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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혜진 작가 Jun 30. 2020

#01. 육아가 내 마음대로 되면 이상한 거 아냐?

육아서대로 키우기를 포기하다

임신을 하고 출산을 하고, 아이가 한 살, 두 살...

첫 아이가 세 살이 되던 해,

둘째를 출산하고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육아 5년 차.

연애를 책으로 배웠다는 말처럼

아이를 낳기 전,

육아서를 그토록 잃어댔다.

책으로나마 알고 있어야 조금이라도 덜 긴장될까...

조금이라도 더 쉽게 아이를 키울까...

조금이라도 덜 당황할까...

아이와 나를 위해서 하나라도 더 공부해놓으려 애썼다.


100일의 기적.

이 말을 몰랐으면 좋았을 텐데...

50일의 기적은 거뜬히 무시해서 넘겼다.

그래도 100일의 기적은 나에게도 일어날 줄 알았다.

수면교육 책을 그토록 읽고 실천해봐도

안 되는 건 안되는 거였다.


내 아이의 이야기보다 책에 적힌 이야기에 집중되었던 나의 생각은

내 아이를 더 힘들게 만들고 있었다.

'왜 그대로 안 되냐,

도대체 잠을 안 자냐'

나도 말 못 하는 아이도 지쳐만 갔다.

똑같이 적용될 수 없음을,

그렇게 키우지 않아도 상관없음을,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알았다.


육아서대로 다 되는 게 이상하지. 안 그래?
애가 내 맘대로 되면 그게 더 이상하지.
나도 아직 우리 엄마 맘대로 안되는데... 

모든 육아의 중심은 아이와 엄마.

우리 둘에게 맞추어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아이의 행동과 말에 다 답이 있는데

왜 그토록 집착했을까.

몸에 힘을 뺐더니 모두가 편해졌다.


하루하루 여행중인 아이들


사실 수면교육도 아이가 잘 자야 잘 자란다는 말로 포장했지만

내가 편히 자고 싶어서 시작한 것이다.

아이도 나도 잘자면 모두에게 좋으니까

아이를 위한 척 나의 편함까지 쓱 끼워 넣었다.


어른들의 틀에 갇혀서 자란 나처럼 키우지 않으려면

나부터 생각을 바꿔야 했다.

아이를 존중해주고

사소한 것에 목숨 걸지 않는 엄마.

육아서보다 아이의 이야기를 들으려고 노력하는 엄마.

제일 힘든 길이지만 엄마로서 내가 가고 싶은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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