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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혜진 작가 Mar 20. 2022

활발한 I이고 싶다

한참 유행했고 여전히 관심받고 있는 MBTI검사. 이 검사 결과에서는 외향인과 내향인을 E, I. 이렇게 나눈다.

사람을 만나면 몇 초만에 이 사람은 어떤 성향인지 바로 느끼는 경우도 있고, 알고 지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처음 예상과는 다른 성향으로 보이기도 한다. 가끔은 알면 알수록 모르겠다싶은 사람도 있다.



나는 내가 느끼기에도 상대방이 느끼기에도 100% I의 성향을 가지고 있다. 단번에 알아볼 수 있을만큼 목소리도 모습도 조용한 편에 속한다. DNA자체가 잔잔하고 흥이 없다. 그래서 상대방에게 불편을 주는 게 아닐까.. 나의 행동을 나중에 뒤돌아보곤한다. 나는 그냥 있는건데 이 시간이 불편한가, 나를 싫어하나, 관심없나, 그런 생각을 할 수도 있으니까. 



사람과의 관계 자체를 싫어한다기보다 내가 그런 걸 잘 못한다는 사실을 잘 알기에 어렵다. 그러면서도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싶어한다. 우르르 여럿이 모인 자리를 싫어하면서도 아는 사람이 점점 늘어갔으면 좋겠다. 많은 사람과 함께 있으면 금방 피로하고 집에 가고싶은 마음도 들면서 혼자 있으면 종종 외롭다. 함께라는 범위가 지극히 좁은 편이다.



온라인 모임에 참여하다보면 단톡방에서 말한마디 꺼내기도 어려움을 느낀다. 조용한 곳에 선뜻 말을 던지기 망설여지고, 그 말에 아무런 반응이 없으면 그것도 신경이 쓰인다. 눈치가 없는 건 아니지만 센스있는 말을 쳐내지 못하기에 아쉬운 면이 많다. 재미있고 농담까지 섞을 줄 아는 E성향의 사람들이 그럴 땐 어찌나 부러운지..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해 동경심을 느끼곤 한다.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들 곁에 있다는 건 좋은 일이다. 동력을 잃었을 때 충전을 받기도 하고, 비슷한 과정을 겪고 있다면 같은 힘듬을 이야기하며 위로가 되기도 한다. 혼자보다 함께가 좋다는 걸 알기에 속해있으면서도 여러 번 머뭇머뭇거리는 내 모습이 있다. 그들 사이에 껴있고 싶으면서도 거리를 두고있는 내 모습이 자주 보인다. 너무 말이 없다 느껴질 때면 그제야 한마디씩 거든다. 하고싶어서 하는 말도 있고 그냥 동조하는 듯 말을 섞기도 한다. 가끔 고립을 자처하는 내가 답답하기도 하다. 너는 왜 거기 같이 있니..하루에 몇 번씩 나에게 묻는다.진짜 원하는 게 뭘까, 서성이는 변두리가 그저 나에게 편한 곳일까. 



많은 사람들 틈에 있는 일은 용기가 필요하다. 피하지않으려 노력하기도 하고 그곳에서 작아지는 나를 다독이는 시간도 들여야한다. 열정은 전염되는 것. 성장하는데 필요한 부분이기에 서로에게 기대어 시간을 보낸다. 나만 그런건 아닐테니까.



조금만 더 활발한 I로 살고싶다. 바뀌고있지만 조금만, 조금만 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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