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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정용하 Jun 22. 2019

김영민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리뷰

책리뷰



"그렇다면 잘 쉬는 것은 어떻게 가능한가? 쉬기 위해서는 일단 열심히 일해야 한다. 무엇엔가 열심히 종사하지 않은 사람은, 잘 쉴 수도 없다. 열심히 종사하지 않은 사람의 휴식에는 불안의 기운이 서려 있기 마련이다. 쉰다는 것이 긴장의 이완을 동반하는 것이라면, 오직 제대로 긴장해본 사람만이 진정한 이완을 누릴 수 있다. 당겨진 활시위만이 이완될 수 있다. (p86)" -김영민 산문집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내용 중에서  



        

※  이런 분에게 이 책이 도움됩니다

- 김영민 작가를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분

- 인기 있는 칼럼을 엿보고 싶은 분        



  



①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리뷰     


다른 블로그 평은 찬양일색이다.

부정적인 평은 단 하나도 발견하지 못했다.

그것이 내가 이 책을 고른 이유이기도 하다.

잔뜩 기대를 하고 봤다.   

  

하지만 나는 별로였다.

내용의 흐름을 깨는 온갖 수사가

나의 독서를 방해했다.

가독성이 떨어졌다.

어려운 단어가 자주 사용됐다.

어려운 인용문을 자주 빌려왔다.

적절한 인용은 아니었다.

잦은 인용이 글의 맥을 자주 끊었다.     





나는 좋은 글이란,

누구나 아주 쉽고 편하게

읽을 수 있는 글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김영민 작가의 글은

어려운 단어가 많고,

이런 저런 인용이 많아 가독성을 방해했고,

이해하기 어려웠다.     


이런 글이 대부분 좋았다는 것은

그들의 이해 수준이 나보다 월등했단 것이다.

그래도 스스로 평범한 이해 수준이라 여겨왔는데.

그들은 정말 모든 내용을 다 이해한 것일까.

의구심이 든다.     


<추석이란 무엇인가> 칼럼이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한다.

나는 그마저도 이해하지 못하겠다.

별 내용 없다.

그렇게 특별하지 않다.

추석에 관한 이야기도 후반부에 잠깐 언급될 뿐이다.

작가는 불편하게 물어오는 친척의 물음에

대처하는 일종의 팁을 알려준다.

사실 팁도 아니다.

말장난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이 글이 인기를 끌었다는 것은

작가가 한국 최고의 대학, 서울대학교 교수이고,

이 시대 최정점에 올라 있는 기득권임에도,

비교적 현실적인 감각을 지녔기 때문일 것이다.

글 자체의 특별함은 모르겠다.     





전형적인 교수의 화법이다.

어려운 단어를 자주 사용한다.

인용문을 자주 빌린다.

그의 지식자랑은 수강생을 잠에 빠지게 한다. 

    

아직도 우리는 어려운 글을 써야

잘 쓴 글이라 생각하는 것 같다.    

 

많은 사람이 김영민 작가의 해학적인 표현에 환호했다.

하지만 나는 대부분 무리하고 과한 표현이라 생각했다.

쉽고 간결하게 쓸 수도 있었다고 생각했다.     


김영민 작가는

비교적 현실적인 감각의 소유자였다.

하지만 그것이 진정성을 가졌다면

많은 사람이 읽기 쉬운 글을 썼을 것이다.

하지만 어려웠다.

이 시대 지식인의 글은 이렇게 어려워야 한다는

일종의 권위 의식이 작가에게 있었던 것 아닐까. 

    

그럼에도 이 책이 베스트셀러에 오른 것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나 외에 정말 많은 사람이 이 책을 재밌게 읽은 것일까.

나만 이 책이 어렵게 느껴졌던 것일까.

이 책이 재밌었다는 사람에게 묻고 싶다.

이 책의 내용을 다 이해했냐고.

어디가 어떻게 좋았냐고.         


 



②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가 재밌었던 이유     


안타깝게도 조금도 재밌지 않았다.

어느 부분에서 공감해야 할지 모르겠다.

한 교수의 지식 자랑이었을 뿐이다.     


그런데도 이 책이 왜 베스트셀러에 올랐는지

나는 대체 모르겠다.          





③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가 아쉬웠던 이유    

 

나만 어렵게 느껴졌을 수 있다.

그러나 어찌 됐든, 평범한 이해 수준의 내가

어려웠다는 것은 어려웠다는 것이다.     


일부러 일반적으로 잘 쓰이지 않는 단어를 쓰고

이런저런 인용문을 넣는 것이

그 사람의 지식수준을 반영할진 몰라도

그 글이 좋은 글이라는 것을 대변하진 않는다.  

   

4부, '영화에 대한 내용'도 마찬가지다.

소개되는 영화는 다 옛날 영화다.

그런데도 나 같은 젊은 사람들이 정말

그 영화를 다 이해했다는 걸까.

제목도 처음 들어봤다.

그러니 당연히 옛날 영화에 흥미 갈 리 없다.    

 

아무래도 이 책의 타깃은

젊은 우리들이 아니라

지식수준이 뛰어난

이 시대의 기득권들 같다.     


그런데도 이 책이 통했던 이유는 뭘까.

진정 궁금하다.




2019.06.22.

작가 정용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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