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노루 Apr 05. 2019

사람의 시대로 1

마스다 무네이카의 지적자본론, 지적자본을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



당신이 디자이너가 돼야만 하는 이유 



“모든 사람이 디자이너가 되는 미래“      



지적자본론이라는 제목 밑에 붙은 부제가 신기하기도 했지만     

제가 떠올린 사람은 용케도 문근영이었습니다.     

그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문근영이 &DESIGNE라는 노래를 부른 적이 있었거든요. 11년 전에 나온 노래지만 그때 노랫말과 멜로디가 정말 좋아서 흥얼거리며 학교를 다녔던 기억이 있습니다.     


* 구글 이미지 검색


문근영, &design

For My Life 넓은 하늘도 내 맘대로 그림처럼 

상상해 볼 거야 세상 제일 큰 액자로 

언제라도 웃고 싶을 땐 마음도 간지럽히는 

해피 디자이너 내가 돼 주겠어


이 노래 속의 디자이너는 행복을 디자인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지적자본론에서 마스다 무네아키가 말하는 디자이너는 무엇을 디자인하는 것일까요? 


노루의 곡식창고


A. 왜 디자이너가 돼야 할까 : 써드 스테이지의 도래


p46, 기: 디자이너만이 살아남는다. 02

하지만 '기획이란 고객 가치를 높이는 것'이라는 지극히 단순한 신념은 지금까지도 변함없다.

그런 '고객 가치'의 관점에서 소비 사회의 변화를 생각해본다면 어떤 풍경이 보일까? 우선 소비 사회의 첫 단계, '퍼스트 스테이지'는 물건이 부족한 시대다. 이 경우, 고객의 입장에서는 상품 자체가 가치를 가지기 때문에 어떤 상품이든 용도만 충족하면 팔 수 있다. 일본을 예로 든다면 전후의 혼란기의 고도성장기까지가 이 시대에 해당한다.

그러나 인프라가 정비되고 생산력이 신장되면 상품이 넘쳐 나는 시대가 찾아온다. '세컨드 스테이지'다. 이 시대는 용도만 갖춘 상품이면 무엇이든 팔 수 있는 목가적인 시대가 아니다. 가치의 축은 상품이지만 그것을 선택하기 위한 장소, 즉 플랫폼이 필요하다. 따라서 고객의 입장에서 볼 때, 보다 효과적인 플랫폼을 제공할 수 있는 존재가 높은 고객 가치를 창출하는 사람이 된다. TUSTAYA  역시 그중 하나에 해당하는 플랫폼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현재, 오늘날의 소비 사회는 더욱 진보하고 있다. 주위를 둘러보면 금세 알 수 있을 테지만 지금은 플랫폼이 넘친다. 인터넷상에도 수많은 플랫폼이 존재해 사람들은 시간과 장소에 조금도 구애받지 않고 소비활동을 전개한다. 이것이 '서드 스테이지', 우리가 현재 생활하고 있는 시대다. 

지적자본으로 들어가기 전에,  작가는 자신이 바라보는 시대 인식에 대해 짚어줍니다. 


제1기는 시장에 나와 있는 제품보다, 수요가 월등히 많기에 기능을 가진 어떤 제품이라도 소비될 수 있는 시대입니다.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생산력이나 기술력 만으로도 충분히 제품이 팔리는 시대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넓게 보아 산업화 이전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2기는 수요를 충분히 상회할 만큼 제품이 공급됩니다. 이 시기에는 같은 기능을 가진 다양한 제품들이 많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고민하게 됩니다. 이 시대에서는 생산력과 기술력은 기본이고, 상품을 파는 장소 즉 플랫폼의 중요성이 대두됩니다. 서비스 제공자가, 여러 제품들 중, 좋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모아 플랫폼을 통해 제품을 추천해주는 형태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적절한 판매처를 찾지 못한 제품은 잘 팔리지 못합니다.     




