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이웃>을 읽고.

혐오의 말은 계속해서 세상을 가른다.

by 송치욱

20200302



코로나 사태의 여파로 집에서 책 읽는 시간이 늘었다.


코로나 사태를 통해 우리 사회는 얼마나 근거 없는 분노와 혐오에 취약한지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의 중국인에 대한 혐오는 결국 외국에서 한국인에 대한 혐오로 부메랑처럼 돌아오고 있다.


2018년에는 예멘 난민 이야기로 우리 사회가 뜨거웠다. 단일민족국가인 우리나라에 난민이라는 존재는 낯섦 그 자체였다. 갑자기 찾아온 낯선 존재를 우리는 근거없는 혐오로 맞이하였다.


이 책 낯선 이웃에는 한국에 찾아온 여러 국가의 난민 이야기, 난민에 대한 오해와 진실, 제주 예멘 난민 이야기가 각각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서는 우리나라에 찾아온 난민의 다양한 사연을 통해 우리가 몰랐던 세계 여러 나라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또한 분단의 아픔과 민주화운동을 겪었던 우리와 그들의 아픔이 다르지 않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다.


2장에서는 심지어 정치인들마저 보편적으로 오해하는 난민에 대한 잘못된 지식을 짚어준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난민들의 지원이 부족한 반면 그들이 자국민이 기피하는 3D업종에 노동력을 제공하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손해가 아니다.


또한 이들의 범죄율도 자국민과 비교해 높지 않기 때문에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는 집단도 아니다. 외국인 범죄율은 내국인 범죄율보다 오히려 낮고, 난민들은 낯선 한국에서 눈에 띄지 않기 위해 법과 문화를 최대한 따르려고 노력한다.


3장에는 제주에 닿은 예멘인들의 기록이 담겨있다. 읽다보면 한국이 난민 수용에 대한 준비가 무척 미흡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내쫓지는 않으면서 경제활동도 못하게 하고 언어가 통하지 않아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예멘인이 많다. 또한 난민 심사를 할 때 통역관으로 예멘식 아랍어가 아닌 표준 아랍어를 하는 사람이 들어와 자의적으로 통역을 진행하여 난민들이 불이익을 받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경제적, 문화적 이유 때문에 난민을 대폭 수용하는 것이 어렵다. 그래서 더 난민에 대해 이해해야 한다. 들어오는 난민을 원천봉쇄할 수 없다면 잘못된 정보와 편견으로 그들을 무작정 배척하는 방향은 오히려 사회적 갈등을 키운다.


정치적, 종교적 이유 등으로 절박한 사정에 의해 유입되는 난민을 당국과 자국민 모두가 올바르게 수용하는 것이 모두의 이익을 위해서도 훨씬 이롭다. 나 역시 난민에 대한 무지와 편견을 갖고 있었고 이 책을 통해 조금은 해소할 수 있었다.



책 속의 작가의 말을 빌려 글을 마무리한다.


"불평등하고 불안한 우리는 혐오의 말에 잘 휘둘린다. 혐오의 말은 계속해서 세상을 가른다. 우리와 그들, 정상과 비정상으로. 문장으로 세계를 나누는 사람들은 저쪽이 아닌 이쪽에 자신이 있다는 것에 안도하고 계속해서 나누려 하지만, 이는 우리가 사는 세상을 좁게 만들 뿐이다. 그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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