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이 나는 나무가 있었다.
이 나무는 해가 들 때는 다른 나무들처럼
평범하기 그지없었지만
까맣고 고요한 밤이 되면
밝게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쉿,
이 나무에는 비밀이 하나 있는데
이 나무가 ‘모두의’ 밤을 비추는 것은 아니었다.
누군가는 다른 이들보다 더 외롭고
누군가는 다른 이들보다 더 추운 곳에서 살며
누군가는 다른 이들보다 더 배가 고픈 곳이 세상이더라.
나무는
나무 앞을 지나치는 사람들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몇백 개의 공허한 눈동자들과
또 몇 백개의 축 처진 어깨들과
또 몇 백개의 힘없는 발걸음들을 본 나무는
‘서로 닮은’ 그 사람들이
나무 곁을 걸어갈 때,
조용히 빛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나무는 아무것도 바꾸지 못했다.
그저 몇 초간의 빛을
‘닮아있는’ 그 사람들에게
선물했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