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느리게 걷는 연습을 하고 있다.
예전엔 앞만 보고 걸었다.
빠르게, 더 멀리, 남들보다 조금이라도 일찍 도착하려고 애썼다.
그런데 어느 순간,
나는 너무 멀리 와 있었다.
왜 걸었는지도, 어디로 가는지도 잘 모른 채
그저 속도에만 취해 있었다.
이젠 속도를 줄였다.
조금 늦게 가도 괜찮다고,
조금 쉬어가도 된다고,
스스로에게 자주 말한다.
느리게 걸으면 신기하게도
내가 서 있는 곳이 보인다.
늘 스쳐 지나가던 하늘의 색,
커피잔에 비친 오후의 빛,
그리고 내 마음의 미묘한 결까지.
우리는 늘 무엇인가 ‘더’ 해야 한다는 압박 속에 산다.
조금만 멈추면 불안하고,
쉬면 뒤처질까 두렵다.
하지만 어쩌면 인생은
빨리 가는 사람이 이기는 게 아니라,
끝까지 자기 속도로 걸어가는 사람이 완주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느리게 걷는다는 건
게으름이 아니다.
그건 자신의 리듬을 회복하는 일이다.
남의 박자에 맞추느라 잃어버렸던
‘나의 속도’를 다시 찾아오는 과정이다.
그리고 그 느림 속에서
진짜 중요한 것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길 위의 그림자 하나에도
시간이 스며 있고,
무심히 지나친 바람 속에도
이 하루의 온기가 묻어 있다.
삶은 생각보다 부드럽다.
조금만 속도를 늦추면
세상이 나에게 말을 걸기 시작한다.
요즘 나는 걷다가 자주 멈춘다.
멈춘 자리에서 숨을 고르고,
마음이 다시 나를 따라올 때까지 기다린다.
그 시간이 낭비가 아니라
삶을 되찾는 시간임을 이제는 안다.
느리게 걷는 연습은,
결국 나를 잃지 않기 위한 연습이었다.
“속도를 줄이니, 마음이 따라왔다.
인생의 의미는 어쩌면 그 느림 속에 숨어 있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