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일 주먹 쥔 손
강직으로 발생된 아빠의 주먹 파워
주먹 쥐고 손을 펴서 손뼉 치고 주먹 쥐고, 또다시 펴서 손뼉 치고 두 손을 머리 위에 나비가 훨훨 나비가 훨훨 나비가 훨훨 훨훨 날아요.
한 번쯤은 들어봤을 주먹 쥐고 손을 펴서라는 동요이다. 이 동요를 들으면 주먹을 쥐고 손을 펴고, 손뼉을 치는 간단한 율동이지만, 뇌졸중으로 인한 편마비 환자들은 대게 마비된 손을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한다. 회복력은 개인차가 매우 크기 때문에 마비된 손을 자유롭지는 못하지만, 움직일 수 있는 환자들도 있다.
나의 아빠는 쓰러질 당시, 62세의 과거 병력이 많은 신체 허약한 예비 고령자셨다. 뇌졸중이 오지 않더라도 아빠는 충분히 허약했다. 뇌졸중 후의 운동 회복 단계를 나타내는 Brunnstrom 회복 단계라는 것이 있는데, 이 회복 단계는 1단계에서 6단계까지 있으며 환자의 개인 상태에 따라 1단계에서 혹은 6단계까지 회복될 수 있다.
아빠의 손은 3단계, 경직이 심한 단계에서 그쳤다. 아빠의 손은 365일 주먹 쥔 손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경직이 심한 손에도 손톱도 자라고, 때도 끼고 땀도 난다. 그저 운동과 감각기능만 소실했을 뿐이지, 건강한 사람들과 똑같다. 만약, 우리의 손을 주먹을 쥐고 혼자서는 펼 수 없는 상태라고 가정하며 상상해보자. 손을 펴고 싶어도 손가락을 펴면 경직으로 인해 손가락은 다시 구부려진다.
뇌졸중 환자의 경직으로 인한 팔과 손365일 주먹 쥔 손은 여름이 되면, 약한 피부를 가진 아빠의 손바닥부터 손가락 사이를 짓무르기 일쑤였다. 주먹 쥔 손에는 고약한 냄새도 심하다. 노란 알갱이 같은 때가 아빠의 손가락 사이사이 껴 있다. 경직된 손이라고 내버려 두면 짓무르게 되고, 마비된 손은 환자에게 더욱 장애물이 된다.
나는 아빠의 팔과 손이 장애물이라고 느끼지 않도록 관리했다. 경직으로 인한 팔과 손의 관리 방법으로는 지속적인 물리치료 및 작업치료를 받는 것이 제일 좋은 관리방법이 되겠지만, 재활의 정보가 없는 보호자들이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첫 번째, 경직으로 365일 주먹 쥔 손을 외부의 힘을 이용해서 손가락을 펴야 한다. 통증이 없는 범위에서 손가락의 관절가동범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관절운동을 시행한다. 손가락을 펴기 전, 쉽게 펼 수 있도록 따뜻한 물을 적신 수건으로 먼저 손가락을 닦아준다. 따뜻한 열에 의해 주먹 쥔 손을 관리하기 더욱 쉬워진다.
두 번째, 경직으로 주먹 쥔 손가락은 손바닥 안으로 파고들어갈 수 있다. 손톱을 관리하지 않으면 손바닥은 쉽게 짓무르고 상처가 날 수 있다. 환자의 손톱은 목욕 후 손톱을 조심스레 관리한다. 환자들은 손톱 무좀이 있는 경우가 흔히 있다. 가벼운 경우에는 연고를 처방받는 것이 편할 수 있으나, 심할 경우에는 약을 처방받는 게 가장 빠르다. 손톱 무좀이 있으면 먼저 무좀부터 해결한 후 손톱 관리를 추천한다.
세 번째, 주먹 쥔 손은 건강한 성인이 주먹 쥔 것처럼 이쁘게 쥐어지지 않는다. 환자 개개인 다른 특성을 가지며 주먹을 쥐게 되는데, 이때 지속적으로 한 자세로 유지된다면 손에는 영구적인 변형이 생긴다. 움직이지도 않는 손에 변형이 생기면 얼마나 큰 의미가 있을까 싶지만, 환자에게는 장애물이 되지 않도록 자신의 마비된 손을 관리하는 방법을 알려주어야 한다.
관리방법은 여러 가지 도구를 사용할 수 있는데, 시중에는 이런 경직된 손을 관리할 수 있는 보조도구들이 나온다. 이런 보조도구들이 없다면, 나는 자주 사용했던 물건이 압박붕대였다. 압박붕대를 환자의 손가락 크기에 맞춰 경직된 손에 쥐어주면, 경직된 손은 압박붕대를 감싸게 되고 환자의 엄지와 검지 사이의 피부의 거리가 유지될 수 있다.
편마비 환자에게는 비록 마비된 손이지만, 인지장애가 없는 환자에게는 마비된 손을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하며, 보호자가 이를 지지해줘야 한다. 발은 한 발로 걸어갈 수 없다. 어떻게든 두 발을 사용하여 편마비 환자는 마비된 발을 사용하려 한다. 그러나, 손은 한 손으로도 살아갈 수 있다. 그래서 그런지 팔의 기능이 빨리 회복하지 못한 환자들에게서 팔과 손이 장애물 같다는 말을 종종 듣게 된다. 팔과 손이 장애물이라고 느낀 순간, 환자의 신체 회복과 독립적인 일상생활 활동은 더욱더 멀어지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