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울증 일기
1년 뒤의 나에게 이 글을 쓴다.
2025년은 생각과 불안의 굴레에서 벗어나려 끊임없이 몸부림쳤던 한 해였다.
괴로운 감정을 가진 나 자신을 이해하려 애썼고, 그 부정적인 에너지를
어떻게든 좋은 방향으로 이용해 보려 부단히 노력했다.
때로는 마음대로 따라주지 않는 감정 때문에 분에 못 이겨 울기도 했고,
때로는 모든 것을 해탈한 채 흐르는 대로 자신을 내던지기도 했다.
2025년은 나에게 새로운 시작을 알려준 해이기도 하다.
내 감정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두 눈으로 직접 마주하고 싶어
브런치에 한 자 한 자 기록을 남기기 시작했다.
한 해가 지나 그 글들을 다시 하나씩 읽어보니, 무어라 한마디로 단정 짓기 어려운 묘한 기분이 든다.
본래 나는 무덤덤한 성격이라 생각했다.
무언가에 큰 흥미를 느끼거나 열정적으로 노력하는 것을 즐기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내가 지난 한 해를 돌이켜보면, 나는 생각보다 예민한 기질을 가지고있었고,
내 안의 복잡한 감정들에서 헤어나오기 위해 참 많이도 노력했다는 생각이 든다.
과거의 나에게 지금 한마디 해줄 수 있다면,
너의 그 치열한 노력이 지금의 나에게 상당한 도움이 되었다고 말해주고 싶다.
영원히 괴로움 속에 머물 것 같던 내가 지금은 안정기에 들어섰다는
사실을 알면 과거의 내가 기뻐할까.
나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전해줄 수 있다면,
앞이 보이지 않던 그 시절의 나에게 작은 빛이 되어줄 수 있을까.
네가 노력하며 흘렸던 눈물들이 결국 버텨낼 수 있는 힘을 만드는 밑거름이 되었다고,
그러니 아낌없이 더 울어도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다.
물론 2026년을 살아갈 나 역시 지금의 평온하고 안정된 마음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몰라 문득불안해지곤 한다.
예전에는 오지 않은 불안을 미리 두려워하며 떨었지만,
이제는 지금 이 고요한 마음을 온전히 누리려 한다.
어떤 날은 매일이 오늘만 같았으면 싶을 정도로 평화롭고,
어떤 날은 이유 없이 불안이 엄습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불안을 느끼는 이 시간 또한 결국 지나갈 것임을.
마음이 요동칠 때 안정제 한 알을 챙겨 먹으며 스스로를 다독이다 보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고요한 마음을 되찾을 수 있게 되었다.
올해의 목표가 하나 생겼다.
내가 나를 더 잘 다스릴 수 있도록 나만의 매뉴얼을 작성해 보는 것.
언제라도 내가 나를 잘 돌봐줄 수 있는, 그런 단단한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