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 라 랜드> 리뷰

웃고 있는데 왜 눈물이 날까

by 송치욱

20161222



감독은 영리했다. 감독이 하버드 영상학과를 졸업해서 하는 얘기가 아니고, 그는 자칫 뻔할 수 있는 스토리를 다채로운 연출로 흥미롭게 풀어냈다. 꿈을 쫓는 남녀가 각자의 자리에서 성공한다는 이야기는 그동안 많은 곳에서 쓰인 이야기 소재이지만, 음악과 춤에 둘러싸여 그 이야기를 듣는 과정이 재미있고, 스토리의 마무리 역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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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장면에 대한 얘기도 안할 수 없다. 첫 장면부터 느닷없이 조연들이 다들 차 문을 열고 나와 뮤지컬을 한바탕 벌인다. 처음에 이 장면이 신나긴 했지만 굉장히 뜬금없이 느껴졌는데, 이 시퀀스를 통해 이 영화가 뮤지컬 영화이며 앞으로도 등장인물들이 이런 식으로 연기할 것이라는 것을 효과적으로 설득시킨다. 덕분에 주인공들이 대사 치다 말고 갑자기 노래하고 춤을 춰도 관객들이 덜 당황할 수 있는 것이다. <맘마미아!>나 <레미제라블>같은 경우 뮤지컬 원작인 것이 워낙 유명하기 때문에 상관없지만 <라 라 랜드>의 경우 오리지널 창작물이기 때문에 이런 설득의 과정이 더욱 유효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두 남녀가 그리피스 공원에 있을 때이다. 두 주인공은 그리피스 공원에서 만나 춤을 추기도 하고, 서로의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 할 때에도 그 공원에 있었다. 파티가 끝나고 두 주인공이 처음 그리피스 공원에서 서로에 대해 툴툴대다가 같이 멋진 춤을 추던 때는 아름다운 밤이 함께했다. 너무 저녁도 아니고 낮도 아닌 것이 발간 노을과 푸른 밤이 어우러져 예쁜 야경 말이다. 두 남녀의 상황은 무명 배우에 실패한 재즈 피아니스트로 어둡기만 하지만, 그들이 앞으로 해나갈 사랑에 대한 전망(view)은 야경처럼 아름답다. 반면 미아(엠마 스톤 역)의 인생에 터닝 포인트가 된 오디션을 치르고 난 뒤 둘이서 그리피스 공원에 왔을 때 그곳의 모습은 아름답지 않았다. 미아가 말한다. ‘이 곳 전망(view) 우중충하지 않냐’고.. 세바스찬(라이언 고슬링 역)은 말한다. ‘우리가 낮에 여길 온 건 처음이지 않아?’...


그렇다. 그들은 그동안 어둠 속에 살았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서 희망만 가진 채로... 하지만 그 땐 서로를 사랑했고, 꿈에 대한 열정도 가득했다. 하지만 그들이 각자 꿈을 이뤄 맞이한 낮의 모습은 어떤가. 뭔가 우중충하기도 하고 달콤쌉쌀하다. 영화는 그들이 맞이할 미래에 대한 전망(view)을 그들이 함께하는 그리피스의 배경(view)으로 설명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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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에 셉스(Seb's)에서 두 주인공이 재회하여 세바스찬이 피아노를 치며 어쩌면 그들이 진짜로 꿈꿨던, 그들의 ‘라 라 랜드(꿈의 나라, 비현실적인 세계라는 뜻)’가 영화 속에서 펼쳐진다. 모두가 웃고 있고 행복한 라라랜드를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진다. 동화 속 이야기는 정말 동화 속에만 있는 걸까?


- 데미안 샤젤은 데뷔작 <위플래시>에 이어 또 한 번 멋진 음악 영화를 만들어냈다!


- J. K. 시몬스는 여전히 까칠함 그 자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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