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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정용하 Sep 13. 2018

영화 <서치> 후기:
이렇게도 영화가 될 수 있다니!



영화 <서치>의 기세가 무섭다. 지난 주말(7-9일) 동안 76만 명 관객을 동원하면서 누적관객수 173만 명(10일 오전 기준)을 돌파했다. 이 기세라면 200만 관객을 돌파하는 건 시간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영화 <서치>가 이토록 흥행할 것이라고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을 것이다. SNS를 통해 조금씩 입소문이 돌더니 지금과 같은 결과를 만들어냈다. 그래서 더욱 앞으로가 기대되는 작품이다. 역주행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가면 갈수록 탄력을 더욱 받는 상황인데, 과연 어디까지 올라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올해 ‘의외의 흥행 작품상’이 있다면 따 놓은 당상이었을 것이다.       



영화 <서치>는 지금껏 볼 수 없었던 완전히 새로운 방식의 영화다. 이렇게도 영화가 될 수 있구나, 하는 놀라움이 반드시 들 것이다. 쉽게 말해 영화의 모든 장면이 노트북 화면 안에서 이루어진다고 보면 되는데, 러닝타임 내내 노트북 화면 밖을 단 한 번도 벗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어떻게 이야기가 전개되겠냐고? 단연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자세한 건 극장에서 확인하기 바란다.     



영화 <서치>는 딸 마고(미셸 라)가 하루 밤 사이에 사라지자 아버지 데이빗(존 조)이 온라인 상으로만 딸의 행적을 찾아가는 영화다. 데이빗의 추리력은 웬만한 탐정보다 뛰어났다. 영화는 후반부로 갈수록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데, 한순간도 긴장을 떼어 놓을 수 없을 만큼 극도의 몰입도를 자랑하는 작품이다. 특히 영화 <서치>는 한국계 미국인 배우들이 출연하면서 화제를 모은 작품이기도 하다. 장담하건대, 모든 이가 재밌게 볼 수 있는 좋은 영화다. 극장에서 꼭 놓치지 말길 바란다. -2018년 8월 29일 개봉한 영화 <서치> 후기.   







# 한국계 미국인의 주연배우들.

존 조(데이빗 킴 역)- 올해 46살로 한국 이름은 조요한. 처음엔 중국계 미국인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한국계 미국인 배우이다. 그래서 더 반갑고 정감이 갔다. 알고 보니 할리우드에서도 유명한 아시아계 배우였다. 할리우드는 아직도 아시안들에게는 높은 벽이 존재하는 곳인데도 존 조는 꿋꿋이 살아남아 그곳에서 오랜 경력을 쌓았다. 화제작으로 리부트된 ‘스타트렉’ 시리즈의 술루 역, ‘해롤드와 쿠마’의 해롤드 역 등이 있다.     



조셉 리(피터 킴 역)-역시나 한국계 미국인 배우. 잘생긴 외모와 훤칠한 키가 돋보인다. 그는 미국TNT의 ‘리졸리앤 아일스(Rizzoli & Isles)를 통해 연기력을 입증 받은 바 있다. 또한 지난 5월 종영한 KBS 드라마 ’우리가 만난 기적‘에서도 출연하면서 한국 활동에 시동을 걸었다.      



사라 손(파멜라 킴 역)-짧은 출연에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그녀는 이색적인 이력을 갖고 있다. 지난 2007년 가희, 손담비와 함께 걸그룹 ‘에스블러쉬’를 결성, 미국에서 가수로 활동했던 것. 미국 빌보드 한 클럽 플레이 차트에서 2위에까지 오르는 등 그래도 나름의 성적을 낸 뮤지션이다. 그녀는 걸그룹 해체 이후 영화 ‘분노의 질주: 더 세븐’, 넷플릭스 드라마 ‘센스8’에 출연하면서 할리우드 배우의 길을 담담히 걷고 있다.     



