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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루 Jun 24. 2020

할머니


나 당신의 손처럼 내 손이 굳어지길

죽어버린 피부 속에 새살이 돋길


그대의 손 꼭 잡고 나의 입을 맞추며

당신의 시간 따라 나도 그리로 가길


사무치는 향기 속 새어 나오는 눈물

마주 볼 수 없음에 눈을 감고누우면

캄캄한 눈 속에서 당신 볼 수 있기를 


내 코 끝이 머무는 당신의 따뜻한 향기

흩어져만 가는지 붙잡을 수 없음에


이제야 보일까 이제 볼 수 없음에 

눈 감아야 보이는 당신의 마지막 모습


아  아 지워 저 가네 , 손 끝에 물든 

그대의 봉숭아 물도


그대의 손 붙잡고 나의 입을 맞추며

나 당신의 손처럼 내 손이 굳어가길


2014년 3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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