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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정용하 May 20. 2018

<신과 함께 - 죄와 벌>
이 영화가 1400만이라고?

영화리뷰



<신과 함께 - 죄와 벌> 이 영화가 1400만이라고?   


  

2017년 최고의 흥행작, <신과 함께 - 죄와 벌>을 드디어 봤다. 사실 이런 장르의 영화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드디어’란 표현은 어울리지 않았다. 연말부터 연초까지 이어진 흥행과 입소문에도 나는 끄떡하지 않았다. 마음이 당기지 않는 영화는 굳이 영화관을 찾지 않는다는 나의 고집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한국형 ‘판타지’물에 확신이 없었다. ‘MCU’ 같은 소수의 영화를 제외하곤 블록버스터 판타지 장르에 일가견이 있는 미국영화도 망하기 일쑤인데, 자금력과 기술력에 확실한 한계를 보이는 한국영화가 과연 판타지 장르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의구심이 일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흥행에 성공을 거뒀다. 그냥 성공이 아니라 1,400만이라는 역대 흥행순위 2위에 달하는 대업적을 거뒀다. 한데 나는 영화를 보고 나서 한 가지 의문을 버릴 수가 없었다. ‘아니, 이 영화가 어떻게 1,400만 명의 관객을 불러 모은 거지?’     







소재는 참 좋았다. 주호민 웹툰 작가의 원작을 보진 않았지만 ‘살인, 나태, 거짓, 불의, 배신, 폭력, 천륜, 7개의 지옥에서 7번의 재판을 무사히 통과해야만 환생할 수 있다’는 발상이 무척 신선하게 다가왔다. 게다가 그것을 구현해내는 기술력에 한 번 더 놀랐다. 생각보다 CG기술이 훌륭했다. 기대 수준이 원체 낮아서 그런지 그렇게 눈에 띄게 흠이 보이진 않았다. 전체적으로 매끄러웠다.      







그런데 동일한 의문이 계속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아니, 어떻게 1,400만이란 관객을 불러 모은 거지. 일단 영화의 스토리가 없다. 농아의 어머니와 고시 공부를 하는 동생, 가족밖에 모르는 소방관이란 설정은 너무나 뻔해 더 이상 붙일 말이 없을 정도다. 눈물을 쥐어짜는 뻔한 설정에 화가 솟구쳤다.(물론 나도 울었다) 아니, 스토리에 대한 고민이 너무 없었던 거 아냐? 일단 설정부터가 낙제점이다. 전형적인 신파극이었다. 아니, 대체 어떻게 1,400만이란 스코어를 달성할 수 있었던 거지. 개인적으로 영화관에서 보지 않았길 다행이다.     







1,400만 관객을 불러 모을 수 있었던 데는 전적으로 원작과 배우의 힘이 컸다. 특히 ‘천만배우’ 하정우와 ‘호감배우’ 차태현, 특별출연 이정재 등 흥행수표 배우들의 힘이 절대적이었다. 그리고 원작 ‘신과 함께’ 웹툰을 좋아했던 많은 사람들의 사랑이 모아진 덕택이었던 것 같다. 물론 그만큼 원작과 다른 부분에 있어 실망을 한 이들도 상당한 것 같지만. 그렇지 않고서야 이 영화의 흥행 이유를 설명할 길이 없다.      







또 다른 큰 아쉬움은, 차태현의 연기에 있다. 차태현이 연기를 못했다는 말이 아니라, 연기를 할 기회조차 부여받지 못한 느낌이다. 러닝타임 두 시간 내내 별다른 대사도 없이 슬프고 어벙한 표정만 일관되게 보여주었다. 영화 초반에 보여주었던 대사가 거의 유일할 정도였다. 차태현이란 배우를 무척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왜 이렇게밖에 영화에서 활용하지 못 했을까 큰 아쉬움이 남았다.      







<신과 함께>는 2부작으로 올 여름 개봉을 앞두고 있다. 과연 연이은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나와 같이 실망한 이들이 많을지, 그것이 관객 수로 드러날지, 개인적으로도 무척 궁금하다.      







<신과 함께 - 죄와 벌> 속 명대사     







수홍: 지나간 일에 새로운 눈물을 낭비하지 말자     







염라대왕: 이승의 모든 인간은 죄를 짓고 산다. 그리고 그들 중 아주 일부만이 진정한 용기를 내어 용서를 구하고, 그들 중 아주 극소수만이 진심으로 용서를 받는다.     






<신과 함께 - 죄와 벌>을 아직 못 본 사람들에게     




<신과 함께 - 죄와 벌>을 볼 사람들은 이미 봤을 것이다. 그래도 아직 못 봤다면, 올 여름 개봉하는 2편을 위해 미리 봐두는 게 좋겠다. ‘초능력자’나 ‘전우치’와 같은 한국형 판타지 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것이다. 그래도 영상미 하나는 괜찮으니 볼만 할 것이다.      



# 지금까지 <신과 함께 - 죄와 벌>의 골때리는 리뷰였습니다





2018.05.20.

작가 정용하

사진 출처 - 네이버 스틸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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