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남은 4개월, 무엇을해야 할까?
내 나이 39.
이 숫자를 생각하면 징그럽기도 하고 지나온 시간들이 하나의 뭉텅이처럼 한꺼번에 훅하고 지나간 것 같기도 하다. 충실하게 살지 않은 순간은 하나도 없는데 아쉬운 마음부터 드는 건 왜일까. 세세한 기억이 없는 나에게 39년의 시간은 한순간... 힘없는 과거가 되어버렸다.
나이에 연연하며 살지 않지만 어쩐지 나이에 숫자 9가 들어가면 그 해는 마음이 무겁다. 39와 40. 40과 41. 그저 나이 하나 더 먹는 일. 한 해 더 늙는 일. 좋게 말하면 조금 더 영글어가는.. 지금은 내 아이가 한 살 더 먹는 그저 그런 12월 31일을 지나는 일인데 나이의 앞자리가 바뀌는 기분이 묘하다. 마치 30세에서 40세로 곧장 온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
이루어놓은 것이 뭐 있는지 돌아보게 되고, 뭐 하나 남는 시절이 없다며 나를 탓하게도 된다. 그래서 아홉수의 한 해 시작에는 고민과 계획도 많다. 순간의 틈을 메우려 마음이 바쁘다. 애쓴 만큼 성과가 있지 않아도 티가 나지 않아도 야속하게 시간은 가고, 어느새 마흔이 될 것이다.
10년 전, 29살.
나는 무얼 했을까?
직장에 다니고 있었고, 결혼이 하고 싶었다. 20대에는 시집을 가 고팠고 서른을 넘기고 싶지 않았다. 나는 간절히 바랬지만 그때 남자 친구도 없던 나에게 그 목표는 달성될 수 없었다. 혼자 움직이면서 지킬 수 있는 목표였다면 좋았을 텐데... 상대방이 있어야 이룰 수 있는 목표 설정이라니. 내가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지금 39살.
올해가 4달 남짓 남았다. 마흔이 되기 전, 올해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무작정 조급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무언가 더 할 수 있다면 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무얼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게 함정이지만.
그저, 오늘도 나의 서른아홉 하루를 꾹꾹 눌러 담아 글을 쓴다.
너무 급하지 않아도 된다고.
이미 잘하고 있다고.
39살은 내가 살아온 시간 중에 제일 자유롭다고.
되새기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