다. 최근 재개봉을 맞이한 ‘타이타닉’이 그간 향수에 젖어 있던 많은 관객들을 불러 모았다는 후문이다.      





‘타이타닉’이 영화사에 이토록 큰 획을 그을 수 있었던 데는 역시 영화의 두 주인공,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케이트 윈슬렛의 존재감에 있었다. 개봉했을 당시, 이제 막 21살, 20살에 불과했던 디카프리오와 케이트 윈슬렛. 그들이 뿜어냈던 생기로움과 감동은 ‘타이타닉’과 함께 성장했던 ‘8090세대’라면 누구든 가슴 한 편에 진한 자국으로 남아 있다. 그런 그들이 어느새 40대 중반의 기품 있는 배우가 되었다니, 시간의 속도가 새삼 놀라울 뿐이다. 그들과 함께 컸던 우리도 현재 나이를 빠르게 먹어가고 있다.     









영화 <레볼루셔너리 로드>는 ‘타이타닉’의 ‘생존버전’이라 할 수 있다. 2009년 국내 개봉한 <레볼루셔너리 로드>는 ‘타이타닉’의 두 주인공,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케이트 윈슬렛이 출연한다는 소식만으로 큰 화제를 불러 모았었다. 특히 ‘타이타닉’ 향수에 젖어 있던 사람들이라면 크게 반길 만한 소식이었다. 당시 두 배우는 30대 중반으로 여전한 외모를 뽐내고 있었다.      





그들이 타이타닉 호에서 극적으로 생존했다고 하더라도, 그들의 결혼 생활은 순탄할 수 없는 운명을 타고 났던 것일까. 뭐랄까, 따지고 보면 그들의 결혼 생활이 난관에 부딪힐 만한 외적 요인은 단 하나도 없었다. 남편의 안정적인 직장, 한적하고 편안한 집, 그리고 사랑스런 두 아이. 누구나 아름다운 가정의 이상으로 꿈꿀 만한 조건들이다. 그러나 프랭크(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에이프릴(케이트 윈슬렛)은 그 모든 조건들을 갖췄음에도 우울하고 힘든 결혼 생활을 이어나갔는데.     





여기서 누가 옳고, 누가 잘못된 행동을 했는지, 판단하는 일은 접어두자. 그만큼 쓸 데 없는 일은 없다. 그들의 결혼 생활이 순탄하지 않았던 요인은 그들만이 아는 거고, 나름대로 사정이 다 있는 것이다. 영화를 보며 심판자가 되는 일은 피하도록 하자.     





혹자는 결혼 생활을 너무 비관적으로 그려 놓은 거 아니냐고 꼬집을 수도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럴 리 없다며 영화의 내용을 반박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영화를 본 이들이 그저 주인공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데에만 감정을 온전히 쏟았으면 좋겠다. 불필요한 판단과 반박은 넣어두고, 그들이 왜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는지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기를 바란다.     









답은 없다. 영화를 보고 불편하고 찝찝한 감정만 무겁게 가라앉았지만, 무엇 때문에 그런지 알 수 없었다. 두 부부에게 좀 더 나은 방법을 찾을 수 없었냐고 꼬집어보고도 싶지만, 프랭크와 에이프릴, 그들의 마음이 충분히 이해 돼 입을 다물게 되었다. 인생이란 그토록 답이 없고, 사랑이란 그토록 어렵다.      





한편, 영화 <레볼루셔너리 로드>는 ‘라라랜드’의 ‘결혼버전’이 생각나기도 했다. 꿈과 사랑의 갈림길에서 방황하는 ‘라라랜드’의 두 주인공 세바스찬(라이언 고슬링)과 미아(엠마 스톤). 그들이 만약 사랑을 택해 결혼에 성공했더라면 결국 이러한 결말로 흘렀을까. ‘라라랜드’의 미아는 <레볼루셔너리 로드>의 에이프릴처럼 꿈 많고 도전적인 여성이었기에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결혼은 안정이자 동시에 희생이다. 안정과 희생은 어딘가 모르게 정반대의 느낌을 주지만, 전부 결혼으로 얻어지는 결과물이다. 원래 현실적이고 안정적인 사람이라면 모르겠지만, 꿈이 큰 사람이라면 상대적으로 그 희생의 크기를 매우 크게 받아들이기 마련이다. 바로 에이프릴이 그랬을 것이다.     








아, 너무 어렵다. 내게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지만 생각만으로 머리가 지끈 아파온다. 도대체 우리는 왜 결혼을 하는 걸까. 꿈을 위해 자신을 희생해야 한다면 나 같아도 슬플 것 같다. 현실이 주는 평안함과 그로 인해 얻어지는 인생의 지루함은 같은 듯 다르다.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는 결국 자신에게 달렸단 말인가.     





영화 <레볼루셔너리 로드>는 내게 너무 어려운 과제를 주었다. 엉킬 대로 엉킨 실타래의 실마리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어쨌든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라 조금의 위안을 삼아본다.     








<레볼루셔너리 로드>는 제 66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4개 부문, 제 81회 아카데미 시상식 3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될 만큼 작품성은 의심하지 않아도 된다. 프랭크와 에이프릴이 펼쳐 놓는 깊은 애환에 오로지 빠질 수 있는 영화다.     





<레볼루셔너리 로드>를 아직 보지 못했다면, 올 봄 주말을 이용해 한 번쯤 보기를 바란다. 무엇보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케이트 윈슬렛의 뛰어난 연기력에 흠뻑 빠질 수 있다.     





# 지금까지 영화 <레볼루셔너리 로드>의 골때리는 리뷰였습니다    




      


2018.04.07.

작가 정용하

# 사진 출처 - 네이버 스틸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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