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놓으면 그대로 놓아지는 관계,
내가 애쓰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닌 게 되어버리는 관계,
내가 어떻게 해야만 진전이 있고 결론이 나는 관계,
이제 그런 관계, 지쳐서 못 유지하겠어요
지쳤어요
내 쪽에서 아무 노력도 안 한들
어차피 그들이 먼저 다가올 리도 없고,
달라질 건 아무것도 없겠지만,
이제 제가 먼저 애쓰는 일은 없을 것 같아요
그건 관계를 계산적으로 바라보겠다는 것도 아니고
골라 사귀겠단 것도 아니에요
그냥 지쳐서 그래요
왠지 모르겠는데, 심히 지쳐 있어요
저의 선택이 가끔
외롭고 쓸쓸한 감정을 주긴 하는데요
좋은 것도 많아요
좀 더 나에 대해 집중할 수 있고,
가끔 찾아주는 사람의 소중함을 더욱 느낄 수 있어요
돈도 많이 절약되고요
어차피 인간의 외로움은
누구를 만난다 해서 해소되는 것이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어요
그냥 그 존재를 인정하고
친구처럼 잘 지내야 하는 녀석이죠
다신 그것을 억지로 채우기 위해
마음을 다치면서까지 애쓰고 싶지 않아요
흘러가는 대로 주어지는 것에 만족할 생각이죠
또 모르죠
그러다 보면 나와 딱 맞는 사람을 만나게 될지
-19.0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