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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정용하 Jun 07. 2019

저는 그냥 그랬던
영화 <기생충> 리뷰

영화리뷰




“가장 완벽한 계획이 뭔지 알아? 무계획이야.” -영화 <기생충> 기택의 대사 중에서     



     

한 번은 꼭 볼 만한 가치가 있던 영화.

현대 계급사회를 표현한 영화.

하지만 그 메시지가 조금 벅찼던 영화.









① <기생충>은 어떤 영화?

# 현대 계급사회를 표현한 영화. 그 메시지가 조금 벅찼던.   


  

황금종려상에 빛나는 영화 <기생충>을 드디어 저도 보았네요. 요즘 하도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어서 기대에 찬 마음으로 보게 되었는데요. 일단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저는 그냥 그랬어요. 영화의 디테일은 충분히 훌륭했으나, 제가 받은 느낌은 그저 그랬어요. 무엇보다 생각할 거리가 너무 많아서 머리 아팠죠. 그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저는 머리 아픈 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면 모를까, 이것저것 메시지가 많으면 과부하가 걸려 힘들어요. 영화가 대충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려 했는지는 알겠는데, 그걸 하나하나 곱씹고 싶진 않았죠.     



생각거리를 던져주려 했던 건 좋아요. 저도 그런 영화를 좋아하긴 해요. 보고 나서 여운이 남는 영화. 이 영화도 그런 류의 영화긴 했는데, 좀 그 가짓수가 많다고 해야 할까요. 생각해야 될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어요. 그래서 과부하가 걸렸죠. 장면 하나하나에 다 의미를 가진 것 같은데, 그것이 무엇인지는 정확히 모르겠고, 별로 생각하고 싶지도 않았어요.     





결국 정도의 차이거든요. 메신저가 전하려는 메시지의 정도가 적절치 않으면,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쉽게 과부하가 생길 수 있어요. 그러면 그 메시지를 외면하는 결과가 생기죠. 제 입장에선 <기생충>이 좀 그러한 점이 있었다고 생각해요. 한데 그건 사람마다 다를 수 있을 거예요. 아무튼 어렴풋이 알겠어요. 영화가 인간의 계급사회를 표현하고 있고, 상하 계층 간에 서로 얼마나 어울리고 또 동시에 혐오하는지. 대충 그러한 메시지가 전달되긴 했어요. 머리가 좀 아프긴 하지만요.     



이 영화가 봉준호의 영화가 아니었다면, 황금종려상을 받지 못했다면, 이만큼 흥행할 수 있었을까요. 그 점에 대해선 의구심이 들어요. 제가 생각하기엔 그만큼의 흥행은 어려웠을 것 같아요. 영화가 좀 어려웠달까요. 백 퍼센트 소화하기엔 벅찬 감이 있었어요. 하나의 메시지를 확실하게 전달했다면 조금 다르지 않았을까 싶네요. 뭐, 그만큼 인간세계가 복잡하고 다양한 모습을 띤 것이긴 하지만요.   


  



적어도 영화를 연구하며 보고 싶진 않았어요. 있는 그대로 전해진다면 그것을 얼마든지 수용하고, 생각거리로 삼을 수 있겠지만, 그 가짓수가 좀 많아진다면 소화하기 어렵거든요. 그것을 완전히 수용하려면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계속 사유하며 한 장면 한 장면 곱씹어야 하는데, 그렇게까지 하고 싶진 않았어요.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지는 제 감상에 집중하고 싶었죠.     



그 감상이 최종적으론, '그저 그랬다'였어요. 저와 같은 느낌을 가진 분들이 또 있을까요. 같은 영화를 바라보는 시각이 다 제각각인 만큼, 재밌게 본 분도 있고 저처럼 그저 그랬다는 분도 있을 거예요. 주변의 평이나 온라인상의 평을 보면 대체로 재밌었다는 평인 것 같아요. 저 역시 그래도 한 번 정도는 봐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봉준호 감독의 작품이잖아요. 작품 자체의 흥미보다 한 사람의 신뢰를 보고 상품을 선택하는 경우도 많아요. 저는 봉준호 감독에 대한 신뢰감을 믿고 여러분 역시 한 번 볼만한 가치는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황금종려상을 받은 작품인데, 평균 이상의 재미는 있죠. 아무렴.     





