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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불여우 Jan 26. 2022

K-(빈칸에 알맞은 말을 채우시오.)

사회복무요원 여우씨의 일일-3

세상을 단편적으로 바라보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여태 다져 둔 회색 지대를 전부 허물고 중도란 중도는 전부 없다고 생각해야 하며 이중성은 그때부터 허용되지 않고 허용할 수 없다. 이제부터는 치자이자 피치자가 될 수 없고 주체이자 객체가 될 수 없다. X의 주인이자 X의 노예가 될 수는 없다, 그렇지만 X의 주인이자 Y의 노예는 될 수 있다. 'X-여러분'은 불가능하지만 'Y-여러분-X'는 가능합니다, 여러분은 이제 결코 배려심이 발동할 수 없는 계급사회의 일원입니다. 그러나 그러기 전에 여러분은 좀 더 욕설을 들을 겁니다. 들으면서 군중 기차를 이끌어 나가는 동력의 제공처 정도의 역할만을 하면 됩니다. 그래도 군중 속에 안전하게 자리잡고 있기 위해서는 단순해질 필요가 있지만 합리적이지 않은 선택이라도 도구적 합리성을 엄격하게 지키는 척하는 연기력 정도는 있어야 한다고. 누군가에게 완벽한 강자로 남기 위해서는 도구로 부릴 줄 알아야 하고, 능수능란한 가스라이팅 능력은 있어야 한다고, 이 정도 쯤이야 다들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지금의 극단의 시대가 도래한 것 아니겠냐고.


그러나 군중 속 위계질서는 상호 간의 행동 규정이 없으면 지켜질 수 없다, 그것은 합리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의 주체성을 지워주고, 서로가 객체화되어야 한다. 그래야 닫힌 방 안에서 버틸 수 있고, 어떠한 진술이 잘못된 것이라고 믿고 기만하기 위해서 그러한 진술을 함으로써 진술의 진위를 가리기 유용해지기 때문이다, 우리가 우리가 있는 그대로의 것으로 존재하기 위해서는 결함이 없어야 하고, 이러한 즉자는 자기기만이기 때문에 자기기만을 드러내지 않으려면 서로 힘을 모아 단단한 청동상이 되어야 한다. 강력하지만 활동성은 제한된, 마치 KTX처럼, 편리하지만 현실성은 감춘 그런 것이다. 군중에게도 서울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군중에게 서울이란 그저 국회일지 국화일지 그냥 화일지 셋 다일지 아닐지 아님 말고 쿠쿠루삥뽕ㅋㅋ.


그래도 군중에 둘러싸여 서로가 서로의 섭이 되어 있는 게 좋을지도 모른다, 군중을 벗어나면 벌거벗고 오직 자신에게만 집중하면서, 모든 행동이 무의미한 상태에서, 자기 자신을 전적으로 자신에게 내맡기는 경험을 해야 한다. (사실 반지를 잃어버렸다가 찾을 때까지 약 10분 정도의 시간동안 든 생각을 쓰려고 했는데 이 생각은 나중에 써야겠다. 지금 생각이 나는 거라고는 샤워기에서 나오는 물을 맞으면서 아침에 고양이가 한 설사보다 나와 나의 생각이 나은 점이 뭐가 있는지 고민하다가 카나비노이드가 식욕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을 떠올리고 잃어버렸다 찾은 금반지는 설사보다는 밝은 색이라는 것 정도. 아마 이제 내가 했던 생각은 잊어버리겠지만 어차피 자주 하는 생각이기 때문에 언제든 또 하면 된다.)군중 속에서는 적어도 심판받는 것을 피할 수 있는 기회라도 있다, 거기엔 우리의 무죄를 보증해주는 이름이 하나 붙어 있지요, 그 이름이 바로 불행이라는 거예요. 원격회의와 SNS로 고립의 시간을 피하기 위해 최선을 다 한 호모 코비드쿠스에게 완전한 침묵의 시간이 주어지면 능동적인 사고라는 고통이 시작되고, 무기력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또다시 연결고리와 맞바꾸면서 무기력을 축적시키고, 이러한 무기력을 등에 지고 군중 속에 또다시 들어가 억눌린 주체성과 함께 불행 대결로써, 그리고 다른 군중에 있는 상위 계급을 끌어내림으로써 객체화를 자기 복제하는 동시에 재생산한다. 이것이 평등하고 공정한 사회이다. 중고등학생들이 구찌나 톰브라운을 입는 것은 브랜드의 가치를 떨어뜨리기 때문에 불공정한 일이지만, 조던 골프를 위해 오픈런 사태를 일으키는 것은 공정한 일이다. Better than your LOUIS VUIT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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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스토텔레스.<<정치학>>(B.C.4C)., 장폴 사르트르.<<존재와 무>>(1943).,장폴 사르트르.<닫힌방>(1944)., 볼프강 보르헤르트.<민들레>(1947)., 알베르 카뮈.<<전락>>(1956)., 페터 한트케.<관객모독>(1966)., 해리 프랭크퍼트.<<개소리에 대하여>>(2005)., 이영준.<<기계비평>>(2006)., 막스 피카르트.<<침묵의 세계>>(1948)., 엘리아스 카네티.<<군중과 권력>>(1960)., 일리네어 레코즈.<연결고리>(2014)., BE'O.<Counting stars>(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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