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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혜진 작가 Jul 13. 2021

점점 나아진다는 흔한 말

희망 혹은 절망

돌부리에 걸린 듯 넘어지거나 구렁이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을 때, 주변 사람들의 위로 섞인 한마디가 들린다. "시간이 약이야. 점점 나아져"

이건 덕담인 건지 악담인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지금 나는 힘들고 죽을 것 같은데 일단 버티라는 거지? 

괜찮아지는 날이 온다니 다행이긴 하네.


처음에는 그 말에도 불만이 가득하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슬쩍 그 말이 기대감으로 바뀌고 지금의 힘듦을 슬쩍 덜어보기도 한다. 이미 일은 발생했고 나는 지금 너무 힘들고 일단 이 시간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것밖에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걸 인정하게 되는 상황들. 숨을 죽인 듯 그렇게 버텨내는 것이 지금 내가 할 일이구나.. 현실을 최대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본다. 그렇게 내 삶이 흔들릴 때마다 그 말은 내 마음에 딱 붙어 나를 위로했다. 


그렇다,

점점 나아진다는 흔한 그 말은 너무나도 고마운 진리다.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내가 글을 잘 쓰고 있는 건지, 내가 봐도 내 글은 잘 쓴 글이다.. 그렇게 말하는 날이 올까 상상을 하게 된다.  내가 하고 싶은 일에 재능을 타고나면 참 좋겠다. 하지만 원래 내가 잘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은 다르지 않는가. 하고 싶은 일을 너무나도 척척 처음부터 잘 해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있다면 너무 부럽다)


그런 생각이 들 때 참 고마운 말이 있다. 바로 "쓰다 보면 잘 쓰게 된다"는 이 말.

재능도 없는데도 글은 쓰고 싶은 마음이 나는 지금 가득하다. 그런데 꾸준히 쓴다 해도 재능이 없으면 글이 나아지지 않는다? 노력을 해도 시간을 쌓아도 지금의 실력이 늘지 않는다면? 

그건 너무 가혹하다. 타고나지 않았다면 잘할 수 없다는 말은. 


설령 하다 보면 나아지고 잘하게 된다는 말이 진짜가 아니어도 그 말에 기대어 지금을 즐길 수 있고 못하는 나를 봐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은 일인가. 꾸준하게 할 수 있는 힘이 이 믿음에서 나오기도 한다. 언젠가, 그 언젠가 나도 글을 잘 쓰게 된다는... 생각만 해도 좋다.


이 흔해빠진 말도 믿는 사람에게는 큰 힘이 되어준다. 꾸준히 노력하다 보면 재능이 없어 좌절했던 사람도 결국 점점 나아지게 되어있는 시간의 법칙. 그래서 꾸준한 사람을 이길 수 없다는 말도 하는 듯하다. 내가 하고자 하는 일에 좌절이 있더라도 그 속에서 자꾸만 되뇌게 될 그 말,

"점점 나아져"

이제는 희망의 말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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