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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대가리 Apr 18. 2017

#20 마추픽추 꿀정보

페루 - 마추픽추

이번 마추픽추행은 다행히 잘 먹고 잘 잔 상태에서 왔기에 고산병은 없었다. 내려갈 시간까지 마추픽추 구석구석을 다 돌아다녔다. 가이드 설명도 잘 듣고 질문도 하며 꼼꼼하게 메모 해 두었다. 그 정보를 지금부터 풀려고 하니, 마추픽추에 가려고 계획하는 모든 분들, 집중하시길!


2016년 1월 26일

다시 찾은 세계 7대 불가사의

아침 7-9시 사이에 안개가 생겼다 없어졌다 하는 진기한 풍경을 볼 수 있다. 분명 방금 전까지 모든 게 가렸는데 갑자기 확 시야가 트이기도 한다. 그러다 또 안개가 확 덮인다. 해가 어느 정도 뜨면 안개가 걷히고 마추픽추 유적지와 봉우리(와이나 픽추)가 장관을 드러낸다.

곳곳에서 풀을 뜯고 있는 야마(Llama)들을 만나 사진 찍는것도 한 재미다.
아직까지도 물이 흐르는 과학적인 배수로.


[본 내용은 파비앙 여행사에서 함께 한 가이드를 통해 들은 이야기와 라틴사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토대로 재구성되었습니다.]

알고 가면 더 즐거운 마추픽추의 숨은 이야기들

태양의 신전과 곤도르의 신전

먼저, 잉카 시대에 신성시된 3대 동물들이 있는데 각각이 갖는 의미가 다르다.

곤도르(종교) - 죽은 영혼을 하늘로 데리고 간다고 믿었다.

푸마(전쟁) - 영리한 동물로, 책략이 좋았다고 한다.

뱀(풍요) - 우루밤바 강의 모양을 닮아서 농산물의 풍요로움을 상징한다.

이 중에서도 마추픽추에는 특별히 곤도르의 신전이 있다. 내세를 상징하는 곤도르의 신성성이 반영된 결과물이다. 또 가장 중요한 건축물 중 하나인 태양의 신전이 있다. 마추픽추의 건설 목적을 둘러싼 수많은 논쟁 중 태양신을 숭배하기 위한 제의 장소였다는 설을 뒷받침하는 시설이다.

태양의 신전만 주변 건축물과 돌 색깔이 다르다.
매우 정교한 태양의 신전 돌에 비해 대충 만들어서 틈이 아주 많은 레이디스하우스.
태양의 신전은 이렇게 카드 하나 못 들어가도록 정교하게 가공된 돌로 쌓았다.

잉카의 석조 기술은 단순하지만 크고 매우 정교한 게 특징이다. 지진에도 끄덕 없을 정도로 강력한데, 오늘날의 기술로도 재현해 내기 쉽지 않을 정도라고 한다. 이를 가장 잘 반영한 태양의 신전과는 다르게 바로 옆의 레이디 하우스는 돌 모양이 제각각이다. 레이디 하우스는 비가 안 올 때 여인을 제물로 바치던 곳이라고 한다.


잉카를 정복한 스페인 제국은 원주민을 노예로 만들고 그들이 천년에 걸쳐 캐내고 만든 금, 은 공예품을 2-30년 만에 싹쓸이해서 모두 녹여 유럽으로 보내버렸다. 공예품을 그대로 보내지 않고 녹인 이유도 정복 사업에 세운 공만큼 정확하게 상금을 분배하기 위해서란다. 말도 안 되는 슬픈 역사다. 원주민들은 대부분 죽고 안데스 지역 지배계급으로는 백인들이 들어섰다.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마추픽추에서 나온 상당히 많은 유산들도 이곳을 최초로 발견한 학자들에 의해 북미로 옮겨졌단다. 정말 이해가 안 된다. 원주민들의 금, 은, 영혼까지 빼앗아 놓고는 그들이 죽어서도 또 다른 형태로 약탈을 한 거다.

가이드의 설명을 들은 후 몇 가지 질문을 했다.


"페루 정부에서 북미로 빼앗긴 유산들을 찾으려는 시도를 하고 있나요?"

(같이 온 팀에 북미 사람들이 좀 있었지만 그래서 이런 질문을 던져봤다.)

"네. 최근에도 문화재를 반환하기 위한 시도를 여러 차례 하고 있어요."

"그런데 왜 태양의 신전만 돌 색깔이 달라요?"

"이곳을 최초로 발견한 빙험이 유적 보존을 위해 가솔린을 부었거든요."


각도의 미학

다음 사진의 공통점을 찾아봅시다.

아직 잘 모르겠다면, 더 노골적인 힌트가 있다.

눈썰미 좋으신 분들은 찾으셨을 것 같다. 바로 사람들이 살던 저 삼각형 모양의 집 (돌무더기 혹은 처마)이 지어진 각도가 뒷배경으로 있는 산새의 각도와 정확히 일치하도록 건설했다는 것! 마추픽추 곳곳에 이런 포인트들이 있다. 이거 찾아다니는 재미가 쏠쏠하다.


채석장의 비밀

키도 작고 근육질도 아닌 데다 왜소한 잉카인들이 어떻게 그 거대한 돌들을 자르고 옮겨서 마추픽추를 지었을까? 바로 마추픽추 근방의 변덕스러운 기후를 이용하여 물로 돌을 깎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잉카인들은 정말 천재가 아니었을까?


계단식 농경지의 비밀

망지기의 집에서 내려다보며 사람들이 농사를 짓도록 지시했다. 메아리를 이용해 소리를 증폭시켜서 꼭대기에서 소리치면 통제하기 쉬웠다고 한다.

마추픽추는 산 밑에서 보이지 않는다. 산 중턱에 자리 잡고 우루밤바 강을 끼고 있는 천연 요새인 것이다. 잉카의 공학자들은 마추픽추 설계를 위해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았는데 먼저는 가파른 산간지역이라 농사지을 땅이 마땅하지 않았다. 게다가 지진이 잦고, 우기 때마다 홍수피해도 엄청난 곳이었다. 여기에 마을을 설계했다가는 전부다 물에 쓸려 내려갈 처지였다.

하지만 잉카는 무려 태양신의 후예들이다. 공학자들은 또 얼마나 똑똑했는지 이 세 가지 문제를 한큐에 해결할 방안을 만들었으니, 바로 계단식 농지다.

계단식 토지는 산비탈도 넓은 농지로 활용할 수 있다. 지진에 대비하기 위해 돌들을 아래서부터 쌓아 올렸는데, 각 층을 깊게 파서 성분을 분석 해 보니 표토, 자갈, 모래 등 밀도에 맞게 순서대로 쌓아 올렸단다. 비가 오면 물이 땅 위를 흘러가지 않고 스며들어 땅 속에서 아래쪽으로 흘러가도록 만든 것이다. 같은 공학자로서 내가 참 부끄럽다.

그리고 다른 마추픽추 사진들.

야마 사진이나 찍고 내려가야지 하는데
이렇게 두 녀석이 만났다. 사진 찍는걸 눈치 챘는지 그게 부끄러워 이 녀석들도 곧장 입을 떼어 갈 길을 걸어갔다.

결국 비싼 돈 주고 다시 마추픽추를 왔다. 다시 오기를 너무 잘했다. 결코 후회하지 않는다.

이제 다시 쿠스코로 돌아가는 길이다. 돌아가면 쿠스코를 떠나겠지? 아니 그전에 며칠만 더 쉬다 가고 싶다. 내 마음속 고향, 야경이 있고 낭만이 흐르는 황금도시 쿠스코. 기다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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