확실히 이 영화에서 빛이 났던 건 감독의 연출력, 그리고 배우의 연기력이었어요. 그 부분에 있어선 아쉬움이 전혀 없었죠. 내용에 대해선 제각각 다를 수 있어도 연출이나 연기에 있어선 아마 이견이 별로 없을 거예요. 봉준호 감독이 왜 세계적인 감독인지, 황금종려상을 받은 감독인지 여실히 드러난 작품이죠. 마음 편히 영화에만 집중할 수 있는 영화였어요. 감독의 배려가 돋보인 작품이죠.     



한편으로 영화의 결말은 두고두고 생각해볼 만했어요. 송강호는 왜 이선균을 죽였는가. 다른 부분은 대체로 이해가 되었는데, 그 부분만큼은 잘 이해되지 않았어요. 특별한 동기가 없었거든요. 물론 냄새가 난다고 말했던 것 때문에 송강호가 자존심이 크게 상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그게 결정적인 살해 동기는 되지 않는다고 보거든요. 이선균이 송강호를 직접적으로 무시한 것도 아니고요. 아마도 살아오면서 받았던 차별이나 상처의 누적치가 긴박한 순간에 충동적인 형태로 폭발한 것 아닌가 싶어요. 그만큼 송강호는 가장으로서 사회인으로서 남자로서 억눌렸던 상처가 많았던 거예요. 그렇게 이해하면 할 수도 있을 것 같긴 한데, 그래도 완전히 이해하긴 어려웠어요. 이 부분에 대해선 다양한 해석이 존재할 수 있겠네요.     





<기생충>은 봉준호만의 '장르'를 개척했다는 평을 받은 영화였는데요. 왜 그런 평이 붙었는지 알 수 있었어요. 확실히 딱 한 가지의 장르로 규정하기엔 여러 가지 매력을 지닌 영화였어요. 앞으로 봉준호 감독이 또 어떤 영화를 만들게 될지 계속 기대가 되고요. 그의 작품 세계를 꾸준히 만나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요.      



아직 보지 못한 분이 있다면, 한 번쯤 꼭 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그 감상은 제각각 다를 수 있지만, 한 번 정도 볼 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예요. 추천. 추천.      


    



② <기생충> 재미 포인트 하나

# 두 가족의 대비되는 배경.     



영화에는 두 가족이 나오는데요. (사회 빈곤층에 해당하는 기택 가족과 최상위층에 해당하는 동익 가족) 그 두 가족의 배경이 너무 극렬하게 대비되어서 서로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었어요. 특히 동익(이선균) 가족의 집이 궁궐처럼 좋아서 보는 재미가 있었죠. 저런 집에 살면 행복할까, 하는 상상을 했어요. 실제 살아보진 않았지만 너무 크면 또 불편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일단 밤에 너무 무서울 것 같아요. 어디서 누가 튀어나올 것만 같은 두려움. 공포영화를 너무 많이 봐서 그런가.         


 



③ <기생충> 재미 포인트 둘

# 기택 가족이 서서히 기생하는 과정.     



개인적으론 영화의 가장 큰 재미 포인트는 기택 가족이 서서히 동익 가족에 기생하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해요. 자신의 가족을 동익 가족에게 한 명 한 명 소개시키는 과정이 아주 교묘하고 탁월했죠. 그 과정에서 웃음도 상당히 터져요. 그 이후의 사건 때문에 결국 파국을 맞이하지만, 저는 이 과정이 가장 재밌었던 것 같아요.           





④ <기생충> 아쉬움

# 메시지 과부하.     



여러 번 언급했듯 영화는 대체로 재밌지만, 영화가 전달하려 하는 메시지가 조금 벅찼던 것 같아요. 장면 하나하나에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보니 그것을 일일이 해석하기 어려웠죠. 아무래도 계급사회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가 더욱 어렵게 만든 것 같아요. 겉으로 드러난 것만 받아들이면 그래도 평균적인 재미는 있는 영화였어요. 그래도 한 번 정도는 꼭 볼 만한 영화예요. 봉준호 감독의 영화는 필수 코스!    



 


2019.06.07.

작가 정용하

# 사진 출처 - 네이버 스틸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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