A. 왜 디자이너가 돼야 할까 : 제안할 수 있는 사람이 자원이 된다.


p49, 기: 디자이너만이 살아남는다. 03

'제안 능력'이 있어야 한다.
플랫폼은 수없이 많이 존재한다. 그러나 그것들은 단순히 '선택하는 장소'일뿐, 플랫폼에서 실제로 선택을 수행하는 사람은 고객이다. 그렇다면 플랫폼 다음으로 고객이 인정해 줄 만한 것은 '선택하는 기술'이 아닐까. 각각의 고객에게 높은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상품을 찾아 주고, 선택해 주고, 제안해 주는 사람. 그것이 서드 스테이지에서는 매우 중요한 고객 가치를 낳을 수 있으며 경쟁 우위 설 수 있게 해주는 자원이다.


제3기는 상품과 플랫폼 둘 모두 넘쳐납니다. 어중간한 제품, 어중간한 플랫폼은 눈에 띄지 못합니다. 선택권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완전히 새로운 필요(니즈)를 일깨워주는 제품을 개발하거나, 기존에 있는 제품들의 플랫폼들에서 라이프스타일이라는 삶의 유형을 제품이나 서비스의 형태로 제안해 주는 것입니다.      


이전에는 살기 위해 제품을 사야 했던 것이라면, 지금은 “이렇게” 살기 위해서는 이 제품을 사야 한다는 점이 다릅니다. 위에서 말한 두 가지 선택도 결국에는 “필요”나 삶의 여건에 맞는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한다는 측면에서 동일합니다. 



1기와 2기에서 생산력과 기술력을 이용하기 위해서 자본은 사업의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하였습니다.

돈이 없으면, 사업은 절대 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3기에 들어선 지금 제안할 수 있는 능력만 있다면 자본은 돈이 있는 사람에게서 투자를 받아 올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제안이 없는 제품이나 서비스는 결국 돈이 되지 않기 때문이죠.     


각각의 고객에게 높은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상품을 찾아 주고, 선택해 주고 제안해 주는 사람 


반가운 소식입니다. 이 써드 스테이지의 시기에 자본만으로는 더 이상 자본을 만들 수 없습니다.

자본은 여전히 필요하지만, 지적 자본의 필요성이 대두되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지적자본에 대한 힌트 하나가 떨어졌습니다. 

작가 마스다 무네이카는 지적자본의 단위를 "사람"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B. 어떻게 지적 자본을 측정할 것인가?


웹툰 덴마, 양영순

질문이 생겼습니다.

자본은 돈으로 측정됩니다. 그렇다면 지적자본은 어떻게 측정해야 하는 것일까요?

마스다 무네이카는 "사람"이 지적자본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제안할 수 있는"이라는 요상한 수식어가 붙어 있지만, 어떻게 지적 자본을 측정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뚜렷한 답은 주지 않습니다.


단순히 전문성이나 그에 관련한 학위일까요?

하지만 예외가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제안"은 저에게는 "인문학이나, 아날로그, 갬성"이라는 단어를 연상시킵니다. 그리고 전문성이나 학위가 있다고 해서, 꼭 마음에 딱 맞는 제안을 하는 경우보다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좋아요나 팔로워 숫자는 어떨까요? 

좋아요나 팔로워 숫자가 많은 사람은 많은 사람들이 따르는 사람이니 "제안"능력이 있다고 봐도 될까요?

그렇지도 않은 것 같습니다.

숫자들이 어떤 제안의 파급력을 늘려줄 수 있다고는 하지만, 실제로 제안능력이 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 같습니다.


승, 책이 혁명을 만든다, 75p

'다이칸야마 츠타야서점'의 경우에는, 그런 지적자본 역할을 하는 접객 담당자(Concierge)가 존재한다. 각 장르에 정통한 직원이 상품 매입부터 매장 구성까지 결정하고 방문한 고객을 대상으로 나름대로의 제안을 직접 실행에 옮긴다. 
...
내가 사장이고 그들이 사원이라고 해서, 나는 자본가이고 그들은 노동자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우리의 관계는 결코 그런 도식으로 표현될 수 없다. 그들이야말로 확실한 '지적자본'을 보유하고 있는 자본가이기 때문이다.

지적자본의 단위는 사람이라고 언급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지적자본의 소유자를 작가는 접객 담당자(Concierge)라고 콕 집어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접객담당자로 지적자본을 측정할 수 있을까? 

접객담당자의 경력과 숫자로 측정이 될 수 있을까? 

