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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정용하 Mar 23. 2019

[오늘의 책] 이원영 시집
<꽃인 너는, 꽃길만 걷자>

책소개


   

“나는 시집을 좋아하지만, 시집을 잘 읽지는 못한다. 그게 무슨 말인고 하니, 짧은 순간에 강렬한 느낌을 주는 글을 좋아하긴 하지만 대부분의 시는 읽히지 않게 쓰여 있다. 그래서 눈에 들어오지 않는 시는 몇 줄만 읽어보고 바로 포기하는 반면, 울림을 주는 시는 몇 날 며칠 품에 끼고서 틈날 때마다 꺼내 읽는다. 한데 이원영의 시집은 후자에 가까웠다. 너무 좋은 시가 많아 골라내기 힘들 정도였다. 조심스레 예측하건대, 그는 멀지 않은 미래에 많은 사랑을 받는 시인으로 거듭날 것 같다. 그만큼 그의 시는 놀라움과 감동을 줬다.” -2018년 8월 27일 출간한 이원영 시집 <꽃인 너는, 꽃길만 걷자> 추천사.  


        



① 이 책은 어떤 책?

# 열에 여덟은 좋은 시집.     



보통 한 권의 시집에서 서너 편이라도 마음을 울리는 시가 있다면 그 시집은 괜찮은 시집이라 평하곤 하거든요. 사실 모든 시가 좋을 수는 없잖아요. 이 시는 지금 내 상황과 딱 맞아서 공감이 가지만, 다른 시는 나와 영 다른 이야기를 해서 공감이 되지 않을 수도 있어요. 어찌 보면 그게 당연한 것이고요. 한데 이 시집은 열에 여덟은 좋아서 놀랐어요. 이 시가 무척 마음에 들었는데 페이지를 넘겼더니 또 좋은 시가 나오고, 그 뒤로도 계속 좋은 시가 나오는 거였어요. 모음집이 아니고서야 어떻게 이럴 수 있나 스스로 의아하기도 했는데, 그만큼 이원영이란 시인은 필력이 뛰어나고 감정이 풍부한 사람 같았어요. 멀지 않은 훗날에 이름을 날리는 시인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아무래도 남자가 써서 더욱 그 감정선을 이해하게 되는 거였을까요. 지금의 제 상황과, 또는 과거의 것과 유사한 부분이 많았어요. 그 지점을 굉장히 문학적으로 표현하고 있고요. 어떻게 이렇게 짧은 글 안에 많은 감정과 상황을 담을 수 있는 건지 읽으면서 계속 감탄했어요. 확실히 글에 천부적 재능이 있어 보이고요. 홍보만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유명한 시인이 될 것 같다는 예감이 드네요.      


    



② 책 정보

# 책소개, 저자소개, 주변 서평.     



-책소개

작가는 자칫 쉽게 지나칠 수 있는 하루하루를 세세히 관찰하며 기록했다. 가사를 연상시키는 시구들은 하나의 서사로 이루어지고, 작가의 시세계를 반복적으로 나타낸다. 이 시집을 통해 우리 모두는 위로가 필요한 존재라고 이야기한다. 연인과의 관계가 끝나는 순간이나 유독 버거운 하루 끝에도, 계절의 변화가 갑작스레 와 닿는 순간조차 위로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본인을 위로하기 위해 시를 쓰기 시작했지만, 더 많은 독자들과 위로를 공감하고 싶은 작가의 바람이 모든 시를 관통하고 있다.     



-저자소개

싱어송라이터 '원영'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글을 쓰고 강연도 함께 하고 있다. 독자, 청자들과 더 많은 소통을 하기 원한다.       



-주변 서평

“예쁜 시들, 위로가 되는 시들이 많아서 읽는 내내 행복했다. 꽤 많은 글을, 시를 읽었기 때문에 삶을 좀 더 알았기 때문에 더 이상 떨림도 설렘도 눈물도 나지 않을 것 같은데.. 그런데 꽁꽁 숨어있는 여린 속살 찾아 건드려서 떨리고 설레게하고 위로해준다.” -심의정님     



“시작 페이지에 '나의 시들이 당신의 지친 하루에 잠깐의 위로가 되었으면 합니다'라는 문구가 있는데 누군가를 위로해주는 말은 언제 들어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 같습니다. 

