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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정용하 Jun 02. 2018

<레이디 버드>
가족에게 상처받아도 가족밖에 없죠

영화리뷰



<레이디 버드> 가족에게 상처받아도 가족밖에 없죠     



<레이디 버드> 안에는 기승전결 구조의 영화다운 스토리가 없다. 그냥 지구상 어디서 살아가는 평범한 가족의 일상을 담은 것처럼 잔잔하고 현실적이다. 표현이 서툰 나머지 본의 아니게 상처 주는 모습 또한 현실의 것과 너무 닮아 있다. 그렇다. 우리는 가족을 한없이 사랑하면서도 표현은 종종 그것과 달리한다. 어쩔 땐 남보다도 못하게 군다. 그런 점에서 인간은 참 미련한 동물 같다. 가장 소중한 존재인데도, 소중하게 대할 줄도 모르니.     







소중한 존재였단 사실은 꼭 그가 곁에 없어야 드러났다. 바보같이 꼭 곁에 없어야 그 소중함을 깨달았다. 있을 때 잘하란 말을 아무리 되새겨도 가까이 있으면 미운 짓만 골라서 하게 됐다. 왜 사소한 말이라도 그 소중함을 표현하지 못하는 걸까. 있을 때 잘해야 하는데 그게 참 어렵다. <레이디 버드>의 ‘레이디 버드’ 크리스틴(시얼샤 로넌)과 ‘어머니’ 매리언(로리 멧칼프)이 서로 아끼고 사랑한다는 사실을, 제 3자는 이렇게 잘 알겠는데, 왜 당사자는 항상 그 진심을 의심하게 되는 걸까.      







2016년 4월 개봉한 <브루클린>을 통해 이미 뛰어난 연기력을 선보인 바 있는 ‘시얼샤 로넌’은 이번 <레이디 버드>를 통해 배우로서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제 그녀만의 영역을 확실히 구축한 모습이었다. 고집 세고 자기 감정에 충실한 사춘기 소녀 역을 훌륭하게 소화해냈다. 나는 그녀의 연기에서 다른 사람에게서 볼 수 없는 그녀만의 ‘진심’을 느꼈다. 그리고 그 진심은 나에게 닿아 가슴 속 뜨거운 감동을 이끌어냈다. 앞으로 그녀의 행보가 기대가 된다. 빠른 시일 내 그녀는 세계적으로 이름을 날릴 게 분명했다.       







<레이디 버드>는 전형적인 ‘미국풍’ 잔잔한 영화다. 현실적인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면서 관객들에게 큰 감동과 의미를 주는, 그런 영화. 나는 <레이디 버드> 같은 영화가 좋다. 그 속엔 ‘현실’도 있고, ‘사람’도 있으니까. 타지에서의 고독을 적절히 그려낸 <브루클린>, 자신의 실수로 두 아이를 잃은 죄책감에 괴로워하는 남자가 그 아픔을 치유해가는 과정을 그린 <맨체스터 바이 더 씨>, 이상과 현실, 사랑과 현실의 간극을 적절히 그려낸 <레볼루셔너리 로드> 같은 영화도 그에 속했다.      







지난 4월 개봉한 <레이디 버드>는 현재 VOD를 통해 시청할 수 있다. 잘 알려지지 않아 보지 못했다면 이번 기회에 시청하길 바란다.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고, 불완전한 모습에 위로를 얻는 좋은 영화다. 이런 영화라면 얼마든지 환영이다. 잔잔하고 현실적인 성장영화 <레이디 버드>. 덕분에 좋은 힐링이 되었다.      







<레이디 버드> 속 명대사     







매리언(엄마): 난 네가 언제나 가능한 최고의 모습이길 바라.

크리스틴(레이디 버드): 이게 내 최고의 모습이면?     









<레이디 버드>를 아직 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잔잔한 성장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영화를 추천한다. 러닝타임도 90분으로 가볍게 볼만하다. 특히 국내외적으로 여배우 단독주연의 영화를 찾아보기 힘든 상황 속에서 충분히 의미 있는 영화다. ‘레이디 버드’ 주인공 시얼샤 로넌의 연기는 굉장히 무게감 있었고 당찼다. 이번 주 [골때리는영화]는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성장영화, <레이디 버드>다.      




# 지금까지 <레이디 버드> 영화리뷰였습니다




2018.06.02.

작가 정용하

# 사진 출처 - 네이버 스틸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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