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01. 08
나만의 질문을 찾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면,
세상에 책임을 질 줄 아는 어른이 된다.
매일매일 혼나는 저이기에 자격미달일 수도 있겠지만,
어디서라도 당신은 잘 해낼 것을 알고 있지만,
당신 또한 당신만의 답을 찾아낼 것이라고 믿고 있지만,
새로운 시작을 하는 당신에게
몇 가지 변변찮은 질문을 이곳에 남깁니다.
저도 아직 찾고 있는 이 질문들에
당신의 회사생활 속 경험들이 답을 줄 수 있기를
오히려 나쁘다고 생각되는 경험들도 이 질문의 답의 양분이 될 수 있기를.
당신이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을 두려움으로서 쫓기는 것이 아니라 경험치로서 사냥할 수 있기를
그리고, 다른 질문들을 찾아가며 좋은 어른이 될 수 있기를.
새로운 업무를 받고, 새로운 자리에 앉을 때면 느닷없이 울리는 전화에 심장이 쿵쾅거리곤 합니다.
아는 것도 없는데, 이 전화를 받아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하면 눈앞이 깜깜합니다.
결국에 전화를 받지만, 어떤 내용인지 메모지에 잘 적어 보아도 통 감은 잡히지 않습니다.
전화를 건 사람은 나에게 재촉하고 제 마음은 급해만 집니다.
일단 아는 것이라도 대답해야 할까요?
A. 제가 현재까지 찾은 답은, 일단 답하지 않는다입니다.
담당자의 답변엔 항상 책임이 따른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애매하게 아는 것들로 애매한 답변을 하면 반드시 뒤탈이 생깁니다.
확실히 그 업무가 나의 업무인지, 나의 업무라면 어느 것을 근거로 그것을 답해야 하는지 찾은 후,
그 답변 내용을 팀장님이나 선배들에게 검토한 후 답변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 답을 찾기까지의 과정은 힘이 듭니다.
하지만, 애매한 답변으로 후회보다 답하지 않음으로써의 곤혹이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분야의 일들은 익숙해지기에 노력뿐만 아니라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합니다.
단어를 아는 것과 그 단어를 실제로 능숙하는 게 사용하는 게 다르듯이 말입니다.
그리고 최소 10년 동안은 우리들은 새로운 일들을 맞이할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많은 업무들은 그 업무의 복잡도에 따라 지침들을 가지고 있지만,
많은 변수들에 의하여 지침에서는 알 수 없는 일들은 항상 발생합니다.
그렇기에 결국 “먼저 경험한 사람들”에 의지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질문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까요.
A. 제가 현재까지 찾은 답은, 제가 할 수 있는 한 질문을 최대한 구체적인 형태로 만드는 것입니다.
질문의 구체성을 띄기 위해선
현재 제가 가용한 수단(과거자료, 구글링, 또 다른 선배 등)의 모든 방법을 사용하여
내가 모르는 부분을 최대한 상세히 서술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질문할 대상에게 이러한 과정에 대해서 같이 이야기하며 도움을 구하는 것입니다.
상대방에겐 구체적이지 않을 수 있겠지만,
상대방은 당신의 수준을 고려하여 당신이 얼마만큼 구체성에 도달했는지를 평가할 것입니다.
그 부분은 그 사람의 시간에 대한 존중이니까요.
물론, 동료와의 친밀도에 따라서, 문제의 시급도에 따라서,
사정을 이야기한 후 답을 찾을 수도 있겠지만 말이에요.
하나의 업무에는 많은 자료들이 쌓입니다.
참고자료부터 과거자료, 진행에 따른 협의, 보고서 등등 많은 파일들이 하나의 폴더 안에 쌓여 갑니다.
급하게 제출해야 하는 자료들을 정리하느라 바탕화면은 지저분해지기도 하고
어떤 파일들을 찾는 데 곤욕을 겪기도 합니다.
어쩔 때는 전임자가 또는 내가 저정해놓은 파일들을 찾거나
비슷한 파일들 속에서 무엇이 내가 찾는 파일인지 일일이 열어보며 소모되는 시간이 더 많기도 합니다.