미셸 라(마고 킴 역)-대학에서 생화학을 전공하면서 LA 하수도국 수질오염 방지 연구원이라는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는 그녀는 19세가 되던 해 망막색소변성증이라는 희귀병 진단을 받은 후 연구원을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배우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놀라운 건 극중에서 고등학생 연기를 한 그녀가 실제 나이 31살이라는 점. 굉장한 동안 배우였다.          





# <서치>가 감정을 전달하는 법.

사람은 상대방의 몸짓, 손짓, 표정, 시선, 자세 등을 보고 상대방의 감정을 파악한다. 단순히 글만 봐서는 상대방의 감정을 온전히 파악하기에 한계가 존재한다. 그래서 원활한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선 비언어적 표현 능력이 중요하다. 아무래도 글보다는 직접 눈으로 보는 것이 감정을 교류하기에 적합하다. 소설보단 영화가 관객들의 이해를 돕는 데 확실히 탁월하다.      



그런데 <서치>는 참 놀라웠다. 비언어적 표현이 제한되었는데도 배우들의 감정을 전달하는 데 아무 어려움이 없었다. 대부분이 말보다 채팅으로 소통을 나눴는데도 그들의 감정이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졌다. 어쭙잖게 이러한 방식을 영화 연출에 사용하였다간 망하는 길로 빠지기 십상이다. 한데 이 영화의 연출은 완벽했다. 우리의 시선은 자연스레 감독에게 향했다. 대체 감독이 누구길래.     



영화 <서치> 연출을 맡은 감독은 인도 출신의 아나쉬 차간티이다. 놀라운 점은 감독이 1991년생 만 27살밖에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전도유망한 감독은 구글 크리에이티브 랩 출신이라는 이색적인 이력도 갖고 있다. 그래서 이러한 새로운 방식의 영화를 만들 수 있지 않았나 싶다. 그만이 소화할 수 있는 영역이었다.     


     



# 우리는 서로를 너무 모른다!

극중에서 데이빗은 마고에 대해서 그동안 너무 몰랐던 것 같다며 자책한다. 사랑을 준다고 주었는데 마음처럼 되지 않아 괴로워한다. 그런데 자식이라고 해서, 가까운 사이라고 해서 꼭 그 사람에 대해 모든 것을 알 수 있을까. 답은 ‘no'다. 우리는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 해도 상대방에 대해 모든 것을 알 수 없다. 그 사람의 근황까지는 알 수 있어도 마음까지는 알기 어렵다. 내가 내 마음도 모르는데 상대방이 그걸 어찌 알까.     



그래도 타인에 대해 안다고 생각하는 것과 알려고 노력하는 것은 천지 차이다. 우리는 으레 가까운 사이일수록 상대방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한다. 사실상 따지고 보면 아는 게 쥐뿔도 없는데 그 믿음이 확신을 주고 있는 것이다. 이는 그 사람과 관계의 균열이 생길 수도 있는 위험한 생각이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그 사람과 시간을 함께 보내야 한다. 답은 시간이다. 상대방에 대해 역시 완전히 알 수는 없으나 시간을 함께 보내면 그래도 최대한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소중하다면 응당 그래야 한다.   


   

데이빗과 마고가 멀어진 것 또한 어찌 보면 파멜라를 잃은 뒤 함께하는 시간이 현저히 줄어들어서일지 모른다. 바쁘다는 핑계로 소중한 사람을 멀리 두지 않아야 한다. 소중한 사람은 항상 거기에 있을 것이라는 착각은 이제 버려야 한다. 소중할수록 나의 소중한 시간을 상대방에게 선물할 줄 알아야 한다.           





# 2018년도 명작 중 하나.

영화 <서치>를 꼭 보길 권유한다. <서치>는 2018년도 영화 중 손에 꼽히는 명작이다. 새로운 시도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극도의 긴장감으로 관람 후 온몸이 시원해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영화다.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여 끝까지 시선을 떼지 못하게 한다. 인물 간 관계에 대한 설명이 충분하여 영화를 이해하는 데 원활하다. 영화 <서치>를 아직 보지 못했다면 이번 주말을 이용해 보기를 권유한다.




2018.09.13.

작가 정용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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