머릿속으로 이미지를 상상하며 시집을 읽는데 찡하는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버틴다는 것>이라는 시는 '어른'이라는 삶은 누군가에게 투정을 부리기도 힘들고 쉽게 울어서도 안 되고 무너져서도 안 되기에 버텨야 한다는 '어른'들의 삶을 나타내는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시를 읽어 내려가며 울컥하는 마음과 온화해지는 마음이 반복될 때쯤 어느덧 마지막 페이지에 다다랐습니다. 시집을 덮고 여운이 남아 잠시 눈을 감고 느꼈던 것 같습니다. 이원영 작가님의 제목부터 예쁜 시집 마음 편안히 읽은 것 같아 너무 좋았습니다.“ -지수님        


  


③ <꽃인 너는, 꽃길만 걷자> 속 좋은 시    


 



이별의 징후     


서로에게 위로가 필요한 밤이 있었다     


하지 말았어야 하는 말들은

너무 쉽게 입 밖으로 나와 우리의 감정을 해쳤고     


차마 하지 못한 말들은 입에서 맴돌다

생기를 잃고 미련이 된 채 바닥에 떨어졌다     


쓸데없는 순간에 부지런했고,

정작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순간에

우리는 너무도 게을렀다     


그것이 이별의 징후였을지 모른다          





그대 이름     


그대 이름 세 글자

아니 두 글자만 들어도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 순간     


낯선 이름이 된 그대를

아직 완전히 떠나보내지 못한

나의 못난 미련을 탓해본다     


무심한 바람맞은 갈대숲처럼

이 내려앉은 가슴은

그렇게 한참을 떨었다        


  



고마운 당신에게     


성숙하지 못한 나를 보듬은 건 결국

당신의 기나긴 보통의 날들     


너르지 못한 내 마음 쪼가리를 견뎌준

당신의 날들은 결코 고요하지 않았을 텐데   

  

스스로의 답답함이 극에 이를 때

감정을 토하는 것이 전부였던 내가     


미안함과 고마움을 한데 묶어

당신에게 고이 건넨다          





단상     


단상의 찌꺼기들이

어지러이 날아다니는 시간     


뭐라도 될까 싶어

끄적여보는 애씀이

허투루 되지 않기를   

  

적당히 진지하게 달려들지만

이어지지 않는 파편들     


답답한 마음에 들이켠 냉수로

머리만 시리다     


이런 날이 태반인데

오늘따라 유난이다     


핑계 삼아

창문이나 활짝 열고

남 사는 모양새 구경이나 한다   

  

가만 보면 

세상은 참 조용히 흘러간다

내 머릿속만 어지럽다          





버틴다는 것     


사실은 그렇다     


쌓여가는 이 슬픔의 깊이에 대해

그 누구도 관심이 없고,

혼자 떠안는 삶의 무게는 점점 무거워진다   

  

내 의지를 역행하는 세상은

눈물 한 방울 흘릴 틈도 내주지 않는다     


서럽다     


투정을 부리기에 너무 커버린 몸은

어떻게든 살아내야 하기에

어떤 날은 원하지 않는 술을

또 어떤 날은 듣기 싫은 소리를

한구석에 차곡차곡 담는다     


서럽지만

버텨야 한다     


하루는 찰나의 기쁨을 제물 삼아,

또 다른 하루는 스치는 눈물을 제물 삼아,

치열했던 오늘이 부정당하지 않도록       


   



이유     


내일이 오는 데는

이유가 없다     


내가 널 좋아하는데도

이유가 없다     


너는 내일이 되어

이유 없이 나에게 온다       


   



가끔     


여럿 모여 낄낄대며

시답잖은 농담이나 하던

그 시절이 그립다     


스산한 오늘의 현실이

짙어지면 짙어질수록     


끝이 없을 것 같던,

나와

너희와

그 웃음들이 그립다     


     



그런 날     


그런 날이 있다     


그나마 있던 의욕은 바닥을 찍으며

온몸의 힘은 쭉 빠진 채로

쭉쩡이처럼 널브러져 있는 날     


가려진 창 덕분에

낮과 밤의 모호한 지점에서

작은 내 방보다 더 작은 존재가 되어

하루를 소모해간다     


하찮아진 몸을 바닥에 뉘고

마지막 뜨거움은 언제였는지,

마치 다른 사람의 처음 듣는 이야기처럼

그 언젠가의 기억을 낯설게 떠올린다    

 

떠오는 기억들 위로

천천히 생기가 돋지만

이미 저물어가는 하루에

그 빛을 바랜다          





침묵     


내 마음만 알았다

어린 날의 나는 그러했다     


너의 상한 마음은

며칠이 지나도 이해할 수 없었다     


아쉬움 따윈 없었고

그 날들이 꽤 오래 갈 것이라 착각했다     


순식간에 지나 가버린 세월 뒤

이제야 나를 돌이켰을 땐

하얗게 말라버린 너의 상처들 앞에서

나는 할 수 있는 말이 없었다     


알았어야 했고

이해했어야 했고

보듬었어야 했다     


그 마음들을 저버렸던 지금의 나는

할 수 있는 것이

고작 한탄과 후회뿐이다     


     



