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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정용하 Dec 01. 2018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 리뷰



먼저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부터 설명하려 한다. 나는 이 책을 올해 생일 선물로 받게 되었다. 맙소사 내가 책을 선물로 받다니. 내가 받았던 선물 중에 가장 감명 깊은 선물이다. 그것도 올해 고등학교 3학년인 친구에게 받았다. 10월이면 그 친구도 대입 준비하느라 한창 정신없었을 텐데, 고맙게도 나의 생일을 챙겨주었다. 그 마음이 너무 따듯해서 나는 이 책만 보면 흐뭇해진다. 내가 어떻게 책을 좋아하는 것을 알고는, 그것을 선물해주는 그 친구의 성의란. 어린 나이에 어떻게 그런 세심한 생각을 할 수 있는지, 새삼 나 자신을 반성하게 되었다. 나는 이제껏 그런 세심함을 가져본 적이 없다. 이번 일로 나는 어린 친구에게 많은 것을 배웠고, 지난날을 반성했다. 참고로 말하자면 대학교 전공이 청소년학인 덕에 몇 명의 십 대 친구들을 알고 지내고 있다. 이 친구도 내년이면 스무 살 성인이라니 시간의 빠르기에 새삼 놀란다.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가 서점에서 많이 팔리는 책 중 하나라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지도 사실 충분히 예상이 되었다. 책을 읽어 보니 역시 예상한 대로였다. 세상의 온갖 착한 말이 잔뜩 담겨져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나는 이제 이러한 글에 잘 감명 받지 않는다. 따듯함은 좋아하지만, 억지로 끌어내는 듯한 따듯함에는 이제 놀랄 만큼 덤덤하다. 이 책은 아쉽게도 그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2018년 3월 12일 출간한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 리뷰     


     



한편으로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에 위로받는 사람을 생각해봤다. 이 한 줄에 위로받을 만큼 외롭고 힘든 시간을 보내는 많은 사람들. 내가 사람들과의 접촉을 그리워하는 것과 큰 틀에서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세상이 각박해졌고 사람 간 호의가 실종됐다는 방증이겠지. 친하든 안 친하든 이제 순진하게 사람을 믿을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는 게 슬프게만 느껴진다. 그 사람이 나쁜 사람일 것 같아서가 아니라 친해질 수 없을 것 같아서. 사람들과 점점 가까워지지 못하겠다고 느낀 것이 오로지 나에게만 생기는 감정일까.     



예전에는 정해진 길이 있고, 죄다 그 길만 걸으니까 서로 쉽게 통할 수 있었다면, 이제는 저마다 다른 길이 있고 다른 생각을 하며 살아가고 있어 공감대가 줄어든 것 같다. 아니면 나만 세상과 자꾸 멀어지는 생각을 하는 것일 수도 있고.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를 읽으면서 내용보다 오히려 그 글이 나온 배경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몇몇 글은 충분히 와닿는다. 힘이 되는 글도 더러 있다. 이 책은 누구에게나 그럴 것이다. 실린 글이 전체가 위로되진 않지만 몇몇 글은 참 힘이 된다고. 그런 정도로라도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다면 이 책은 충분히 의미를 가진 책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게다가 책 읽을 시간이 없는 사람에겐 한 권의 책을 읽었다는 보람을 가져다주는 착한 책이 될 것이다.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라고 어떤 글이 담겨 있는지 실제로 보는 것이 나을 것이다. 여기에 내가 감명 받은 몇 편의 글을 공유해본다.           




#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 속 좋은 글귀.




나를 위하기 전에 나를 먼저 돌보세요.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사회를 위해 힘을 보태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그보다 먼저 나를 위해 살아가는 것이 더 중요해요.          



(내 생각) 이 세상에 나보다 중요한 존재는 없다. 나는 이 말이 이기적이란 단어로 표현되는 것에 반대한다. 봉사하는 사람도 결국 자신을 위해 하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다른 사람을 위함으로써 얻는 따듯함을 제 자신이 품으려는 거니까. 그렇다고 해서 그 행동이 선의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이기적인 행동이 되는 것도 결코 아니다. 타인을 위해 나를 곪게 만드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행동이 아니다. 내가 행복해야 한다.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선에선 나는 나의 행복만 추구해야 한다.           





부정적인 감정을 너무 자주 드러내지는 말아요.     


내가 부정적인 감정의 늪에 깊이 빠져 있을 때, 그 감정은 주변 사람에게도 전달된다고 합니다. 나의 부정적인 감정이 주변에 지나치게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도 타인을 배려하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내 생각) 직장을 다니면서 느낀 것이 모든 것이 자기관리더라. 단순히 업무 능력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이 자신의 감정을 컨트롤 할 수 있는 능력이더라. 싫은 소리를 들으면 그 순간 표정이 나빠질 수 있고, 화가 날 수도 있는 건데, 그 감정을 그와 상관없는 사람에게 전달하지 않는 것, 그리고 오래 가지고 가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하더라. 따지고 보면 비단 직장 생활뿐 아니라 모든 일상이 그렇더라.          





사랑은 받는 것이 아닌 하는 거예요.     


사랑에 대한 권리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줄 수 없는 거예요. 누구를 사랑하든, 사랑을 시작하는 사람도 끝내는 사람도 자기 자신이 되어야 해요.           



(내 생각) 지난 세월을 나는 사랑받기 위해 발버둥 쳤다. 내가 준 만큼 상대방이 주지 않으면 상처받았다. 그러나 그것이 얼마나 쓸데없는 행동이었는지 최근에야 깨달았다. 사랑은 받는 것이 아니다. 오로지 줄 수 있을 뿐이다. 그것을 깨달으니 몸에 차고 있던 모래주머니를 벗어던진 것 마냥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사랑은 주기만 하면 되었다. 주었을 때 생기는 그 따듯함만 내게 가져오면 되었다. 사랑받기 위해 발버둥 칠 필요가 없는 것이었다. 







2018.12.01.

작가 정용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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