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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정용하 May 06. 2018

<소공녀>
잘 사는 게 뭐고 행복한 게 뭘까

영화리뷰


<소공녀> 잘 사는 게 뭐고 행복한 게 뭘까     


잘 사는 게 뭐고 행복한 게 뭘까. 그에 관해 우린 저마다 이상적인 그림을 적어도 하나씩 갖고 있다. 누구는 돈 많은 삶을 그릴 테고, 다른 누구는 소중한 사람과 함께하는 삶을 그릴 테다. 누구는 멋지고 예쁜 사람과 좋은 집에 사는 삶을 그릴 테고, 다른 누구는 명예로운 삶을 그릴 테다. 그런데 그게 진정 행복한 삶을 의미하는 걸까. 돈, 소중한 사람, 안정된 직장만 갖춰지면 정말 행복다고 말할 수 있는 걸까. <소공녀>는 우리에게 퀴즈를 던졌다.      






집도 없고 번번한 직장도 없는 미소(이솜)는 담배와 위스키, 남자친구 한솔(안재홍)만 있으면 행복하다고 했다. 그녀는 담배와 위스키를 위해 집도 과감하게 포기했다. 수중에 갖고 있는 돈도 없으면서 결코 그것들을 포기하지 않았다. 누가 뭐라 한들 그녀는 행복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할까. 우리에게도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소중한 무언가’가 혹 있을까. <소공녀>는 우리에게 많은 고민을 안겨다 주었다.     






우리는 욕심이 너무 많은 것 같다. 안정된 직장을 바라면서, 돈을 많이 벌고 싶어 한다. 타인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면서, 자기만의 삶을 살고 싶어 한다. 자신한테만 착하면서, 반반한 외모의 소유자를 만나고 싶어 한다. 자신도 스스로에 대해 잘 알지 못하면서, 남들은 자기를 알아주길 바란다. 따지고 보면 이 얼마나 모순 덩어리들인가. 모든 것을 얻을 수 없다는 걸 잘 알면서도, 모든 걸 얻고 싶어 한다. 그것이 인간의 본성임을 나는 잘 알지만, 한편으로 불행의 시작이 될 수 있다.      






모든 것을 얻을 수 없을 뿐 아니라 번번한 직장조차 사치인 불안정한 시대에, 우리가 잘 살고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미소는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우리에게 훌륭한 대안을 제시했다. 바로, 포기할 건 포기하고, 포기할 수 없는 건 절대 포기하지 않는 것. 안정보다 돈이 우선이라면 안정적인 직장은 과감히 포기해야 하고, 자기만의 삶을 살고 싶다면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 미소가 그랬다. 그녀는 누가 뭐라 한들, 자신의 삶을 살았고, 자기한테 맞는 삶이 무엇인지 스스로 잘 알고 있었다.      






루저라고 해서 정말 루저로 살 필요는 없다. 가난한 사람에게도 낭만은 있고, 실패한 사람에게도 나름의 스타일은 있다. 물론 <소공녀>의 미소를 즉각 현실로 반영하기엔 다소 비현실적인 요소가 포함돼 있지만 그녀가 우리에게 던진 메시지의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 저성장시대의 ‘2030 세대’들에겐 <소공녀>가 힐링이자 길이 되는 영화다.      





자신만의 삶을 사는 사람은 건강하다. 자신에 대해 잘 알기 때문에, 반대로 타인의 이야기에 귀 기울일 줄 안다. 미소는 자신의 처지도 한없이 딱하면서, 친구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가슴 깊이 공감했다. 누가 봐도 위로를 받아야 할 대상은 그녀였지만, 그녀는 오히려 친구들을 위로했다. 그녀는 누군가에게 위로 받을 필요가 없던 거였다. 담배와 위스키, 한솔만 있다면 그녀는 행복했기 때문에. 그럼 나에게는, 그것이 무엇일까.     






<소공녀>는 놀라운 영화다. 영화를 보고 나면, 머리가 저절로 멍해진다. 잘 사는 게 뭐고 행복한 게 뭔지 고민이 겹겹이 쌓인다. 더할 나위 없이 힘든 삶을 살면서 ‘미소’를 잃지 않는 그녀가 한없이 존경스러워진다. 그리고 스스로를 응원하게 된다. 그래, 블로그와 글만 있으면 나는 ‘미소’를 잃지 않을 수 있어. 자기만의 인생을 살아보자. 파이팅, 나의 인생.      






<소공녀> 속 명대사     





미소: 나는 갈 데가 없는 게 아니라 여행 중인 거야.     






미소: 오빠 나 떠돌아다닌다고 너무 막말 하는 거 아냐? 내가 무슨 물건이야? 집이 없어도 생각과 취향은 있어.      






미소: 사람답게 사는 게 뭔데?     






미소: 나는 담배, 위스키, 그리고 한솔이 너. 그게 내 유일한 안식처야.    



  



<소공녀>를 아직 못 본 사람들에게   


   

<소공녀>는 여운이 많이 남는 영화다. 특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남녀에게 힐링이 되는 영화다. 불확실한 미래에 힘들어하는 우리들이 꼭 한 번씩 봤으면 하는 영화다. 또 하나의 인생영화를 하나 건졌다. <소공녀>를 아직 못 본 사람들에게도 꼭 권하는 영화다.      




# 지금까지 <소공녀>의 골때리는 리뷰였습니다




2018.05.06.

작가 정용하

# 사진 출처 - 네이버 스틸이미지 &영화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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