그대에게 머무른 날이     


그대에게 머무른 날이

정확히 며칠이었을까     


그 날들 가운데

푸르른 날은 또 며칠이었을까     


흐리멍덩한 오후,

흐리멍덩한 하늘을 바라보다

문득 쓸데없는 궁금함이

머리에 떠오른다     


우리에게 주어진 날을

미리 알았다면

더 소중했을까    

 

더 쓸데없는 생각이

머리 위로 번진다     





그대의 탓이 아니다     


하루를 온전히 살아낸

그대의 슬픔은

당연한 것이 아니다     


고작 그게 최선이냐

핀잔을 듣는 것은

그대의 탓이 아니다    

 

기대가 크면 큰대로,

또 없으면 없는 대로

상처 주는 그들의 탓이지

상처받는 그대의 탓이 아니다     


숨 막히는 하루 속에

너른 숨을 쉬지 못하는 것도

그대의 탓이 아니다     


세상이 편히 숨 쉴 틈을 주는가 하면,

아니다

우리의 가쁜 호흡에도

값을 매기는 그들의 탓이다     


누군가의 위로가 절실한 밤을

오롯이 홀로 버티어내는 것도

그대의 탓이 아니다     


그대의 간절했던 낮과

혼자라서 섦고 분한 그대의 밤에

관심 갖지 않는 그들의 탓이기에  

   

심한 괴로움으로

자신을 갉아먹지 않기를   

  

그대의 열심이었던 오늘이 슬픈 것은

정말 그대의 탓이 아니다          





지금이 아니면    

 

지금이어야 한다   

  

당신의 감정은

솔직해지지 못한다

지금이 아니면     


놓치고 만다

그 순간에만 존재하는 즐거움을

혹은

그 순간에만 알 수 있는 누군가의 진심을     


미루고 미루다

무엇을 원했는지 알 수도 없게 되는 날

가장 먼저 하는 것이 후회라면,

지금이어야 한다          





무뎌져 간다     


이제 괜찮은 것 같다     


그대와 그대의 이름과

그대의 소식을 마주하는 것,

시간이 더 필요할 줄 알았는데     


결국 시간이 답이라는 뜻을

선뜻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선명하던 그대의 기억 위로

서서히 먼지가 쌓여가는 것을 보며

천천히 이해할 수 있었다     


그 날의 날 선 감정과

가시 돋친 채 쏟아낸 모든 말들은

모두 그렇게 서서히 무뎌져 간다      


    



울음     


속이 상하다 못해

다 타버린 숯덩이처럼

처참히 문드러지고 나면     


만물은 그저

너를 힘들게 하려고

존재하는 듯 보인다     


이런 만물에 치인 힒듬이

쌓이고 쌓인 터라

서러운 마음 온전히 가실 순 없었지만    

 

어제보다 단단해진 넌

쉽게 울지 않는다     


혹여 감정이 메마른 건 아닐까

얕은 걱정은 들어도     


울음 뒤에 찾아오는

시린 공허함을 알기에

쉬이 젖어 들지 않는 눈시울이 대견하다     


너에게 남은 울음을 빼앗으려

삶이 여러 갈래로 다시 매섭게 달려들어도     


단단해진 넌

쉽게 울음을 내주지 않는다     


상한 속을 홀로 달래며

오늘도 넌

울음을 고이 참아낸다        


  





④ 책 홍보 프로젝트

# 제가 직접 읽어보고 괜찮은 책만 소개합니다.     



물론 메일을 주시는 분들 모두 절실한 마음일 테지만 또 그렇다고 아무 책이나 이웃님들께 소개해 드릴 수는 없는 노릇이에요. 괜찮지 않은 책을 괜찮았다고 포장할 수는 없죠. 그건 저의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분들의 마음을 배신하는 일이기 때문이에요. 직접 읽어보고 괜찮은 책만 소개해 드려야 이웃님들도 도움 되는 정보를 얻어 가실 수 있고, 또 그래야 결과적으로 작가님들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에요. 저는 진심만을 전하겠다고 다시 한 번 약속드려요. 그것이 저의 사명과도 같아요. 자신의 괜찮은 책을 소개하고 싶다면 메일 주세요.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 참고하시면 됩니다.          







⑤ 이것이 궁금해요

# 인생 시가 있다면.     



본인의 인생 시가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하단 댓글 통해 공유 부탁드려요. 짧은 글이나 좌우명도 괜찮아요. 저는 품고 있는 인생 시 같은 건 없고 오래 간직해온 좌우명은 있어요. 앞으로도 이 친구와 계속 함께할 것 같네요. 공유해 드릴게요. 이웃님의 인생 시도 공유 부탁드려요.     



“사람은 자신의 미래를 결정짓지 못한다. 대신 습관을 만들면 그 습관이 미래를 대신 정해 준다.”          



# 본 포스팅은 작가님으로부터 도서지원을 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2019.03.23.

작가 정용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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