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의 정체성(소재)을 잡았다면 그 다음은 방향성을 잡아야 한다. 어디를 향해 나아가겠다는 방향이 있어야 한다. 그 일관된 방향성에서 하나의 이미지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결국 브랜딩이란 하나의 이미지를 만들어 나가는 것인 동시에 채널의 이상향을 구현해 나가는 과정이다. 즉 어떤 이상향을 갖고 있는지 떠올려 봐야 한다.
그 이상향은 단순히 머릿속에서 좋다고 혹은 옳다고 여겨지는 것이 아니다. 좀더 입체적이고 객관적이어야 한다. 그러니까 자신을 제 3자라고 생각했을 때 나의 채널에서 어떤 걸 느꼈으면 하는지 최대한 구체적으로 떠올리는 것이 이상향이다.
예를 들어 나의 블로그는 책 블로그(정체성)이다. 책과 관련된 콘텐츠를 주로 다루고 있다. 그렇다면 그 이상향은 무엇일까. 내 블로그의 이상향은 누군가 내 블로그에 들어 왔을 때 읽었던 책도, 요즘 인기 있는 책도, 못 보던 책도 있다고 느꼈으면 하는 것이다. 읽을 만한 책을 쉽게 구해갔으면 한다. 관심 있는 책의 서평을 한 번 읽고 금방 매력에 빠질 수 있도록 하고 싶고, 솔직하고 균형 있는 서평이란 느낌을 받아 갔으면 한다. 내가 좋은 책이라고 여기는 가치가 그와 비슷하여 그가 내게 다른 책도 소개 받고 싶어 했으면 한다. 현재 이런 정도의 이상향을 갖고 있다. 즉 그것이 블로그의 방향성이다.
그러한 채널의 방향성이 설정되었다면 이제 그 이상향을 구현하고자 하는 지속가능한 콘텐츠가 존재해야 한다. 어떤 콘텐츠를 발행해야 내 채널을 방문하는 사람이 그런 이미지를 받을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여기서도 지속가능성이 생명이다. 이전에 예를 들은 것처럼 만약 여행 채널로 활용한다고 해도 몇 달에 한 번씩 여행을 간다면 지속가능성이 떨어지므로 원하는 이상향을 구현할 수가 없다. 꾸준함이 없다면 어떤 브랜드도 완성될 수 없다.
또 그 콘텐츠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어야 한다. 즉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어야 한다. 사람들이 원하지 않는 정보는 채널로써 가치가 떨어진다. 브랜드라는 것은 나의 가치와 사람들의 가치가 맞물리면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내가 옳다고 여기는 가치만 앞세울 수 없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일지 그 수요를 분석하는 걸 게을리해선 안 되고, 수요를 반영한 콘텐츠를 지속가능하게 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
사실 정체성과 방향성만 잘 잡아도 꾸준함만 갖춘다면 브랜드는 만들어진다. 꾸준함의 과정 속에서 알아서 부족한 점은 보완되고 강점은 키워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두 가지를 설정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사실 간단해 보이는 작업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걸 어려워하고 일관됨을 갖추는 것도 어려워한다.
일단 이번 글에선 방향성을 확실하게 잡아보기 바란다. 채널의 이상향이 무엇인가. 제 3자의 입장에서 당신의 채널을 방문했을 때 어떤 공간으로 느껴질지 입체적으로 상상해 보기 바란다. 어떤 점에서 브랜드는 상상의 영역이고, 그 브랜딩은 상상만 한 걸 구현해 나가는 과정이다. 그러니까 그 상상을 구체적으로 해야 한다. 그걸 한 번 종이에다 정리해 보기 바란다.
-21.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