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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혜진 작가 Feb 24. 2022

봄을 무척 애정 합니다

기분 좋지 않은 날 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서 쓰기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 이걸 해서 뭘 하냐 싶은 날, 때려치우기도 계속 유지하기도.. 그 어느 쪽을 선택할 생각조차 하고 싶지 않은 날.. 그럼에도 할 일은 많은 날.

365일 중에 기분 좋고 행복한 날만 있을 수 있다는 이상주의도 아니고, 당연히 있을 수 있는 기분이라는 걸 안다. 그럼에도 이 세상에 나만 그러고 사는 것 같아서, 나만 삽질하는 것 같아서 땅으로 가라앉는 날이었다.



'열심히'라는 단어의 함정에 자꾸만 빠진다. 이렇게 열심히 하다니 대단해- 혼자 내려주는 칭찬에 웃음이 나다가도 그 시간들이 무의미해 보일 때가 되면 제대로 마주하기 어려워진다. 같은 상황을 마음먹기에 따라 천당과 지옥을 오가듯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 희망이기도 고역이기도 하다.





어제 글쓰기 모임에서 내가 내어드린 글감은 '좋아하는 계절'이었다.

써주신 분들의 글을 하나씩 읽다가 내 글도 쓰고 싶어 졌다. 나는 어떤 계절을 좋아하는지 순간 알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함께 하시는 모든 분의 글을 읽고 내 글을 썼다.

나는 봄을 무척 애정 한다고 말이다.



봄을 좋아하는 감정을 넘어서 애정 하는 이유를 하나씩 나열하며 봄에 맞는 사진도 넣다 보니 어느새 마음이 조금씩 가벼워졌다. 군데군데 흐릿하고 검게 변해가던 마음이 봄의 파스텔톤에 스며들게 되었다.

기분이 좋지 않을 때 그 이유를 굳이 찾으려 하거나 감정을 분명히 하려고 애쓰는 일, 나쁜 일에 대해 정리하려고 글을 쓰는 일. 그것보다 반대로 좋아하는 것에 대해 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는 생각을 했다. 좋아하는 것을 이야기하는 일이 지금 나의 기분을 나아지게도 하는구나 싶어 새삼 글쓰기가 이렇게 좋은 거라는 예찬론을 연이어 쓰고 싶은 마음까지 든다. 



감정이라는 건 흘러가고야 만다. 오다가다 만나는 그런 것 중에 하나. 

오늘 안에서도 수많은 기분이 드는 게 일상이고, 컨디션과 상황에 따라 그날 유독 나에게 딱 붙는 기분이 있다. 오전에는 무겁고 오후에는 가벼워지기도 하는 그저 스쳐가는 감정. 

오늘도 이렇게 글로 소통하는 분들 사이로 나의 이야기도 하나 슬쩍 흘려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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