다시 처음의 상황으로 돌아간 것 같습니다.


접객담당자는 직접 "제안"하는 사람입니다. 

고객에게 제안하는 사람은 쉽게 말해, 고객의 개성에 대해 사유한다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사유"라는 상태를 직접 측정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다만, "사유"라는 상태를 보다 잘 유지하고 만들 수 있는 환경은 무엇 일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결, 회사의 형태는 메시지다, 16, 126p

회사를 축소하자!

좀 더 휴먼 스케일을 갖춘 회사를 만들어야 한다.

결, 회사의 형태는 메시지다, 18, 135p

대답은 간단하다. 자유로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곳은 직렬형 조직이 아니다. 인간 한 사람 한 사람이 병렬로 연결되어 각각의 힘을 모아 기능을 높여 가는 클라우드적 발상에 근거한 조직이다. 수직 관계의 멍에로부터 자유로워진 인간만이 그런 조직을 구성할 수 있는 자격을 가진다.

결, 회사의 형태는 메시지다, 17, 131p

이런 브랜드 파워나 데이터베이스, 또는 풍부한 견식과 경험을 갖춘 접객 담당자 등, 대차대조표에는 실리지 않는 지적 자산이 앞으로의 비즈니스에서는 사활을 판가름하는 요소가 되는 것이다.
...
그리고 조직이 적절한 규모를 넘어 지나치게 거대해지면 지적자본을 축적할 수는 있어도 그것을 고객 가치로 전환시키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품게 되었다. 간단히 말하면, 보물을 손에 움켜쥐고 썩히는 꼴이다.
...
덧붙여 이번 재편의 진정한 목적은 '분사'라기보다는 '창업'에 가깝다. 하나의 회사를 '사업마다 다른 회계 방식을 적용하는 회사로 나누었다.'라는 것이 아니라, 지난 수년 동안 구축된 데이터베이스라는 공통의 백그라운드를 공유하면서 각각의 고객과 '페이스 투 페이스'로 대응하는, 풍부한 기동성을 갖춘 회사를 새롭게 만들어 내는 것이다.


지금까지 지적자본을 어떻게 측정할 것이라는 질문은

지적자본을 발동/유지시키는 환경은 어떤 것이냐라는 질문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마스다 무네아키는 "휴먼 스케일"이라는 단어를 보여주었습니다.


"휴먼 스케일"은 수직구조가 아닌 병렬구조의 형태로(클라우드), 적절한 규모를 유지하여 지적자본이 발동되는 상태(기동성)를 예민하게 유지할 수 있는 규모라고 작가는 말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생각이 정리되니, 기뻤습니다.

지적자본을 소유하고 활용할 수 있는 것은 "사람"이었고

지적자본을 활용도를 최대로 이끌어 낼 수 있는 것은 "휴먼 스케일(인간이 자유로움이 높아지는 구조, 규모)"이였습니다.


1기와 2기에는 자본의 증식을 위해서 사람은 노동력 이상의 가치를 가지기 힘들었지만

3기에 와서는 “사람”자체가 자본 증식을 위한 또 다른 자본으로 탈바꿈하면서 사람은 노동력과 지적자본 그리고 소비자라는 세 가지 역할 동시에 하게 됩니다.     


물론 3기 자체가 1기와 2기를 수반하기에 그 시기의 문제점이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새로운 사람의 가치가 대두되면서, 부작용을 중화하는 하나의 억지력으로서의 가능성이 마련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산업의 분야에 따라 적용이 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말입니다.


제목을 사람의 시대로 잡은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자본을 만들어 내는 산업구조에서, 노동력이 아닌 "지적자본"의 형태로 사람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지적자본론에서 말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직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그다음 질문으로 넘어가 "사람의 시대"에 대해 더 생각해볼 예정입니다.


첫째 질문은 "왜 사람이 자유를 느낄 때, 지적자본의 효율은 올라갈까?"


둘째 질문은 "지적 자본의 스노우 볼을 어떻게 굴릴까?"


셋째 질문은 "지적자본은 언제 쓸모가 없어질까?"





저의 망상일 수도 있겠지만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재미있습니다. 

다음 편에서 만나요!












작가의 이전글 어떤 표정이 나의 자리에 남겨졌을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