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 <달을 닮은 너에게> 좋은 시집 하나 추천해드릴게요
1.
미사여구 많은 긴 글보다 솔직하고 담백한 짧은 글에 더 마음이 간다. 에둘러 말하는 것보다 직접적으로 마음을 표현하는 게 더 좋다. 시는 내게 그렇다. 요즘 시집에 관심이 많다. 쓰는 글도 긴 글보단 시를 더 잘 쓰고 싶다. 그러다가 <달을 닮은 너에게>를 만났다.
2.
<달을 닮은 너에게>는 솔로보다 커플에게 더 맞는 시집이다. 또는 과거 아련한 사랑의 기억이 있다면 책에 담겨 있는 시들이 가슴을 콕콕 찌를지도 모른다. 다만 나는 그런 아련한 기억이 없기에 몰입하기 어려운 점도 있었다.
3. 역시 좋은 시집을 소개하는 데는 책에 수록돼 있는 좋은 시를 꺼내 놓으면 된다. 긴 말이 필요 없다.
좋은 시 소개
이해해 줄 사람을 찾는 것이 아니다.
그저, 알고도 옆자리를 지켜줄 사람이면 된다.
상처를 이해 받으려다 상처를 받다 보면,
가지고 있던 기대마저 무뎌지게 된다.
이해
둘의 사이가 여백이 아닌 공백이 되고
익숙하던 침묵에선 사랑 대신 불안이 흐를 때
예보
하루는 날 보던 네가 웃었다.
이유를 물을 새도 없이, 그 모습이 예뻐
나의 얼굴에 네 미소를 옮겨 담고 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마주 앉아 한참을 웃었다.
미소
처음부터 잘 맞는 사람은 없다.
다만 맞추어 가고 싶은 사람을 찾을 뿐이다.
관계의 시작
일주일에 하루쯤 늦게 일어나도
사랑 어린 웃음으로 하루를 열어 주는.
이것저것 정하고 나와선
저녁을 먹었으니 영화를 볼까.
술을 한 잔 하는 것도 괜찮겠다.
그렇게 걷다가도 마이크 하나뿐인
작은 길거리 공연에 넋을 놓고
걸음을 멈추어 그 자리에 앉는.
그렇게 시간을 다 보내고
밤이 깊어 돌아오면서도
오늘 더 즐거웠다 말하는.
저무는 밤을 아쉬워하지 않고
머무는 곁을 걱정하지 않는.
그런 연애가 필요한 거라니까.
그러니까 사랑 말이야.
그런 연애
아직 <달을 닮은 너에게>를 읽지 못한 사람들에게
요즘 시집에 더욱 마음이 간다. 시집을 읽다 보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휴식이 된다. 시를 읽는 것을 즐겨하는 사람이라면 <달을 닮은 너에게>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것이다.
시집을 사는 것에 돈을 아까워하는 사람이 꽤 많다. 그러나 그럴 필요 없다.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는 값으로 그만하면 괜찮다.
앞으로 좋은 시집을 소개해 드리는 기회를 자주 만들도록 하겠다.
# 지금까지 좋은 시집 <달을 닮은 너에게> 리뷰였습니다
2018.04.01.
작가 정용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