정리하는 방법 자체를 정해줬으면 하지만, 딱히 정해진 방법은 없는 듯합니다.
A. 제가 현재까지 찾은 답은, 파일들을 읽는 문법을 간단하게나마 정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대분류는 예산(세부사업)으로 가되,
사업 안에서 모든 파일들은 사건의 발생 순으로 정렬한다.
이와 같이 내가 정해놓은 규칙대로 정리를 해 나가면,
어떤 파일을 찾을 때 “과거의 나라면 어디에 저장했을까?”라는 생각으로 파일을 찾아가면
그 파일들을 찾기 쉬워집니다.
또 제출해야 하거나 취합해야 하는 파일의 경우 매 단계별 (일자)(취합중/취합완료)를 구분하여 저장하고, 제출 상태에 따라서 완료/미완료 폴더로 옮겨 놓으면
제출기한과 추후에 파일 작성과정까지 같이 찾을 수 있어 도움이 되는 듯합니다.
사실 이 질문에 답하는 것은 아직도 너무 어렵습니다.
당신이 조금 더 좋은 방법을 찾아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스스로 스트레스에 둔감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걱정과 겁이 많아 회사에서 해야 할 걱정들을 자꾸 회사밖으로 끌고 왔습니다.
쉬어야 할 시간에도 뇌에는 계속 부하가 걸려 있었고
걱정 속에 잠이 들고 그 걱정과 함께 잠을 깨곤 했습니다.(물론 지금도 가끔)
며칠이야 괜찮지만 이러한 패턴이 생활화되면 소위 번아웃 증상이 오기 마련입니다.
질문을 구체화하자면, 어떻게 의식적으로 워크모드를 종료시킬 것인가
그리고 워크모드일 때의 걸렸던 뇌의 부하를 어떻게 해소시킬 것인가입니다.
A. 저의 경우는 머릿속에 스위치를 하나 상상합니다.
실제로 스위치 하나를 상상하고, 회사의 책상을 정리하는 의식을 거치면서 스위치를 내립니다.
또 간혹 스위치가 켜질 때면, 일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아는 생각으로 생각을 지웁니다.
할 수 있는 것은 딱 거기까지입니다. 다른 생각이나 다른 행동으로 그 생각을 막는 것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 질문인 어떻게 쉴 것인가에 대한 답은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저의 가장 큰 문제점은 쉼이라는 그 자체로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쉼으로써도 무엇인가 결과물을 얻으려 하는 나쁜 습관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제 문제점이 구체화되었으니 곧 해결책도 나올 듯싶지만, 많은 시행착오가 있을 듯합니다.
일단 올해는 손으로 많은 것들을 따라 쓰며 나만의 글씨체를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이번에도 쉼(취미)의 결과물을 얻으려고 하는 것 같지만
일단 손에 펜을 쥐고 글씨를 쓸 때면 다른 생각들이 개입되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가장 쉬었다는 느낌도 들고 말이에요.
당신은 어떠신가요?
여러 업무에 엉망이 된 책상, 지쳐 앉아 있는 저에게 한 선배가 말하더군요.”
일단 꼬인 사원증과 전화기줄부터 풀자” 그 말을 들은 이후,
저는 자리를 떠나기 전 꼬인 전화기 줄과,
꼬인 사원증과 책상 위를 내일이라도 떠날 사람인 것처럼 만들고 갑니다.
밖의 것들은 알게 모르게 제 마음에도 영향을 주는 것 같습니다.
일이야 내 마음대로 안되더라도 내가 보고 있는 것들은 내 통제 안에 있는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그리고 매일 아침 깨끗이 정리되어 있는 자리가 절 맞이해주기도 합니다.
자리가 꼭 깨끗해야 한다는 법은 없지만,
당신이 떠났을 때 당신의 자리의 모습은 어땠으면 좋을지도 생각해볼 만한 것 같습니다.
A. 지금 저의 답은 아래와 같습니다.
질문들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당신의 답과 저의 새로운 질문들이
계속 이 글의 아래로 쌓일 것입니다.
분명 힘들 겁니다.
그러니 힘든 자신을 너무 몰아붙이진 마세요.
저도 있고, 곱창도 있으니.
최초 작성일 : 2023. 1.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